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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동아시아 서재는 자빠뜨리기

by taeshik.kim 2020.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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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에서 매양 지적되는 고증 잘못으로 이 서재 서가 책 배치가 있는데 전통시대 동아시아 서재는 자빠뜨리기지 결코 세우기는 법이 없다. 왜 세우기를 하지 않았는가? 그건 한지가 지닌 장점이자 단점 때문이었다. 한지는 메가리가 없어 서 있을 수가 없다. 몸뻬 바지 걸친 다마네기 캐는 아낙네처럼 철퍼덕 퍼져 버린다. 

또 동아시아 전통시대 책자는 책 표지를 저리 자빠뜨리건 세운건 문제가 니미랄 어떤 책인 줄 알 수 없다는 점이니, 그래서 붓글씨로 모서리에다가 이건 맹자요 논어요 하고 써제껴야 했다는 점이다. 그러한 방법과 더불어 책 중간에다가 책갈피처럼 꼬챙이를 꽂아두고 거기에다가 그 문서 이름이나 성격을 간단히 적어두었으니, 이를 첨簽이라 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제첨題簽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냥 첨이라는 말 한마디로 족하다. 

 

전통이 좋은 것만도 아니다. 더구나 전통시대 책자는 부피가 졸라 커고 크기 또한 엄청났다. 그러니 서재가 커도 보관할 책은 얼마 되지도 않았다.

한지는 부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 시대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도태됐다. 한지가 비교우위를 갖는 점은 딱 하나다. 무게다. 혹자 수명을 얘기하기도 하나 것도 옛날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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