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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항은 후지와라 세이카의 스승인가 강항 선생은 임진왜란 당시 피랍되어 일본에 머물면서 후지와라 세이카라는 일본 성리학의 개조를 만나 성리학을 전수해 주었다고 한다. 강항이 성리학을 전해주었다는 것은 우리 쪽 일방적 주장은 아니고, 일본 교과서에도 그렇게 되어 있으니 어느 정도 양국에서 동의하고 있는 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기 강항이 전한 성리학이라는 것은 소위 말하는 백제시대에 왕인이 천자문을 전했다던가, 백제가 불교를 전했다던가이런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강항 선생이 일본에서 후지와라 세이카를 만났을 때는 일본에서는 주자학을 모르고 있던 상황이 아니었다. 알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 시기가 되면 사서의 주가 모두 주자주로 바뀌어 있고 한당고주漢唐古注는 협주로 밀려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024. 12. 25.
다산의 논어고금주 다산은 성리학 경전에 대한 자기 주를 남겨 소위 다산경학의 토대를 이루었는데필자는 남아있는 다산 경학의 주를 전부 읽지는 않았다. 다만 옛적에 논어 윤독을 할 때 다산의 논어고금주를 옆에 두고 하나씩 축자로 따라가며 본 적이 있는데다산의 논어고금주 하나만을 읽고 그의 경학을 모두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라 할 수도 있겠지만독서기를 겸해 아래에 좀 적어둔다. -----------------------먼저 다산 경학에서 주희는 다산이 절대로 직접 까지 않는다.물론 당시 이미 교조화해버린 조선성리학의 풍토에서 주자에 대한 직접 비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지우리는 잘 알기에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다산 경학은 절대로 주자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필자는 이 부분은 논어고.. 2024. 12. 25.
[독설고고학] 발굴 자체로 영업하는 시대 일찍이 끝났다 계속 말하지만, 힌국고고학은 발굴 자체로 장사하고 영업하는 시대 끝났다. 물론 발굴 그 자체야 다 새롭지만, 그렇다 해서 그 발굴 자체가 지닌 의미가 상승하는 발굴은 사라졌다. 암것도 새로운 것 없다. 왜?오죽 많이 파제겼는가?천지사방 하도 많이 파제끼니 발굴 그 자체가 주는 생경함, 경이로움은 사라진지 오래다.다 복습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다 어디선가 본 그 그림일 뿐이다. 새로운 발굴성과? 뭐가 새롭단 말인가?내 기억에 10년 전에 이미 한국고고학은 그런 징후를 뚜렷하게 보였다. 새로운 것이 나온다한들, 것도 뜯어보면 다 기존 발굴 범주를 벗어날 수가 없다.이제 필요한 것은 그런 발굴들을 재음미하고 재분석하는 시대다. 발굴보고서를 뜯어제껴야 하는 시대다. 그렇다면 한국고고학은 어느 수준인가?아니라는 .. 2024. 12. 25.
수육으로 변한 아테네 구이 고기 몰랐다.괴기 궈 달래서 어제 장본 괴기를 꺼냈다.애들이 골랐다.불판구이하겠다 해서 그런갑다 하고 후라이판 얹었더니 세상에나 수육이었다.뭐 꼭 수육이겠는가마는 푹 익히겠다 뚜껑으로 덮었더니 수육이었다.상추도 어제 사다놨는데 썰어주니 애들이 환장한다.밥 솜씨는 내가 봐도 내가 최고다.인덕션으로 거의 가마솥급 밥을 지어바쳤다. 2024. 12. 25.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이 준 작은 생각 안다 생각하는 순간 아차한다.아침에 아크로폴리스 아래 아고라로 애들을 안내한단 것이 그만 아크로폴리스로 들어가는 다른 문이었으니에랏 모르겠다 하고선 다시 올라보자. 아크로폴리스 두 번 본 사람 많지 않다 하고선 다시 올라저 아래 아고라 보면서 저길 가야하는데 그만 이 애비 이모부가 실수했다 사과하니 들어 좋어라 해서인지 다서 와서 좋대니 일단 마음씨가 고맙다.다시 아크로폴리서 내려가서 애초 계획한 아고라로 갔으니 거기엔 그리스 고대 신전 중 보존상태가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히는 헤파이토스 신전이 있는 까닭이라 이곳을 보여줬다.그 앞에서 일장 훈시를 겸한 세계사 강좌를 간단히 했다.필리포스랑 알렉산더랑 그리스 멸망이랑 로마제국 간사랑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제국과 사산조 페르시아동로마 시대 개막과 서로마.. 2024. 12. 24.
애매한 아테네 크리스마스 이브 어제 코린토스 간 김에 여러 곳 둘러보며 개중 코린토스 유적 안에 있는 코린토스 고고학 박물관을 둘러보긴 했지마는 그 규모나 성격으로 볼 때 우리네 전시관 개념과 비슷해서 본격하는 박물관 미술관으로 부르기엔 저어함이 있다.애들은 대체로 박물관처럼 닫힌 공간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테네 온 이상 적어도 한 군데 박물관을 들르지 않을 수 없고그 적어도에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이 빠질 수는 없다.오늘은 원칙으로는 그리스 정기휴관일인 화요일에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영업시간을 알아보는 중이다.혹 휴관이라면 망한다.지금 보니 오후 한 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에 문을 닫는다 한다.오전에 다른 적당한 한 곳을 둘러보고선 오후는 저 박물관을 뽀개려 한다.가서 내가 할 일이란 아주 저명한 작품들 앞에서 기념 .. 2024. 12. 24.
You Are Not Alone, 고독과 배려 애들이랑 여행하면서 새삼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거니와 그러면서 지난날 내 삶의 궤적 일단이 오버랩함도 어쩔 수가 없다.앞서 간단히 말했듯이 나는 16살에 집을 나와 서른넷에 장가가며 가정을 꾸리면서 혼자 생활을 청산했다.이 혼자생활을 청산하는 과정도 힘들었다.그 생활이 죽도록 싫었지만, 그에 물경 20년을 녹아들었으니 가정을 꾸렸다 했지만그 매버릭 생활에 적응한 삶이 어디 하루아침에 청산되겠는가?나는 편의상 경북 김천이 고향이라 하나, 이건 도농통합이 된 이후 상황이며,그 이전에는 김천이 아니라 경북 금릉군 대덕면 조룡1리 양지마을이 내 본적이다.아 물론 나는 양지마을이 태생이 아니라 그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샛터라는 마을 출생이다.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이 섬계서원 있는 데가 내가 자란 곳이며,.. 2024. 12. 24.
왜 인골 용어 지침서가 필요한가 필자 혼자서 인골에 관련된 용어를 통일시킬 수는 없다. 언어는 약속이며 이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자발적인 동의가 있어야 하며혹 사회 전반의 합의에 의해 용어를 특정방향으로 바꾸어 통일한다면그에 대한 사전 논의가 충분히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골 관련 용어는 지금 영어용어, 한글용어, 일본계열 용어, 그리고 각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수립하여 사용하는 용어 등 중구난방이다. 이 골학책에서 필자는 굳이 의학용어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 의학, 고고학, 역사학, 인류학 등지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모두 수록하되, 일본에서 쓰는 것을 그대로 받아 들여온 용어를현재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수록하지 않을 생각이다. 물론 일본에서 들어왔더라도 이미 많이 사용하는 것은 적절히 .. 2024. 12. 24.
[연구실소식] 사전이자 도판집인 골학 서적 내년에 작업하려 하는 것 중에 사람 골학 관련 서적이 있다. 골학이란 뼈에 대한 학문이다. 뼈의 모양, 각 부위 명칭에 대한 것을 배우는 것으로 사람 몸을 다루는 학문에서 가장 기초적 부분에 해당한다. 이 골학은 의학이나 관련 학문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며고고학, 인류학, 장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하다. 필자와 다른 참여자 분들이 생각하는 골학 서적은 기본적으로 뼈의 형태와 각 부위의 명칭을 자세히 설명하되, 고고학, 인류학, 장례학 각 분야에서 사용하는 명칭을 모두 다 통일해서 다루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뼈의 (B) 부위, 한글 의학용어, 영어 의학용어, 고고학, 인류학, 장례학에서의 용어를 모두 다 표시한 용어사전이자 도판집 성격을 띤 골학 서적을 내고자 한다. 내년 중에 작업하여 내년 .. 2024. 12. 24.
고독 생활 날려버린 합류 뭐 들어 좋아라 해서 하는 말들이겠지만, 애들 오니 얼굴이 좋아졌네 하겠지만피곤에 찌들기는 마찬가지인 얼굴이 뭐 더 좋아지기는 했겠느냐마는 애들 오니 무진장 좋기는 하다.말이 두달 열흘 남짓 혼자 여행이니 그 고독감 어땠겠는가?그런 마당에 애들이 오니 진짜로 기분이 째지는 것은 맞다. 꼭 가족이어서 더 그러겠냐마는, 중늙은이가 청승 맞게 두 달을 갖은 고독 씹으며 돌아다니면서도 짐짓 다 이렇게 좋은 데 잘 다닌다 하고 짐짓 그랬지만,그러다가 애들이 나타나니 적어도 속으로는 화색이 돌기 시작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오늘은 애들을 어디로 안내하며 또 아침엔? 점심엔? 저녁엔? 뭘 먹이지 하는 이 고민이 좋은 것만은 사실이다.이제 이곳 시각 아침 7시를 향해 시침이 그 턱밑까지 추격했으니, 앉힌 밥솥과 된장.. 2024. 12. 24.
한달 열흘 쏘다닌 그리스 운전, 그 여파 초행은 아무리 내가 능수능란한 운전자라 해도 주저하기 마련이라유독 그리스만큼은 적어도 그런 주저는 없어졌으니 나름 이번 여행에서의 수확이라 해얄까 모르겠다.한달 열흘을 차를 몰고 쏘다녔으니 더구나 코린토스야 아테네 시내를 기준으로는 내비게이션 안내없이도 찾아가는 구력이 붙었으니 차로 어딘가를 움직이고 싶다는 애들 요청에 서슴없이 결행에 나선 것이다.그렇다고 이역만리 운전에 한 치 방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더 신경쓰이는 것도 사실이다.차로 움직이니 얼마나 좋아?애들이 대뜸 묻기를 이태리 가서도 렌트카할 거요?묻는다.그리했음 좋겠다는 눈치인 걸 왜 모르겠는가?그런 그네들더러 돈 없다 할 순 없는 노릇이고 적당히 둘러댔다.말 타면 책 잡히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부디 탈없이 이번 여행 화룡점정이었으면 한다... 2024. 12. 24.
아들놈이 안겨준 코린토스 굴욕 코린토스 고고학 박물관 관람하다 얻어걸린 이 양반 하도 이채로워서 안내 태그 보니 MapuápIvo aya aIðIo EvBpovou ACKAnTIOU 39745s al. H X. S 라 하고 영문으로는 Marble small scale statue of enthroned Asklepios 3"/4"h c.A.C. 로마시대 조각이라 왕관 쓴 아스클렙기오스라 해서 앞서 가던 아들놈 불러세우고선 설마 이 친구는 모르겠지 하며 물으니 한 치 서슴없이 아폴론 아들이야. 인간이랑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데 거의 신적인 존재이고 의술의 신이야하는 게 아닌가?어안이 벙벙해졌다.그러다 대가리는 날아가고 나머지 부분만 남은 어느 대리석 조각을 보더니 대뜸아테네네 하는지라 읽어보니 진짜 아테네라 우째 알았노 하니 올빼미를 안.. 2024. 12. 24.
개끌리듯 끌려 오른 코린토스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중 아크로코린트, 곧 코린토스 아크로폴리스는 험준하기로는 아마 첫손에 꼽으리라.다만 그런 만큼 경관은 가장 빼어나다.그 턱밑까지 차가 운행하므로 거기까지만 오가며 경관만 구경하고 바로 그 아래 기슭 코린트유적을 돌아본다는 계획이었다.실은 오르내리기가 여간 까달스런 데가 아니다.한데 그 풍광을 마주한 애들이 저기 오르고 싶다 떼를 쓰는 게 아닌가?내가 곤혹스러웠다.힘들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가자는데 인솔자가 빠질 수 있는가?더구나 현장은 천애절벽 안전장치 하나 없다.올랐다.가장 높은 지점은 포기하고 코린트만을 조망하는 지점까지 올랐는데 애들이 좋아라 난리버거지다.그 꼴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다.특이한 점은 두 달 전 방문 때는 관람료를 징수했지만 오늘은 무료라는 사실.크리스마스라 그랬나?.. 2024. 12. 23.
누비아 목을 따는 람세스, 속을 것인가? 텍스트는 거꾸로 읽어야 한다는 말 계속 강조한다.백제를 경멸한 고구려 광개토왕비에는 백제에 대한 끊임없는 경계 혹은 두려움이 있다 말했거니와 액면 그대로 텍스트를 읽는 짓이야말로 고구려에 놀아나는 꼴이다.한데 저 텍스트를 받아들이는 백 놈. 중 아흔아홉 놈이 장수왕 선전에 놀아난다.이건 뭐냐?똑같다.누비아인 목을 따는 람세스2세다.얼마나 누비아가 두려웠음 저리 했겠는가?누비아 지역 베이트 엘 왈리Beit el-Wali 라는 고대 이집트 신전에 묘사된 한 장면이다.속지 마라.넌 로동신문 보도 믿니?조중동도 안 믿는데 노동신문은 믿니? 2024. 12. 23.
렌터카해서 바람쐬러 나온 코린토스 아테네 벗어난 그리스 구경도 시켜야겠기에 오늘은 급하게 차를 렌트해 나왔다.일정 고려할 때 코린토스가 적당한 듯해서 이쪽으로 하루코스를 잡았다.지금 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 구경도 해보라 해서 잠시 쉬는 중이다.언젠가는 지들이 지들 손으로 직접 이런 데를 헤집고 다니는 시절이 올 것이다.그런 날을 위한 사전 답사? 정도로 생각한다.한달 열흘 그리스 운전하고 다닌 경험들을 이야기해주곤 하면서 내가 보고들은 것들을 곁들이기도 한다.부디 좋은 경험들이 되었으면 한다.***그새 코린토스 운하 도착해 기념사진 한 방씩 박았다. 2024. 12. 23.
애틀랜타 앞에서 멈춘 발길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 박물관에 걸린 역대 올림픽 포스터 중에 내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그것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한 이유는 내가 유일하게 현역 기자로 취재한 대회인 까닭이다. 저때 나는 체육부, 지금은 아마 스포츠부로 이름을 바꾼 그 부서에 있었으니, 부산지사에서 체육부로 전근하자마자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대회가 있었지만, 나는 신입이라 해서 그 대회는 현지로 가지 못하고 꼴랑 혼자 서울에서 남아 집을 지키는 개 신세였다.체육부 기자 2년 반 동안 만난 다른 큰 국제대회가 바로 저 올림픽이었으니, 체육부 거의 전 인원이 현지로 투입됐다고 기억한다. 저 특별취재반에는 선발대가 있고 후발대가 있었으니, 나는 당시 김용윤 차장이 이끄는 선발대에 포함되어 먼저 현지로 갔다. 대회기간은 .. 2024. 12. 23.
[연구실소식] 항상 즐거운 언박싱 일전에 이 블로그에 광고한 책이 나왔다. 초보자를 위한 조직학 입문서다. 아마 인류학 입문자에게도비치해 두면 나름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 나온 책을 받아 언박싱 하는 것은 항상 즐겁다. 《초심자를 위한 길잡이 사람조직학》 신동훈 윤영현 최형진, 고려의학 2024. 12. 23.
합천 소오리 가야 무덤 파서 뼈가 나왔다는데... 근자 발굴 관련 보도 중에 경남 합천군이 배포한 자료가 있어이르기를 이곳 삼가면에 위치한 가야시기 비지정고분군인 소오리 고분군 36~38호 봉토분을 발굴조사했다 하며 그 결과를 현장공개회를 통해 이미 했다는 것인데 이 발굴성과가 제대로 부각되지 아니하는 듯해서 한마디 덧붙이고자 한다.그렇다고 지금 나한테 이렇다 할 추가 자료도 없어 저네들 보도자료에 뿌리박을 뿐이다.아무래도 국내가 아니라 외국이라 관련 자료 확보에 애로가 있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암튼 이번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이 시행하는 2024년 역사문화권 중요 유적 발굴조사 사업으로 선정되어 합천군이 경남연구원이라는 문화재 전문조사기관에 맡겨 조사한 결과이 소오리 36~38호분에서는 하나의 봉분 아래 다수 매장시설이 중첩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드.. 2024. 12. 23.
폭우에 멈춰버린 아테네 리카베투스 일몰 내 께름칙한 감感은 어김없이 들어맞았으니, 그리스 아테네를 특징짓는 문화상품 중 하나인 리카베투스 일몰은 역시 첫날 해치웠어야 했다.하지만 애들이나 나나 너무 녹초가 되는 바람에 어제로 미뤘던 것인데 이게 그만 화근이 되어 돌아왔다.어제 아테네 일기예보에는 비소식이 거의 없었다고 기억하는데, 일몰하는 다섯시 정도에 맞추어 대략 네시 정도에 숙소를 나섰다가 느닷없는 폭우에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기상조건으로 보면 녹초된 첫날이 딱이었다. 여자 마음보다 더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날씨라 하지만, 결국 그 돌변한 날씨에 단념할 수밖에 없었으니, 그러고 보니 파르네논 신전 올라 저기가 리카베투스 산이여, 저기서 감상하는 일몰과 그것을 배경으로 삼은 아크로폴리스가 볼 만하다는 내 큰소리가 조금은 머쓱해진다.오늘은 2.. 2024. 12. 23.
먹여놓고 돌아서면 배고프단 아우성 이럴 줄 알았으나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애들 치닥거리에 정신이 쏙 빠진다는 말은 들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정신없이 밥만 해 먹이고 정신없이 고기만 구어댄다.두둑히 먹였으니 반나절은 가겠지 했지만 그렇게 나선 발걸음.여기 가자 해서 출타하면서 농담으로 설마 벌써 배가 고프진 않겠지?했는데 배가 고프댄다.진짜냐 했더니 썩 고프진 않은데 약간 허기가 느껴진대나 어쩐대나?난 농담인 줄 알았더니 아녔다.인근 점빵에 들리자 했더니 뭘 사더니 또 우거적우거적 씹어드신다.아부지 이모부도 좀 드세요 하는데 같잖아서 말문이 닫힌다.야, 늙어봐라, 소화도 안 된다.덕분에 애들 합류하고선 엥겔계수 수직 급상승이다.이럴 줄 알고서는 쫄쫄 굶으며 아낀다 했는데 그걸로는 감당이 안 된다.끊임없이 먹여야 한다.하긴 한창 클.. 2024. 12. 23.
올리브 짠지 사이에 둔 아테네 부자의 아테네 대화 이걸 뭐라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올리브 짠지 정도로 일단 해두고자 한다.푸른 상태 올리브 열매를 따서 소금에 절인 간편한 짠지 일종인데, 이게 짠맛을 즐기는 한국인한테는 제법 용이해서 정 반찬이 없을 때는 저걸 반찬 삼아도 된다.저걸 내놓으니 다행히 애들도 무척 좋다 한다.저걸 한 알씩 줏어 먹는 아들놈이 느닷없이 말한다."아부지 말야, 아테테라는 도시를 두고서 누가 가져갈 것인가 아테네랑 포세이돈 두 신이 대빡 싸웠거든. 내기를 한 거야. 아테네는 올리브를 내놓았고, 포세이돈은 말을 내놓은 거야. 아테네가 이겼어. 나중에 박친 포세이돈이 복수를 하려 했거든. 그러다가 제우스한테 박살이 난 거야. 형님 도대체 왜 이러시냐고. 그래서 아테네가 아테네 도시가 된 거야."나는 금시초문인 말이었다.계속 말하듯이.. 2024.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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