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전체 글13372

넋놓고 바라보는 불알맨들 로마 팔라초마시모국립박물관 Palazzo Massimo 에서 이 박물관을 대표하는 양대 걸작이라 견주건대 국립중앙박물관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두 분과 비슷하다. 2023. 12. 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90) 천둥번개가 틀어버린 last day 이변이 없는 한 저녁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오늘은 오스티아 Ostia 라 해서 로마 서쪽 해변에 위치한 로마시대 도시유적 방문으로 짰다. 어제 휴관일이라 허탕을 친 까닭에 더 모름지기 보고 가야한다는 욕망이 컸다. 하지만 께름칙한 점이 있었다. 오전 내내 비 예보라 막상 첵아웃하고 길을 나서는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다. 할 수 없이 방향을 틀고는 비도 피할 겸 피라미데 역으로 숨어들어 테르미니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한데 이조차 녹록치 아니해 80년대 신도림역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몇대를 보내야 탈 여지가 생길지 모르겠다. 여긴 서울이 아니다. 밀어주는 사람도 없다. 이럴 땐 볼짝없이 시내 박물관 미술관이나 쳐박히는 게 제격이다. 가서 원반 던지기나 봐야겠다. 한데 이조차 녹록치는 않고 .. 2023. 12. 5.
평양의 지리적 의미 평양이 가지고 있던 의미는 여기가 잡곡농경과 도작의 접경지대였다는 데 있다. 잡곡농경이라는 건 도작의 부차적 보조수단으로서의 잡곡재배가 아니라 도작 없이도 완결성을 갖춘 잡곡 농경을 말하는 것이다. 삼국지 동이전에 "오곡에 맞다"고 할 때의 그 오곡. 이것이 바로 발해만 주변과 남만주 일대의 잡곡농경을 말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부여와 초기 고구려는 이 잡곡농경에 기반하여 일어났다. 대동강유역은 산동반도에서 요동반도까지 줄줄이 이어진 섬을 타고 넘어 들어와 남하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비옥한 땅으로 여기는 도작도 가능하여 도작과 잡곡 농경이 만난 최초의 지역일 가능성이 높고, 고구려도 이 지역으로 손을 뻗치면서 비로소 잡곡과 도작 두 가지 농경을 모두 포괄하는 정치체로 성장했다고 할 수 있겠다. 고구려가 만.. 2023. 12. 5.
연천 군남대 예정지 발굴현장의 까만머리 back to 2010 2010년 3월 25일이 아닌가 한다. 연천 홍수조절용 군남댐 건설 예정지 발굴현장이다. 수자원공사 의뢰로 고려문화재연구원이 발굴했을 것이다. 병모 선생이 중앙일보 이경희를 비롯한 일군의 기자를 앞세워 놓고 열심히 발굴성과를 설명하지만, 나는 혼자 놀았다. 왜? 나는 대가大家라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저 발굴과 관련한 내 보도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일부는 연합뉴스가 제공하며 일부는 연합뉴스에는 안 보이고 그것을 인용한 다른 보도에 보인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뜻일 터다. 군남댐 유적이 출현한 2009~2010년 무렵만 해도 이미 기자 김태식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었다. 당시 이미 나는 문화재업계 기자 생활 10년을 넘어서고 있었으며, 그에 따른 환멸 같은 것들이 이는 시.. 2023. 12. 5.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89) 주방을 청소하며 로마시간 저녁 8시가 다 되어 간다. 내일 오전이면 비워야 하는 까닭에 한달간 찌든 때를 나름 벗긴다고는 벗겼다. 다만 하나 미안한 점은 밥솥으로 쓴 냄배가 좀 탔다는 사실이다. 그런 대로 세월의 깊이를 말해준다 하고 퉁치고 만다. 이런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면 대한의 건아라 하겠는가? 밥솥은 쓰지 않았고, 밥은 일일이 냄비에 가스불로 해 먹었다. 로마 체류한 날은 하루 두 끼를 이런 식으로 했다. 덕분에 수십년 전 자취생활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그때도 밥 하나는 잘 했다고 기억하거니와, 여기와서는 가속도가 붙었으니, 이런 식으로 밥해먹고 산다 했더니 마누라 왈, 이젠 내보내도 되겠다 하신다. 찌든 주방 때도 닦는다고 닦았다. 단백질 공급한다고 괴기도 가끔 사다가 부쳐 먹었으니, 방식이라 해 봐야 이렇다.. 2023. 12. 5.
연구가 누락된 자리엔 발견 보고라는 독초가 자란다 주로 문화재업계, 특히 고고학 이야기인데, 이 고고학계 흐름을 보면, 뭔가 새로운 계발이라 할 만한 연구는 가뭄에 콩나듯 한지 오래라, 매양 같은 타령만 곡조만 바꿔가며 일삼으니, 이전에는 맨 토기타령만 일삼는가 싶더니, 그에 덩달아 요새는 축조기술 타령이라는 새로운 요물이 등장해 맨 똑같은 이야기를 무한 반복재생 중이다. 지겨워 죽을 지경이다. 무슨 축조기술이 거대한 것이 있다고, 성벽 만드는데 들어간 기술, 무덤 만드는 데 들어간 기술 이제 더 새롭게 나올 것도 없다. 나와본들? 누가 쳐다보기라도 한단 말인가? 논문 편수는 많은데, 맨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라, 무슨 새로운 잡지 새로운 호 발간됐다 해도 쳐다보고픈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연구가 빠진 자리엔 독초가 자라기 마련이라, 맨 새로운 유적 발.. 2023. 12. 5.
대언론사 홍보 보도자료는 반드시 내야 한다 요새 대국민 홍보 측면에서 언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좁아진 것은 두 말이 필요없으니 과거엔 언론을 거쳐 홍보했지만 sns가 범람하는 시대에 그것도 거추장스럽고 또 그러한다한들 언론이 그 소식을 다뤄준다는 보장도 없으니 언론 비중이 점점 그 지위를 상실해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에 따라 그러한 홍보를 담당할 요원을 채용하는 기관에서도 요새는 홍보라면 아예 sns 홍보를 말하는 줄로만 알며, 더구나 그렇게 채용한 홍보요원들도 으레 그렇게 홍보를 sns의 그것으로 동일시하곤 한다. 이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돌발한다. 지금 나는 모름지기 홍보는 언론을 거쳐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그 과정은 모름지기 겪어봐야 한다는 말을 한다. 왜 모름지기 보도자료를 써봐야 하는가? 거기엔 육하원칙이 있기 때문이.. 2023. 12. 4.
쌀농사 따라 분포한 세형동검 대체로 세형동검 분포지가 쌀농사 북방한계선이며 진흥왕대 신라의 북진선이며 통일신라시대 북쪽 국경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왜 세형동검과 진흥왕 북진선과 통일신라 북쪽 국경이 거의 비슷한 선에서 멈추는가? 쌀농사 때문이다. 2023. 12. 4.
에조-아이누계 지명이 즐비한 일본 동북 김단장께서 쓰신 글에 함경도 단천 인근 여진계 지명 이야기가 나와서 한 마디 첨언한다. 앞에서도 여러 차례 썼지만 일본사에서 동북지역은 원래 에조 땅으로 대체로 7세기에서 9세기까지 야마토 조정이 북진하면서 비로소 일본사의 영역으로 들어온 땅이다. 혼슈 북단인 아오모리 현까지 올라간 것은 대체로 가마쿠라 막부 성립 직후로 보니 우리로 치면 무신정권 시기 정도인 셈이다. 우리나라 함경도 땅에 여진계 지명이 즐비하듯이 일본에서도 동북지역은 에조계 지명이 수두룩 하다. 뭐 좀 모르겠다 뜻이 안통한다 싶으면 에조계로 보면 된다. 특히 아오모리 현에는 에조-아이누계 지명이 많다. 2023. 12. 4.
오스티아 안티카, 개구멍답사 진수를 맛본 날 내일 출발이라고 짐 정리나 하고 있으려니 좀이 쑤셔 나섰다. 피우미치노공항과 인접한 오스티아 안티카 Ostia Antica 라는 데를 찾아나섰다. 월요일이라 휴관일 가능성이 많다는 걸 몰랐을 리는 없지만 홈페이지 확인하니 아닌 듯도 해서 에라이 그냥 분위기나 보자 해서 나섰다. 역에 내리자마자 범상치 아니한 건물이 오른쪽에 나타난다. 살피니 무슨 성채라 하는데 저런 친구야 흔해 빠졌으니 사진만 몇방 박으면 된다. 그래서 박았다. 이런 건물이랜다. 대문은 열어놨지만 사람이 전연 없는 걸로 봐서 문 닫는 날 맞는갑다. 아니나 다를까 매표소 직원들은 있는데 내일 오랜다. 내일은 떠난다 한국서 왔다 혹 긍휼히 여겨 들여보내주지 않을까 했지만 여긴 김태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산천초목을 떨게하는 한국이 아니다. 돌아.. 2023. 12. 4.
시대의 풍운아 임지현 정년퇴임 고별강연 차하순을 잇는 서강 서양사 적통이요 국내 역사연구자로는 일찍이 세계무대로 나아가 당당히 주연으로 활동하며 나아가 대중독재론을 비롯한 참신한 역사이론으로 세계 역사학 논쟁을 주도했으며 국내로는 우리안의 파시즘 청산을 부르짖으며 깡통 보수만이 아니라 그 반대편 진보입네 정의입네 까부는 인간들을 향해서도 가차없는 독설을 퍼부은 임지현 형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정년퇴임한다. 이후 행적이 어찌 되는지야 내가 알 수는 없으나 강원도에 그냥 쳐박혀 인생을 관조할 형은 아니다. 그의 정년 기념 강연회 ‘역사가의 역사’가 아래와 같이 있다. 일시: 12월 15일(금) 오후 6시 장소: 서강대학교 마태오관 9층 리셉션홀 초청장 보기: https://inviteme.kr/Pf-JHLIM/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2023. 12. 4.
한국사 열쇄를 쥔 함경북도 단천 단천은 이 지도에서 보다시피 동해안을 걸치는 북한 동쪽 해안선 딱 중간 위치를 점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행정구역으로는 함경남도에 속한다. 단천을 端川이라 쓰는 내력이 있겠지만 잘 알 수는 없다. 이 단천은 조선전기만 해도 확실히 조선땅이라 하기 힘든 야만의 땅이었다. 조선 세종 시대 전국 지방 사정을 정리한 세종실록지리지는 단천을 이리 정리한다. ◎ 단천군(端川郡) 지군사(知郡事)가 1인이니, 길주도 좌익 병마(吉州道左翼兵馬)를 겸한다. 오랫동안 호인(胡人)에게 점거(占據)되었었는데, 별호(別號)를 두을외(豆乙外)라 하고, 또는 독로올(禿魯兀)이라고도 한다. 고려 대장(大將) 윤관(尹瓘)이 호인(胡人)을 몰아내고 9성(九城)을 설치하여, 복주 방어사(福州防禦使)로 삼았다가, 우왕(禑王) 8년 임술 .. 2023. 12. 4.
절판된 헌책을 기린다 필자는 한때 앞으로 책은 종이책 대신 전자책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백프로 전자책으로 서가를 꾸며 볼 시도도 했었는데 결국 다시 종이책으로 돌아온 것은 그 책이 주는 손맛과 가독성, 그리고 책에 간단히 표시하며 읽을 때의 기분 때문이다. 필자는 죽을 때까지도 종이책을 떠나지 못할 가능성이 많은데, 막상 필자의 여식을 보면 태블릿으로 책을 수월히 보며 종이책 없이도 잘만 읽고 다니는 것을 보면 필자의 종이책에 대한 애착과 찬상은 사실 객관적인 팩트에 기반한다기 보다는 아마도 어렸을 적 종이책을 들고 보던 필자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책의 절판되어 중고책만 남았다는 것은 그 책의 가치가 형편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책 한권 만들.. 2023. 12. 4.
양주 대모산성 발굴현장 6일 공개 대형 석축 연못이 발견되고, 그 안에서 태봉이 사용한 정개政開라는 연호가 있다 해서 얼마 전 소식을 전한 양주 대모산성 발굴현장이 6일 오후 2시 현장 공개를 한다. 이번 발굴은 양주시 의뢰로 재단법인 기호문화재연구원이 했으니, 두 기관이 저날 저 시간에 현장을 개방하고서는 오시고픈 분들 맘대로 오시라 손짓한다. 일단 공개된 목간은 한국목간학회 회원들이 참여해 판독이랍시고 한 모양이지만, 미안하나 난 이 학회 신뢰 안한다. 기간 이들이 손댄 판독 치고 제대로 된 데는 못 본 까닭이다. 암튼 이번 발굴성과에 대해서는 아래 기존 소개를 참고하라. 궁예 태봉 연호 정개政開 적은 도교 주술용 목간 출토 궁예 태봉 연호 정개政開 적은 도교 주술용 목간 출토 궁예가 건국한 왕조 태봉이 사용한 정개政開라는 연호가 적.. 2023. 12. 4.
제임스 조이스로 혹닉한 김종건 선생 https://www.yna.co.kr/view/AKR20231204027700505?section=culture/scholarship 제임스 조이스 번역…김종건 고려대 교수 별세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난해한 작품을 쓴 걸로 유명한 아일랜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1882∼1941) 연구와 번역에 평생 헌신한 김... www.yna.co.kr 명색이 영어영문과 출신이라 하지만 난 이 분이랑은 개인 인연은 없다. 대학을 신촌에서 다닌 까닭에 안암골 선생들을 접할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 명성과 그 녹록치 아니하는 열정은 많이 들었다. 지금 보니 선생은 영어영문과가 아니라 영어교육과에 적을 두었으니, 더더욱 연이 닿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세대 김종건이라는 이름은 언제나 제임.. 2023. 12. 4.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가장 심하게 벌어진 시기 양국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시기는 19세기 순조, 헌종, 철종 때다-.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가장 격렬하게 벌어진 시기는 숙종, 영조, 정조 연간이다. 정확히는 17세기 중반부터 18세기 말까지. 19세기는 이 시기에 벌어진 격차를 따라 잡지 못하고 결국 완전히 굳혀진 시대에 해당하며 17세기 이전은 양국간 격차가 있다 해도 추격이 불가능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겠다. 숙종, 영조, 정조 연간이야말로 한국사에서는 소위 조선후기의 르네상스로 불리며 이 시대의 인문적 성취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높이 평가하는 흐름도 있는 듯 한데, 한국, 중국, 일본사를 갖다 놓고 면밀히 비교 검토하면서 이 시대가 정말 망국이 시작된 시점이었는지, 혹자의 평가 처럼 인문학적 르네상스의 시점이었.. 2023. 12. 4.
[우즈베키스탄] (2) 우연히 마주한 역사의 흔적, 타슈켄트 나보이 극장 Alisher Navoiy Theater 2023.12.03 - [새록새록 여행 이야기] - [우즈베키스탄] (1) 우연히 마주한 역사의 흔적, 타슈켄트 나보이 극장 Alisher Navoiy Theater [우즈베키스탄] 우연히 마주한 역사의 흔적, 타슈켄트 나보이 극장 Alisher Navoiy Theater (1)타슈켄트 행이 정해지자마자 우선, 가성비 괜찮은 숙소부터 찾았다. 타슈켄트에는 롯데시티호텔이 있다.(한국의 그 롯데시티호텔이다.) 건물은 옛날 건물을 개조한 것인데, 예전에는 타슈켄트historylibrary.net *미리 짚어두자면, 이 글은 학술적 논고가 아니므로, 공개된 수준의 정보들에 의지해 단초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이어서 적는 글) 이렇게 대문짝만한 장식과 함께 적힌 크기와 위치로 봤을 때, 누가.. 2023. 12. 4.
[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88) Time to say goodbye 일부러 익숙한 데만 어슬렁어슬렁 찾아 돌아다녔다. 이렇다 할 일정도 넣지 아니한 날이며 오직 이곳 지인 가족만 초대한 저녁만 한국식당 이조에서 한다는 약속만 있었을 뿐이다. 이제 이틀이 채 남지 않은 한달 여행이 막바지라 감회가 없을 수는 없어 인사한다는 심정으로 돌았다. 의관이라 갖출 게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갓 빨아말려 비누 냄새 가시지 않은 옷들로만 걸치고 나섰다. 그게 나름 예의라 생각한 알량한 까닭이다. 이번에만 수십 번을 지나친 베네치아 광장과 콜로세오 일대를 돌다보니 콜로세오가 구운 삼겹살 색깔로 변하고 포로 로마노 위로는 뉘엿뉘엿 해가 진다. 해가 지기 전 대낮에는 트라스테베레 어느 카페테리아 야외에서 에소프레소 한 잔도 때리는 청승도 부려봤다. 잘 안 타먹는 설탕도 태워 그 바닥까지 핥으니.. 2023. 12. 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