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면 버리는 법, 더는 쳐다도 안보는 검은댕기해오라기
강희안姜希顔(1417~1465)인지 강희맹인지, 어떻든 조선전기 어느 글에서 본 기억이 있어, 이르기를 서울(혹은 근기) 출신인 저자는 대나무를 귀히 여기곤 했으니, 그도 그럴 것이 당시만 해도 대나무가 중부 지방에 자생하지 않는 시절이라, 분재 수준으로 금지옥엽 키우며 개폼 선비 흉내를 낸 모양이다. 그런 그가 어느날 아마도 공무 출장이었다고 기억하는데, 남쪽을 가게 된 모양이라, 가서 보니 남쪽은 대나무밭 천지라, 그러면서 이르기를 "더는 대나무를 귀히 여기지 않게 되었노라"했더랬다. 나한테는 저 검은댕기해오라기라는 새가 그랬다. 저 새 생김새는 오동통하기는 하지만 어리숙하게 보여서 주로 냇가 돌팍에서 졸고 있거나, 가끔 물고기 사냥하는 모습으로 포착되곤 하는데, 천상 그 모습이 김삿갓이라 아주라고는..
2026. 6. 30.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이혼: 공주, 왕, 그리고 히타이트 궁정
3,200여 년 전, 동부 지중해 한 왕실 결혼은 너무나 비극적으로 끝나 황제의 칙령imperial decree, 총독viceroy의 판결, 왕국 간 협상, 지참금dowry 조항, 심지어 왕위 계승권에 대한 규정까지 필요하게 되었다.이 사건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레반트 왕국 아무루Amurru의 공주가 청동기 시대 후기 주요 상업 도시 중 하나였던 우가리트Ugarit의 왕 아미스탐루Ammistamru 2세와 결혼하면서 벌어졌다.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렀을 때, 이를 해결한 것은 지역 가정 법원이 아니라 히타이트 제국의 법정이었는데, 바로 이 때문에 역사가들은 이 사건을 가장 오래된 국제 이혼 중 하나로 꼽는다.쐐기문자로 기록된 왕실 이혼이혼 기록은 시리아 해안 라스 샴라Ras Shamra에 위치한 고대 도시..
2026.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