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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13

서리라는 이름의 설치미술가 서리가 생성하는 특유한 기상 조건이 있다. 너무 따뜻해도 종적을 감추고 기온이 각중에 급강하할 때 새벽에 나타났다 해가 뜨기가 무섭게 다시 사라진다. 이 서리만한 위대한 설치미술가 만난 적 나는 없다. 오늘 김천에 살짝 흔적만 남기고 간단 말도 없이 사라졌다. 2023. 1. 23.
엄마방 연탄 굴뚝 끝 고드름 배추 이파리 내려앉은 서리는 그 어떤 풍경화를 능가하는 경이다. 무서리엔 모자라는 서리 약간이라 그런 풍모엔 모자라는 아침이다. 그 몇 장면 담겠다는데 우리집 똥강아지가 언제 따라왔는지 막고선다. 몇 포기 남지 않은 배추는 모조리 소금 절임에 고춧가루 신세라 개중 어떤 이는 누구 뱃속으로 사라졌다. 버림받았기에 기적으로 남은 저 배추 서리가 절임한다. 토끼라도 있었음 뽑아다 던졌으리라 엄마방 연탄 굴뚝에 늘어진 고드름 무서리 구경하고 오니 바닥에 곤두박질했더라. 서리건 고드름이건 빛이 나면 자릴 내줘야는 법이다. 2022. 1. 9.
백설탕 뒤집어 쓴 배차 시들어감이 미학인 오직 하나가 배추에 내린 서리다. 2021. 1. 7.
도너츠 바른 설탕 같은 서리 나는 서리가 좋다. 눈 같잖아서 좋다. 밟아도 뽀드득 소리가 나지 아니한다. 사각사각하는 그 느낌이 좋다. 때론 그 소리가 뼈를 깎는 듯해서 께름칙하지 아니한 것도 아니지만 눈만큼 시건방지지 아니해서 좋다. 배추 숨을 죽이는 소금 같아 좋다. 각설탕 바른 듯 해서 좋다. 도너츠에 대롱대롱 달린 설탕 같은 그 느낌이 좋다. 그리 화려치 아니하면서도 은은하달까? 이 정도면 천상 설탕이다. 소금 대신 서리를 덮어보자. 온통한 서리가 좋다. 2019. 12. 10.
눈처럼 내린 서릿발 서울엔 서리도 안내린다. 원주 반죽동 은행 단풍 보러 갈 때니 대략 한달쯤 전이었을라나? 아침 일찍 나서 서울을 벗어나니 온통 서릿발이었다. 어제 아침 외암마을엔 서리가 눈처럼 내렸더라. 2019. 12. 9.
겨울은 비듬 겨울은 비듬이다. 김병조 머리 같은 배춧이파리 대가리로 비듬이 슨다. 누군가는 말하더라 배추는 서리 맞아야 제맛이 난다고 그 배추가 말하더라 그건 내 멍맛이다 난 아푸고 따갑다 2019.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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