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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안고 오시게 산속에서 은자와 술을 마시다[山中與幽人對酌] [당(唐)] 이백(李白) / 김영문 고르고 옮김 두 사람 대작에산꽃이 핀다 한 잔 한 잔또 한 잔 나는 취해 자고 싶어너도 이제 그만 가 내일 아침 생각나면거문고 안고 다시와 兩人對酌山花開, 一杯一杯復一杯. 我醉欲眠卿且去, 明朝有意抱琴來. (2018.04.30. 산꽃은 왜 필까? 두 벗이 마주 앉아 술을 마시기 때문이다. 달콤한 주향(酒香)에 취하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야기꽃은 “난초 향기를 발하며(同心之言, 其臭如蘭)”(『주역』 「계사전繫辭傳」) 주위의 봄꽃도 활짝 피어나게 한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김소월, 「산유화」) 그야말로 백화제방(百花齊放)이다. 그러므로 “한 잔 한 잔 또 한 잔(一杯一杯復一杯)”은 모.. 2018. 5. 1.
오늘 보내는 봄 내년엔 버들가지로 돌아왔으면 봄을 보내며[送春] 2수 중 둘째 [송(宋)] 이광(李光, 1078~1159) / 김영문 고르고 옮김 뭇 꽃들 다 지고버들솜 날려 밭둑에도 놀이꾼점점 드무네 오늘은 나루에서봄을 보내니 내년 버들 가지에되돌아오길 群花落盡柳綿飛, 陌上遊人去漸稀. 今日江津送春去, 明年還向柳梢歸. (2018.04.29.) 봄도 강나루에서 배를 타고 떠날까? 나루에서 봄을 보낸다는 표현이 신선하다. 그러고 보면 나루는 이별의 장소이면서 만남의 장소다. 우리는 강나루에서 처음 봄을 만난다. 얼음이 녹을 무렵 버드나무에 연초록 새눈이 돋는 곳이 바로 강나루다. 강나루에서 만난 봄은 강나루에서 떠나간다. 흘러가는 강물은 바로 세월이다. 아니 세월이 바로 강물이다. 그 세월의 강물 위로 사계절이 흘러가고 사람들이 흘러간다. “봄날 꿈 .. 2018. 4. 30.
노마드, 흉포에서 자유로 無君長,居無恆所,隨水草流移。人性兇忍,善騎射,貪婪尤甚,以寇抄為生。 군장이 없고 뚜렷한 거주지가 없으며, 물과 풀을 따라 옮겨 나니고, 성질은 흉포 잔인하고, 말과 활을 잘 다루며, 탐욕은 아주 심해 약탈을 생업으로 삼았다. 후진後晋 사공司空 동同 중서문하평장사中書門下平章事 유순劉昫이 봉칙찬奉勅撰한 《구당서舊唐書》 열전列傳 제195 회흘廻紇 전에서 회흘을 묘사하는 첫 구절이거니와,표현은 약간씩 다르나, 실은 중국 역대 사서가 주로 지금의 몽골 고원을 중심으로 북방을 주무대로 활동한 유목 민족을 다룰 때 동원하는 전형하는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비단 회흘만 아니라 《사기史記》 흉노 전凶奴傳 이래 무한 반복하는 같은 패턴이다. 당唐 집권 이래 위징魏徵 등이 찬한 《수서隋書》 권제84 열전列傳 제49 북적北狄에.. 2018. 4. 29.
내년 봄 돌아오는 사람이 되시게 한시, 계절의 노래(15) 삼월 그믐날 그대를 보내며(春晦送客) [당(唐)] 최로(崔櫓) / 김영문 選譯評 들판에서 어지러이 술잔 권하며 그대를 보내며 봄도 보낸다 내년에 봄빛이 되돌아올 때 돌아오지 않는 사람 되지 말기를 野酌亂無巡, 送君兼送春. 明年春色至, 莫作未歸人. (2018.04.28) 음력으로는 정월이 맹춘(孟春), 2월이 중춘(仲春), 3월이 만춘(晩春)이다. 양력은 대체로 음력보다 한 달 정도 앞서므로 양력 4월 말인 지금 즈음이 늦은 봄을 배웅하는 시기다.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사라지는 봄을 왜 굳이 배웅할까? 그동안 봄날과 깊은 정을 나눴기 때문이다. 매화, 영춘화, 개나리, 진달래, 철쭉, 살구꽃, 복사꽃, 벚꽃, 오얏꽃, 앵두꽃, 배꽃, 라일락 등 만발한 백화(百花)의 향기에 취하고.. 2018. 4. 28.
지여초견只如初見 : 첫 만남 같다면... *** 중문학도 홍승직 선생 페이스북 포스팅이다. 아주 찔끔 내가 손댔다. 만약... 혹시...그럴 리가 없겠지만, 그래서는 안되지만, 그래도 만약...혹시...아내가, 남편이, 애인이, 친구가, 옆사람이...싫증이 난다면, 싫증이 나기 시작한다면...어쩌면 좋을까? 잠시 눈을 감고, 그 사람을 처음 만나던 때를 떠올려보자. 그 순간의 설레임, 황홀함, 경탄, 환희 등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를테니, 그때의 그 마음으로 남은 시간을 함께 하자. 인생이 만약 늘 첫만남같다면[人生若只如初見] 나란성덕(納蘭性德·1655~1685) 인생이 만약 늘 첫만남같다면 가을 바람에 화선(畵扇)이 슬퍼할 일 어찌 있겠어요 얼마 못가 변해버린 내 님 마음 연인 마음은 본디 쉽게 변하곤 했다며 핑계를 대네요 여산(驪.. 2018. 4. 27.
까치여, 부디 좋은 소식 많이 전해주시게 한시, 계절의 노래(14) 나무에 둥지 튼 까치[題喜鵲棲樹] [송(宋)] 조호(趙琥, 1106~1169) / 김영문 選譯評 깃털 다듬으며높은 가지에 우뚝 서서 인간 세상 작은 그물에떨어지지 않네 한 가닥 영험함은실로 틀리지 않나니 처마 끝에서 내게희소식 많이 전하네 梳翎刷羽立高柯, 不落人間小網羅. 一點通靈良不謬, 簷頭報我喜還多. (2018.04.27) 미국 소설가 리차드 바크(Richard Bach)는 『갈매기의 꿈』에서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The gull sees farthest who flies highest)”고 했다. 중국 당나라 시인 맹호연은 “높이 나는 새는 나무를 가려 깃들 수 있지만, 영양은 마구 날뛰다 울타리에 뿔이 걸린다(高鳥能擇木, 羚羊漫觸藩)”고 했다. 동서양.. 2018. 4. 27.
종적없이 사라진 봄, 연초록 가지에 남아 한시, 계절의 노래(13) 봄을 보내며[送春] 첫째 수(其一) [송(宋)] 오석주(吳錫疇, 1215~1276) / 김영문 選譯評 하늘 한켠 맑은 노을붉게 깔릴 때 작은 누각 다시 올라앞개울 보네 종적 없이 봄이 갔다말하지 말라 가지 끝 연초록 곁에모두 남았네 紅襯晴霞一角天, 小樓重上眺前川. 莫言春去無蹤跡, 盡在枝頭嫩綠邊. (2018.04.25) 『주역(周易)』의 ‘역(易)’에는 세 가지 뜻이 들어있다. 첫째, ‘변역(變易)’이다. 삼라만상과 인간만사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이다. 둘째, ‘불역(不易)’이다. 천변만화의 움직임 속에 불변의 진리와 법칙이 숨어 있다는 뜻이다. 셋째, ‘간이(簡易)’다. 만물과 만사의 변화 속에 담긴 불변의 이치가 너무나 간단하고 알기 쉽다는 뜻이다. 이 .. 2018. 4. 26.
봄날 혼자 하는 낚시질 봄강에서 홀로 낚시질하며[春江獨釣] 당(唐) 대숙륜(戴叔倫·732~789) / 홍상훈 고르고 옮김 봄강에서 홀로 낚시질하자니봄강 운치 유장하기만 하네한가닥 안개 풀밭 서려 푸르고꽃 싣고 흐르는 강물 향기롭네마음이야 모래밭 새들과 같고덧없는 인생 조각배에 맡기네 연잎옷 먼지에 물들지 않으니창랑 물에 씻을 필요 있으랴 獨釣春江上, 春江引趣長.斷烟棲草碧, 流水帶花香.心事同沙鳥, 浮生寄野航.荷衣塵不染, 何用濯滄浪. 2018. 4. 25.
술이 있으니 날아가는 꽃잎 무에 아쉬우랴 한시, 계절의 노래(12) 봄을 보내며[送春詞] [唐] 왕애(王涯, ?~835) / 김영문 選譯評 날마다 사람은헛되이 늙고 해마다 봄은 다시되돌아오네 더불어 즐김은술에 있나니 날아가는 꽃잎아쉬워 마세 日日人空老, 年年春更歸. 相歡在尊酒, 不用惜花飛. 세월에 관한한 인간의 힘은 보잘 것 없다. 날마다 해마다 늙는 줄 알면서도 그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 매년 새봄은 다시 돌아오지만 인간의 늙음은 끝없이 진행된다. 진시황도 한무제도 무소불위의 황제 권력으로 불사약을 구하려 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태어난 것은 모두 죽는다. 그 무정함의 표현이 ‘일일(日日)’과 ‘연년(年年)’이다. 「대비백두옹(大悲白頭翁)」에서는 “연년세세(年年歲歲)”, “세세년년(歲歲年年)”이라고 했다. 냉혹한 죽음의 과정이다. “날아가는 꽃.. 2018. 4. 25.
늦봄 시냇가를 거닐며[晚春溪行], 회문(回文) 한시, 계절의 노래(11) 늦봄 시냇가를 거닐며[晚春溪行], 회문(回文) [송(宋)] 송백인(宋伯仁) / 김영문 選譯評 푸른 산 몇 리에시내 하나 걸쳐 있고 펄펄 나는 꽃비 곁에제비 가볍게 춤을 춘다 갈아놓은 논에는봄비 새로 넉넉하고 갠 하늘 새벽빛에버들 바람 산뜻하다 靑山數里一溪橫, 片片花邊舞燕輕. 耕遍水田新雨足, 晴天曉色柳風淸. 당시(唐詩)에 비해 송시(宋詩)는 담백하다. 당시는 대개 인간 존재의 고독한 슬픔을 바탕에 깔고 있다. 당시에서는 거대한 천지와 마주한 유한한 인간의 비애가 읽힌다. 하지만 송시는 평범한 일상 주위의 자잘한 사물과 사건을 묘사한다. 일상 속에 깃든 진리를 확인하고 긍정하며 생생하고 밝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당시가 비애를 발효한 짜릿한 독주라면 송시는 일상을 우려낸 담담한 작설.. 2018. 4. 24.
지혜(智惠) 신라 진평왕 때 비구니 스님. 안흥사라는 사찰에서 살았으며, 어진 행실로 이름이 났다. 꿈에서 선도산성모 지침을 따라 황금을 얻어 새로운 불전을 창건했다. 삼국유사 제5권 감통(感通) 제7 선도성모(仙桃聖母) 수희불사(隨喜佛事) : 진평왕(眞平王) 때 지혜(智惠)라는 비구니(比丘尼)가 있어 어진 행실이 많았다. 안흥사(安興寺)에 살았는데 새로 불전(佛殿)을 수리하려 했지만 힘이 모자랐다. 어느날 꿈에 모양이 아름답고 구슬로 머리를 장식한 한 선녀가 와서 그를 위로하며 말했다. "나는 바로 선도산(仙桃山) 신모(神母)인데 네게 불전을 수리하려 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여 금 10근을 주어 돕고자 한다. 내가 있는 자리 밑에서 금을 꺼내서 주존(主尊) 삼상(三像)을 장식하고 벽 위에는 오삼불(五三佛) 육류성중.. 2018. 4. 24.
선도산성모(仙桃山聖母) ☞선도성모(仙桃聖母) 2018. 4. 24.
선도성모(仙桃聖母) 신라 건국시조 박혁거세를 낳은 어머니를 높여 부르는 칭호. 선도산을 지키는 여신 혹은 산신으로 추앙해서 이리 일컫은 듯하다. 성모(聖母)란 성스러운 어머니라는 뜻으로 신모(神母)라고도 하니, 신라를 낳은 위대한 어머니를 뜻한다. 삼국유사 권 제1 기이 1 신라시조(新羅始祖) 혁거세왕(赫居世王) : 전한(前漢) 지절(地節) 원년(元年) 임자(壬子·BC 69 ; 고본古本에는 건호建虎 원년元年이라 했고, 건원建元 3년이라고도 했으나 이는 모두 잘못이다) 3월 초하루에 상부(上部) 조상들이 저마다 자제(子弟)를 거느리고 알천(閼川) 언덕 위에 모여 의논했다. "우리들은 위로 임금이 없어 백성들을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에 백성들은 모두 방자하여 저 하고자 하는 대로 하고 있다. 그러니 어찌 덕이 있는 사람을 찾아서.. 2018. 4. 24.
장미, 지나는 봄이 남긴 자취 한시, 계절의 노래(10) 늦봄[晚春] 네 수 중 첫째 [宋] 장뢰(張耒, 1054~1114) / 김영문 選譯評 버들 속에 까마귀 숨고죽순은 줄기 되고 새벽바람이 비를 날려가볍게 추워졌네 한 마당 맑은 그늘이봄을 거둬 가면서도 싱싱한 장미꽃을몇 송이 피워뒀네 楊柳藏鴉筍作竿, 曉風吹雨作輕寒. 淸陰一片收春去, 留得薔薇數點殷. 남부 지방 평지에는 자두꽃까지 거의 다 지고 배꽃이 피었다. 중부 지방에는 이제야 벚꽃 잔치가 벌어지는 모양이다. 일찍 져버린 봄꽃을 찾아 상행 열차를 타고 싶은 생각도 든다. 봄이 무르익음은 꽃이 피고 지는 모습 뿐 아니라 버드나무 모습에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제 중춘을 지나 버들잎이 무성해지면 꾀꼬리나 까마귀 모습은 녹음 속으로 사라진다. 이를 ‘버드나무가 꾀꼬리를 감추다(楊柳藏鶯).. 2018. 4. 23.
동풍이 전해오길 한시, 계절의 노래(9) 상화가사(相和歌辭) [唐] 장호(張祜, 785?~849?) / 김영문 選譯評 큰 제방에꽃 피고 달 뜬 밤 장강엔봄 물결 출렁출렁 동풍이소식 전해오길 봄밤에 특별히놀러 오라네 大堤花月夜, 長江春水流. 東風正上信, 春夜特來遊. 꽃 피고 달 뜬 봄밤 환상적인 분위기를 묘사한 시로는 초당(初唐) 장약허(張若虛)의 「춘강화월야(春江花月夜)」가 첫손에 꼽힌다. 모두 36구로 이루어진 이 장편 칠언고시는 무한한 대자연 속에서 유한한 인간이 느끼는 감상을 노래한 절창이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아련함, 그리움, 애달픔, 외로움을 봄[春], 강(江), 꽃[花], 달[月], 밤[夜]과 함께 무르녹여 나그네로 왔다가 나그네로 사라지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슬픔을 그려냈다. “봄 강에 밀물 들어 바.. 2018. 4. 23.
불가리아의 세계유산 보야나 교회 Boyana Church *** 이 포스팅은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로 그리스 어떤 대학에 연수 중인 박영록 선생이 April 18 at 10:52pm, 2018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거니와, 우리로서는 비교적 생소한 새로운 문화유산을 조금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실용적으로 소개했기에, 본인 의사 여부와 관계없이 내가 무단으로 옮겨와 전재한다. 뭐 설마 표절로 날 고소하진 못하겠지? 문구는 데스킹(desking) 차원에서 내가 아주 약간 손봤음을 밝혀둔다. 괄호 안 파란색 '인용자 주'는 내 평이다. 사실 이번 부활절 휴일에 다녀온 다른 세계유산들은 거의 관광지화 되어서 언젠가 다시 가볼 기회가 있을 것도 같은데, 여기(그리스를 말함-인용자 주) 있는 김에, 가보기 어려운 세계유산들에도 한번 다녀와 보기로 결심했다. 나중 되면 다녀.. 2018. 4. 22.
정철(鄭澈, 1536~1593), 〈송강정사에서 묵으며[宿松江亭舍]〉 〈송강정사에서 묵으며[宿松江亭舍]〉 3수(首) [1]이름만 빌린 지 삼십년 되었나니, 借名三十載,주인도 아니고 손님도 아니라오. 非主亦非賓。띠풀로 겨우 지붕만 이어놓고서, 茅茨纔盖屋,도로 일어나 북으로 돌아갈 사람. 復作北歸人。 [2]주인이 객과 함께 이르렀을 때, 主人客共到, 저녁 호각소리에 물새 놀랐더라. 暮角驚沙鷗。 물새들 주인과 객을 배웅하려고, 沙鷗送主客, 물속 모래톱에 도로 내려앉는다. 還下水中洲。 [3]밝은 달 적막한 뜰에 떠 있거늘, 明月在空庭, 송강정사 주인은 어디를 가셨소. 主人何處去? 낙엽이 수북하게 사립문 가렸고, 落葉掩柴門, 바람과 소나무 밤 깊도록 이야기. 風松夜深語。 [해제] 송강정사(松江亭舍)는 증암천(甑巖川)이라고도 일컫는 담양 죽녹천(竹綠川) 가에 있는 송강정으로 원래 이.. 2018. 4. 22.
주희(朱熹)〈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 《주자대전(朱子大全)》 권9에 수록되었는데, 그 제목은 〈순희 갑진년 2월에 정사에서 한가로이 거처하다가 장난삼아 무이도가 10수를 지어 함께 놀러온 동지들에게 주고 한번 웃노라[淳熙甲辰仲春 精舍閒居 戱作武夷櫂歌十首 呈諸同遊相與一笑]〉이다. 〈무이구곡가〉 로 줄여 일컫는다. 무이구곡은 복건성(福建省) 숭안현(崇安縣) 무이산(武夷山)에 일대인데, 주희는 1183년 무이구곡의 제5곡에 무이정사(武夷精舍)를 짓고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을 지었고, 이듬해 이 〈무이구곡가〉를 지었다. 〈무이구곡가〉는 서(序) 1수와 1곡부터 9곡까지 각각 1수씩 열 수로 되어 있다. [1] 무이산 산속에 신선이 살고 있고 武夷山上有仙靈 산 아래 찬 냇물 굽이굽이 맑아라 山下寒流曲曲淸 그 속의 멋진 경치 아시고 싶거들랑 欲.. 2018. 4. 22.
기대승, 작년 불대산 시절이 문득 생각나서 〈작년 불대산에 있을 때 절구 한편을 완성한 적이 있었으나 진즉 잊었는데 느닷없이 기억이 나기에 빙그레 웃으며 적는다[去歲在佛臺山 嘗得一絶 既已忘之 率然記憶 一笑以識]〉 기대승(奇大升, 1527~1572) 홀로 산봉우리에서 넓은 하늘 바라보니, 孤倚巉峯望海天,미인은 대부분 저녁 구름 곁에 있었구나. 美人庶在暮雲邊。편지 보내 평안한단 소식 알려 주셨거늘, 書來為報平安信,깨알 같은 몇 줄 글에 구슬픔 적혔어라. 細字踈行記可憐。 출전 : 《고봉집(高峯集)》 권1 해제 : 이 시는 그간 주목을 받지 못하였는데, 자세히 음미하면 퇴계와 서신으로 사칠논쟁을 벌이면서 느끼는 고봉의 감정을 담은 시다. 1, 2행은 진원현 불대산 가파른 산봉우리에 올라 해 저무는 하늘의 붉고 곱게 물든 구름을 보며 저물녘 경치가 더욱 .. 2018. 4. 22.
도끼 도둑 《여씨춘추(呂氏春秋)》는 진 시황제 즉위 초년, 어린 진왕(秦王)을 대신해 그 godfather로서 秦 왕국을 한때 농단한 재상 여불위(呂不韋) 가 자기 집에 공짜 밥 먹으러 드나들던 식객(食客) 3천명을 동원해 만들었다는 백과전서로(台植案 ; 食客이란 말은 말이 좋아 客이니 실은 食蟲이다.), 흔히 약 1세기 뒤에 출현하는 유안(劉安)의 《회남자(淮南子)》와 비견된다. (台植案 ; 《회남자》 또한 한 고조 유방의 손자로 회남왕에 책봉된 유안이라는 자가 자기 집에 드나드는 식객 3천명을 끌어다가 編한 백과전서다. 이 3천이란 숫자는 공자가 거느린 문도가 3천이라 하고, 낙화암에 풍덩 했다는 의자왕 궁녀도 3천이라 하며, 또 3천 갑자 동방삭이라 했듯이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항용 끌어다내는 비유적 숫자일 .. 2018. 4. 22.
사고전서 총목제요에 자주 보이는 '已著录(이저록)'에 대하여 이충구 등이 옮긴 《이아주소(爾雅注疏)》(전6권, 소명출판, 2004년 12월) 권1 49~51쪽에는 그에 해당하는 일종의 해제편인 《이아주소》 흠정사고전서(欽定四庫全書) 총목제요(總目提要)를 끌어와 그것을 모두 옮겼거니와, 다음 구절 “(邢)昺有《孝經疏》, 已著錄”(49쪽) 을 이충구 등은 “형병은 《孝經疏》(효경소)가 있는데 이미 기록에 나타나 있다”(51쪽) 고 옮겼지만 이는 오역이라 다음과 같이 옮겨야 한다. “형병에게는 《孝經疏》라는 저술이 있거니와 이는 이미 《四庫全書》 앞에다가 실었다” 이 말은 다시, 이 《사고전서》 중 '효경소' 항목을 보면, 형병 개인에 관한 기록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되므로, 이곳에서는 그에 대한 중언부언을 생략한다는 뜻을 담았다. 다시 말해 형병이라는 사람 행적은.. 2018.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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