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고려도경6 더덕을 자신 선화봉사고려도경의 저자 서긍 선생님 1123년,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서긍(1091-1153)은 그의 책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순천관에서 매일 제공하는 반찬[日供食菜]에는 더덕[沙蔘]도 있었다. 그 모양이 크고 부드러워 맛이 있는데, 약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 권23, 풍속2, 토산 중에서 고려 사람들도 더덕을 더덕구이나 더덕무침이나, 뭐 여러 가지로 만들어 반찬으로 먹은 모양이다. 이때는 고추가 없었다. 그러니 더덕 껍질을 벗기고 잘라서 넓게 펴가지고 고추장 발라 기름 두른 번철에 살짝 구워낸 더덕구이 같은 건 없었겠지만, 더덕 향과 맛은 외려 요즘보다 더 좋았겠다. 그런 더덕을 고려에 있는 동안 날마다 먹었다니 아아! 부러워라 서긍 선생이여. 2023. 11. 19. 신안선 출항 700년, 고려도경 900년 올해는 해양문화사에서는 주기周紀라는 점에서 특기할 해인데, 소위 신안선이 1323년 영파를 출항했으니, 그 700주기요, 송 사신 서긍徐兢(1091~1153)이 1123년 영파를 떠나 고려로 입성했으니, 그 900주기가 된다. 신안선의 경우 발굴 시점에 초점을 맞추어 각종 기념사업을 진행하는 까닭에 이 기릴 만한 해에 이렇다 할 행사 하나 없이 지나간다. 반면 고려도경은 흉내만 냈는데, 앞에 포스터로 소개한 고려도경 900년 기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가 그것이다. 이것도 뭐 대단하다고 찔끔 예고라 해서 공개하는 짓을 하는데, 관공서가 이런 짓은 삼가야 한다. ✅주 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 900年」 ✅일 시: 2023. 9. 22.(금) 9:00 ~ 18:00 ✅장 소: 샹그리아비치관광호텔 .. 2023. 9. 16. 이마니시가 베낀 후지츠카 소장 고려도경 이마니시 류(금서룡今西龍, 1875-1932)의 장서 상당수가 들어가있는 나라 천리대학도서관天理大學圖書館의 한국 고서 목록을 찾아볼 일이 있었다. 을 교정해 연활자본으로 낸 이마니시답게 그 스스로도 을 갖고 있었다. 18세기 사본이라니 지부족재본知不足齋本을 베낀 건가 싶은데 실물을 언제 만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근데 중요한건 그 위다. 달랑 6장이라기에 뭔가 싶었는데, 해제를 읽어보니 후덜덜. 1931년 7월 후지츠카藤塚 교수의 교시로 그의 소장본을 빌려 베껴서 지부족재총서본에 주석을 단다는 게 아닌가. 분명 이 후지츠카는 후지츠카 치카시(등총린藤塚鄰, 1879-1948)다. 그가 어떤 을 갖고 있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는데, 지금은 허공의 연기가 되었을테니 아무것도 할 수 없고(혹 하버드 옌칭에 .. 2023. 7. 18. 고려의 교육열을 증언하는 고려도경의 구절들 백성[民庶] 신(臣)이 듣기에, 고려는 영토[地封]가 넓지 않으나 백성은 매우 많다. 사민(四民)의 업(業) 중에 선비[儒者]를 귀하게 여기므로, 고려에서는 글을 알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 산림은 매우 많고 땅은 평탄한 데가 적기 때문에, 경작하는 농민은 장인[工技]에 미치지 못한다. 주군(州郡)의 토산물[土産]은 모두 관아[公上]에 들어가므로, 상인[商賈]들은 멀리 돌아다니지 않는다. 다만 대낮에 시장[都市]에 가서 각각 자기에게 있는 것으로써 없는 것을 서로 바꾸는 정도에 만족한다. 그러나 고려 사람들은 은혜를 베푸는 일이 적고 여색[色]을 좋아하며, 쉽게 사랑하고[泛愛] 재물을 중히 여긴다. 남녀간의 혼인에서도도 가볍게 합치고 쉽게 헤어져註 001 전례(典禮)를 본받지 않으니 참으로 웃을 .. 2023. 6. 18. 고려사가 증언하는 김부식 그 단면 『고려사高麗史』김부식 열전을 보면 이런 내용이 보인다. 송나라의 사신 노윤적路允迪이 왔을 때 김부식이 관반舘伴이 되었는데, 사신의 수행원 서긍徐兢이 그가 글을 잘 짓고 역사적 사실에 밝은 것을 보고 그 사람됨을 좋아하게 되었다. 『고려도경高麗圖經』을 저술하면서 김부식의 세가世家를 싣고 또 그 생김새를 그려 가지고 돌아가서 황제에게 보고했다. 황제가 사국司局에 명령을 내려 판에 새겨서 널리 전하게 하니, 이 때문에 김부식의 이름이 천하에 알려졌다. 뒤에 송나라에 사신으로 가서는 가는 곳마다 극진한 예우를 받았다. 요즘 식으로 얘기하면 이런 것 아닐까? 어떤 사람이 영길리국永吉利國에 갔는데, 그 국인國人이 어디서 왔느냐 물었다. 나는 한국에서 왔소라고 하니 對曰, ''Oh! 두 유 노우 소능민?"이라 하였다. 2022. 12. 11. 위창葦滄이 보던 고려도경高麗圖經 국립중앙도서관 위창문고에 있는 이다. 매우 흥미롭게도 철필로 긁어 민 등사본이다. 몇 군데 살펴보니 지부족재본을 그대로 베꼈는데, '경성 군서당서점'이란 딱지가 붙었다. 이당 김은호의 자서전 을 보면 당시 서점에선 알바들을 고용하고 책을 베꼈다고 한다. 필경사들이 베낀 책의 수요가 제법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창 선생 댁에 지부족재본 이 없었다니 그건 그것 나름대로 놀라운 일이다. *** 台植補 *** 위창문고란 근대 서화가이자 서지학도 위창葦滄 오세창吳世昌. 1864~1953) 문고를 말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이다. 이에서 말하는 등사가 실은 전통시대 전형적인 출판방식이다. 인쇄본? 졸라 비싸고 출판량도 많지 않아 구득은 하늘에 별따기였다. 것도 대개 비매품이라, 그거 하나 얻겠다 난리를.. 2021. 3.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