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태백31 아침엔 흐드러진 꽃이 저녁이면... 이태백의 고풍古風이라는 제하의 시 일부다. 天津三月時 천진교에 삼월이 오니 千門桃與李 집마다 복사오얏 만발하네朝爲斷腸花 아침엔 애 끊는 꽃이었다가 暮逐東流水 저녁엔 동쪽으로 흐르는 물 따라가네 前水複後水 앞선 물 뒤따르는 물이 밀어내듯古今相續流 옛날과 지금은 이어 흐르네新人非舊人 새로운 사람 옛 사람과 다르나 年年橋上遊 해마다 다리에선 노니며 즐기네 태백은 쉬운 말을 참으로 쉽게 구사하는 재주가 특출나거니와, 그의 시는 대부분 실은 철리哲理의 특징을 지닌다. 이 고풍 역시 그러해서, 어거지 연상 기법을 통해 어거지 삶의 지혜 혹은 도덕을 설파하는 후대 성리학 계통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2018. 5. 21. 복사꽃 흘러가는 곳 산중문답(山中問答) 당(唐) 이백(李白) / 김영문 選譯 내게 묻기를 무슨 생각에푸른 산에 깃들어 사나 웃으며 대답 않으니마음 절로 여유롭네 복사꽃 뜬 계곡물아득히 흘러가는 곳 여기가 바로 별천지인간 세상 아니라네 問余何意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窅然去 別有天地非人間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이태백 대표작이다. 도연명을 빌려와 복사꽃 핀 산중 생활을 말한다. 이태백 다른 시들을 견줄 때, 이는 안빈낙도와는 거리가 멀어 절대고독이다. 2018. 5. 3. 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안고 오시게 산속에서 은자와 술을 마시다[山中與幽人對酌] [당(唐)] 이백(李白) / 김영문 고르고 옮김 두 사람 대작에산꽃이 핀다 한 잔 한 잔또 한 잔 나는 취해 자고 싶어너도 이제 그만 가 내일 아침 생각나면거문고 안고 다시와 兩人對酌山花開, 一杯一杯復一杯. 我醉欲眠卿且去, 明朝有意抱琴來. (2018.04.30. 산꽃은 왜 필까? 두 벗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기 때문이다. 달콤한 주향(酒香)에 취하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야기꽃은 “난초 향기를 발하며(同心之言, 其臭如蘭)”(『주역』 「계사전繫辭傳」) 주위의 봄꽃도 활짝 피어나게 한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김소월, 「산유화」) 그야말로 백화제방(百花齊放)이다. 그러므로 “한 잔 한 잔 또 한 잔(一杯一杯復一杯)”은 모.. 2018. 5. 1. 호로새끼 후레자식 이태백, 그리고 자야오가 2005.04.22 08:57:57 성당(盛唐)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태백(太白) 이백(李白.701~762)이 있고, 그가 남긴 연작시 중 하나로 자야오가(子夜吳歌)가 있으니, 아래에 드는 시는 고문진보 전집에도 수록되고, 지금은 어떤 지 모르겠으나 한때 고교 한문인지 국어교과서에도 수록된 바 있어 우리에게는 더욱 익숙하다. 자야오가는 자야라는 여인이 부르는 오나라 노래라는 뜻이니 애초에 그 모태가 된 시란 것이 吳나라 여인이며, 그 내용이 수자리 혹은 전쟁에 동원된 남편에 대한 그리움 혹은 남편을 전장터에 내몬 나라에 대한 원망을 述하는 것이라, 그러니 요즘 기준으로 이백은 이를 표절한 셈인데, 견주건대 김수영이가 풀이 어떻고, 민초가 어떻고 하면서 풀이 바람에 따라 자빠지네, 그렇게 자빠졌다가 다시 일.. 2018. 2. 27. 여기 또 뽕나무에 뿅간 여인이 있으니 : 춘사(春思) 이번엔 내가 주로 섭렵하던 위진남북조시대에서 수백 년을 내려온 당대(唐代)이니, 이 무렵에도 중원 왕조는 북방 유목민족 침입에 간단없이 시달렸다. 전쟁은 문학을 번영케 하니, 그런 까닭에 전쟁은 곧 문학의 온상이라 할 만하다. 이 무렵에도 이른바 전쟁 때문에 애간장 녹이는 여인을 소재로 한 노래가 양산이 되었으니, 이 시대 그런 상념과 시대정신을 가장 처절히 구현한 이가 태백(太白) 이백(李白)이라, 태백을 호방하며 남성적이며 진취적인 시인이라고 누가 규정했는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태백은 세계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파토스(pathos) 시인 중 한 명이다. 그의 시는 음미하면 가슴 저 밑이 시려온다. 진흙탕 연못을 본 적이 있는가? 그 밑은 뻘일지니, 그 뻘은 앙금이라고도 하거니와, 이태백은 .. 2018. 2. 26. 장간행長干行 : 이태백 파토스 문학의 백미 나는 이태백李太白이야말로 가장 걸출한 파토스pathos의 시인으로 본다. 아래 소개하는 장간행長干行 역시 그의 이런 면모를 잘 보여준다. 장간행長干行 태백太白 이백李白 妾髮初覆額(첩발초복액) 제 머리 처음 이마 덮을 적에 折花門前劇(절화문전극) 꽃 꺾어 문 앞서 놀았지요郎騎竹馬來(낭기죽마래) 님께선 죽마 타고 와서는繞牀弄靑梅(요상농청매) 뱅뱅 침상돌며 매실로 장난쳤지요同居長干里(동거장간리) 같이 장간리에 살며 兩小無嫌猜(양소무혐시) 두 꼬만 스스럼없이 지내다十四爲君婦(십사위군부) 열넷에 당신 아내 되어서는羞顔未嘗開(수안미상개) 부끄러워 얼굴조차 들 수 없었죠低頭向暗壁(저두향암벽) 고개 숙여 어둔 벽만 바라보다千喚不一回(천환불일회) 천 번을 불러도 한 번도 돌아보지 못했지요十五始展眉(십오시전미) 열다섯에 .. 2018. 2. 26.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