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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당 김은호(1892-1979)의 자서전을 읽다가>
1. 이당 매부의 6촌 장인이 그 유명한 일당 이완용(1858-1926)이었다.
이당이 독립만세를 부르고 <독립신문>을 배포하다 잡혀 감옥에 가게 되자, 그 누님은 시6촌 계수, 그러니까 이완용 딸과 함께 틈나는 대로 옥인동 이완용 집을 찾아가 구명운동을 했단다.
그러나 저 역적 일당 대감은 때로 냉담하고 때로 묵묵부답이었다고.
아니, 자기한테 글씨도 배운 청년이 빨간 줄 긋게 생겼다는데 참 너무하기도 하셔라.
2. 일당은 불교에 제법 심취한 인간이었다.
그는 '불교옹호회'란 단체를 만들어 회장 자리에 앉았는데, 회원이 되려면 5원을 내야 했다.
법정가치로 금 한돈 값어치니 적잖은 금액인데, 3.1운동으로 옥고를 치르는 이의 가족들이 이완용의 음덕이라도 얻어 자식을 일찍 출옥케하고자 앞다투어 회비를 내고 가입했단다.
그런데 도움은커녕, 무뢰배들이 이완용을 팔아 잇속을 챙기는 '금품갈취'가 문제가 되었다.
"나라 팔아먹은 놈이 독립만세 부른 사람 피까지 빨아먹었구나!"란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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