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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항3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 일본 장군을 찬양하는 시를 적다 늘 머릿속에 넣어두고있는 주제 중 하나가 잘 알려지지 않은 근대 서화가 연구다. 그중에서도 난초로 당대에 제법 유명했던 수연壽硯 박일헌朴逸憲-호운 박주항 부자에 관해서는 꼭 논문을 써보겠다고 벼르고 자료를 모아보고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글씨 한 폭을 만났다. 박주항이 벌연筏硯이라는 호를 쓰던 시절(1910~20년대?) 글씨인데, 어쩐지 고균古筠 김옥균金玉均 글씨가 떠오르는 서풍書風이다. 쓰기는 제법 능숙하게 써 내려갔는데 내용을 읽어보니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한다. 표범은 죽어 가죽을 남긴다는 말 어찌 우연이랴 豹死留皮豈偶然 물이 하늘과 잇닿은 미나토가와에 자취가 남았구나 湊川遺蹟水連天 인생은 유한하나 이름은 끝없으니 人生有限名無盡 구스노키 공의 진실된 충성 만고에 전하리라 楠子誠忠萬古傳 때.. 2022. 12. 25.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의 또 다른 호 딱 1년 전에 호운湖雲 박주항朴疇恒이라는 난초 화가를 포스팅한 적이 있다. 참 묘하게도, 오늘 호운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하나 더 밝히고자 한다. 그의 난초그림은 꽤 많이 전하기는 하나 연대가 밝혀진 게 거의 없다. 그래서 작품의 편년을 알기 어려운데, 최근 그의 초년작으로 보이는 난초그림을 만났다. 제법 석파石坡를 배운 솜씨기는 하나 먹의 활용이 서툴다. 화제 글씨는 소호小湖 느낌이 강해서 그 연원을 짐작할 만 한데, 주목되는 것은 끝에 찍은 낙관인이다. '박주항인' 아래가 '호운'이 아니고 '벌연筏硯'인 것이다. 벼루 연硯자는 아마 아버지 수연壽硯 박일헌朴逸憲의 호에서 땄을 테고(그런 사례는 많다. 예컨대 琳田 조정규의 손자가 小琳 조석진인 것처럼) 뗏목 벌筏자는 어디서 유래했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 2022. 5. 16.
호운 박주항의 난초 미술사를 하신다는 분들도 '박주항'이라는 이름은 낯설지 모른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살았던 분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사전들, 나아가 같은 고전 속에서도 이름 석 자가 확인되지 않아 도대체 행적을 알 길 없는 화가이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긁어모아보아도 운현궁 사랑에서 석파란 대필을 했다는 둥 믿기 힘든 사실만 떠돌 뿐이다. 작품이 제법 많이 전해지는 것과는 딴판인데, 남은 작품들도 천편일률, 그렇게 썩 격이 높거나 매력적이지는 않아서 궁금증만 더하고 있었다. 근대기의 많은 한국 동양화가나 서가들이 그렇듯, 그의 작품도 일본에 많이 전한다. 일본인들이 받아놓고 표구 잘 해서 대대로 보관하던 작품들이 요즘 알게 모르게 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이 난초가 보였다. 난 이파.. 202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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