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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6

당 고종 태산 봉선과 탐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풀 이야기들 어쩌다 연이 닿게 되었는지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불러주셨으니 그리고 내가 전연 생소가 아닌 주제로 부탁을 주셨으니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기꺼이 가서 내가 생각하고 중요하다 여기는 것들을 제주도 계신 분들과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만큼은 간절하다. 이 자리서 나는 서기 666년 당 고종 태산 봉선封禪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마도 그와 관련한 논문을 내가 발표한 적 있고 그에서 탐라가 보이는 사실을 주목했기 때문일 것이다. 애초 이 논문은 그 봉선이 7세기 동아시아 국제질서 구축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를 천착했으니 탐라 문제를 파고 든 것은 아니었다. 왜 당시 동아시아 제국의 중심인 당은 봉선을 필요로 했으며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이 그 국제질서 기축으로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2024. 5. 16.
광세대전曠世大典, 중국사의 봉선 封禅 이 봉선 비스무리하게 간 이벤트는 아래 열거하는 일 말고도 여러 번 있었고, 또, 신하가 주최가 된 봉선도 흉노 정벌에 나선 곽거병의 거련산 봉선이 한 차례 있었지만, 군주에 의한 공식 봉선은 아래 열거하는 열네 번이 전부다. 군주로는 역대 7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그만큼 이 봉선이 광세대전曠世大典이라는 별칭이 시사하듯이 규모가 국가 재정을 휘청거리게 말 만큼 컸기 때문이고, 나아가 무엇보다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많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허례허식이라는 인식이 그때도 만만찮았다. 나아가 봉선은 그것을 성립 가능케 하는 절대 조건들이 있으니, 무엇보다 국내외 정세 안정과 경제 융성이 그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호조건을 구비한 때가 역사상 얼마나 되겠는가? 이 때문에 실제 봉선을 치르고도 나라 망쳤다.. 2024. 5. 15.
곽거병霍去病과 기련천산祁連天山, 그리고 그의 무덤 망가진 몸을 이끌고 《사기史記》 이광李廣·위청衛靑 그리고 곽거병霍去病 열전을 막 통독했다. 그들이 묻힌 곳을 막 다녀와서인가? 이전에 읽을 때보단 조금은 새롭게 다가온다. 곽거병 죽음과 그에 따른 장송葬送 의례가 이 열전엔 잠깐 보이거니와, 그의 무덤을 기련산祁連山을 본떠 만들었다는 구절이 눈에 띈다. 기련산祁連山..기련은 흉노어로 '하늘'이란 뜻이거니와 그런 까닭에 이광 열전엔 이를 '기련천산祁連天山'이라 표기하기도 했으니 '역전앞'과 같은 표현 발상이다. 앞선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한 무제漢武帝가 묻힌 무덤인 무릉茂陵을 위성처럼 감싼 소위 배장묘陪葬墓 중에서도 그 동쪽 위청과 김일제 묘 사이에 위치한 곽거병 묘만큼은 동아시아 묘제 역사에서는 돌발 중의 돌발이다. 쐐기형 방형 봉분인 그의 무덤에는.. 2023. 5. 21.
고구려 太祖王의 柵城 巡狩와 封禪 고구려 태조왕太祖王의 책성柵城 순수巡狩와 봉선封禪, 《한민족연구》3, 한민족학회, 2007. 6(45~69쪽) 내가 고심해서 쓴 글로 나 자신은 珠와 玉 같기만 한 논문이라 자부하나 나부터 찾을 수가 없다. 요지는 재위기간이 무척이나 긴 고구려 태조왕이 아마도 지금의 두만강 어귀로 생각되는 곳에 있었을 책성이라는 곳으로 행차히는데 그 양상을 분석하면 시황제와 한 무제 유철의 태산 봉선 순수 판박이라는 맥락이다. 이건 내가 백산학보에 진흥왕순수비를 봉선 맥락에서 접근한 기념비적인 글을 발표하고 그 후속으로 준비하고는 어디다 발표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차인데 그때 마침 저 단체에서 뭐 하나 발표하고 그걸 기관지에 실으라 해서 거기다 투고한 것인데 이것이 패착이었다. 읽히지 않는 논문은 사장死藏으로 가는 지름길.. 2023. 5. 1.
봉선대전(封禪大典), 그 기념물로서의 진흥왕 ‘순수비’ 봉선대전(封禪大典), 그 기념물로서의 진흥왕 ‘순수비’ 김태식(Kim, Tae-Shik) 《백산학보》 68 (2004): 57-94 *** 봉선封禪이란 무엇인가? 하늘에서 지상의 독점적인 지배권을 부여받았다고 간주되는 지상의 절대군주가 그에 보답하고자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산상에 올라 지내는 제사다. 따라서 봉선이 감사하는 대상은 천신지기天神神祗다. 봉선이란 이처럼 간단하다. 진흥왕이 왜 산상에 올랐는가? 이 또한 실로 자명하다. 봉선이다. 봉선을 거행하고자 하고 많은 곳 집어치고 산상에 오른 것이다. 이 간단한 것을 모르는 자가 천지빼까리다. 헛소리가 난무한다. 예컨대 주로 불교사상사를 공부한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 최병헌은 이들 순수비를 염두에 두고서는 "또한 순수비의 수립 장소로서 북한산 비봉·황.. 2020. 7. 26.
고구려 태조왕(太祖王)의 책성(柵城) 순수(巡狩)와 봉선(封禪) 내가 논문이랍시며 이곳저곳에 한창 싸지르던 시절, 〈고구려 태조왕(太祖王)의 책성(柵城) 순수(巡狩)와 봉선(封禪)〉이란 제목의 글 한 편을 탈조한 일이 있으니, 한민족학회라는 곳에서 발간하는 기관지 《한민족연구》 제3집(2007년 6월 발간)에 수록됐다.(동 기관지 45~69쪽에 실렸다.) 이 글은 나로서는 적지 않은 공을 들인 것이었으나, 이것이 어찌하여 저 잡지에 기고되기에 이르렀는지는 자세한 내막을 지금은 기억할 수는 없지만, 당시 학회장 정영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의 인연 때문이었다고 기억한다. 저 학술지나 학회 모두 그 명칭에서 소위 말하는 '국뽕' 냄새가 짙기 마련이거니와, 실제 그것이 표방하는 정신도 그랬다고 기억한다. 저 무렵 정 교수가 저 학회가 주최하는 어떤 자리에서 논문 발표를 하.. 2018.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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