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용인시에 처음 발령받아 온 2010년에도 이미 용인시는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대도시 중 하나였다.
10년 동안 그간의 성장 속도가 무색하게 도시는 더욱 팽창했다.
인구는 110만이 넘었으며, 100만이 넘는 기초자치단체로 특례시 지정이라는 성장을 이뤄냈으니, 용인시의 도시발전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도시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는가?
물론이다. 용인시박물관이 있다.
용인시박물관의 시작은 2002년 동백택지개발지구 발굴조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백지구 개발에 앞서 실시한 발굴조사에서 구석기 문화층이 발견되었고, 이를 계기로 2004년 '용인문화유적전시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후,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2009년 1종 박물관으로 용인문화유적전시관으로 개관되었다.
용인시립박물관으로 최초의 박물관인 셈이다. 듣기로는 언젠가 규모있는 정식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문화유적전시관으로 개관했다고 했는데, 여러 내부 사정상, 2018년 명칭만 '용인시박물관'으로 변경하고 말았다.
10년을 용인시 학예연구사로 근무하는 동안, 간혹 나에게 용인시 같은 대도시에서 정식으로 시립박물관 건립을 왜 안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세세한 내부 사정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로 성장한 용인시이지만 문화역량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대답으로 대신한다.
비록 규모가 아쉽긴 하지만, 그동안 용인시박물관은 지역박물관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용인시박물관 개관10주년 기획전시를 열었는데, 그 당시 작성한 포스팅에서도 용인시박물관 연혁에 대해 살짝 언급하기도 했다.
2019/10/17 - [우당당탕 서현이의 문화유산 답사기] - 용인시박물관 개관10주년 기획전 <용인 龍仁>
2020년에는 박물관 개관 10년만에 대대적으로 상설전시실을 개편했는데, 드디어 1월 7일부터 개방하게 됐다.
이번 상설전시실 개편은 역사인물실과 역사문화실로 나눠졌던 공간을 용인역사실로 통합하여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용인시 역사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변신시켰다.(상설전시실 패널 원고에 대해 조언과 감수를 해주신 김태식 단장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2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경사로에는 1996년 시 승격 이후부터 약 10년 동안 용인 주요사건을 소개하는 신문기사 스크랩(용인 뉴스 라이브러리 10)을 전시하는 등, 용인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성장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박물관도 상황이 비슷하지만, 그간 상설전시실 리모델링을 하는 동안 신윤정 학예사의 고민과 노력을 옆에서 지켜봐왔기에, 별도의 재개관 행사나 홍보를 하지 못함에 큰 아쉬움이 남는다. 같은 부서에 소속되어 있지만, 일하는 공간이 달라 자주 보지 못했다. 이렇게라도 홍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별도 재개관 행사는 개최하지 않으나, 박물관 관람은 가능합니다.
(용인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 가능, 시간당 개별 관람 인원 25명(사전예약 20명, 현장접수 5명)으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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