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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244

조선시대 신권臣權이라는 용어는 타당한가 조선시대의 정치체제를 설명하는 용어로 왕권과 신권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서 신권이라는 것이 좀 모호한데, 신권이 신하의 권력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신하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인지가 모호하다. 대개 인권이라고 하면 시민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신권이라고 하면 후자, 신하의 권리를 떠올리기 쉬운데 신권이라는 용어를 쓰는 측에서는 신하의 권력을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신하의 권리를 의미한 것인지 아리송하다. 간단히 말하면 신하의 권리라는 것은 동아시아의 왕조 체제에서는 출현하기 어렵다. 신하가 왕에게 적극적으로 간하고 정치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해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절대권력인 왕권을 보필하기 위한 명분이지 신하의 권리라고 주장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당시 사람들은 신.. 2024. 7. 14.
니덤 퀘스천과 라이프워크 학자는 평생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쓴다. 이 논문이 산만하게 주제가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실로 꿰어낼 수 있으면 큰 주제가 만들어진다. 사실 이 정도 하기도 쉽지 않은데, 이보다 더 높은 단계의 연구라면과학사로 유명한 조지프 니덤의 소위 니덤퀘스쳔 (Needham Question)을 참고할 만 하다. 니담은 자신의 연구에 대한 평생의 주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주제는 다음과 같다. "Needham's Grand Question", also known as "The Needham Question", is this: why had China been overtaken by the West in science and technology, despite their earlier successes? 쉽게 말해서 .. 2024. 7. 13.
조선시대 미라 연구에 대한 서지 블로그 이 블로그에 여러 차례 이야기한 대로, 필자는 조선시대 미라 조사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 앞으로 조사는 오창석, 홍종하 두 교수에 의해 진행될 것임을 여러 차례 밝혔다. 필자가 지난 20년간 진행해온 연구를 그대로 묵힐 수는 없어 현재 단행본으로 정리 작업 중인데, 이 외에도 온라인 상에 한글로 해제를 간단히 붙여 놓은 조선시대 미라 연구에 대한 서지 블로그를 하나 준비했다. 지금은 틀만 잡은 상태이고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한글로 서지 해제를 논문마다 붙여 둘 생각이다. 논문에 대한 링크는 어차피 온라인 서칭하면 다 나오는 논문들이라 피차 번거로울 것 같아 붙이지 않았다. 완전히 완성된 형태는 아니지만 가끔은 들려들 주시기를 바라고, 어쨌건 20년간의 작업의 결과물이라 새로 이 작업을 이어 받는 .. 2024. 7. 13.
박물관과 창작의 영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는 박물관에서 논문의 영감을 많이 받는다. 어떤 특정한 전시물이 계기가 될 때도 있고 그냥 박물관 안을 걷다가 영감을 받을 때도 있다. 필자의 논문에 자연과학적 접근법 이외에 인문학적 풍조가 조금이라도 녹아 있다면 그 성과는 99.99퍼센트가 박물관 덕이다. 필자에게 있어 박물관은 선생없는 학교이자 강요하지 않는 교과서다. 2024. 7. 13.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야 하는 문화계 쇼스타코비치의 이 유명한 곡도 한국에서 80년대 이전에는 연주 금지였다. 앞서 쓴 글에 이어 약간만 더 쓴다. 장황하게 쓸 생각 없다. 문화계 역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야 한다. 수준 높은 뭔가를 설정해 놓고 이걸 알아야 제대로 보인다던가 이런 이야기 누가 그래? 그런 거 없다. 물론 작품이나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필자는 문화혁명식의 무식함이 진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라는 것은 어떠한 종류의 절대선적 해석이 배격되어야 한다. 일체의 이론은 조언일 뿐이어야지, 이걸 알아야 제대로 보인다던가, 특히 아예 뵈지도 않는 걸 가지고 이걸 알면 안 보이던 게 보인다던가 이런 이야기는 그 자체 반문화적이고, 파시즘적이고, 또 쇼스타코비치를 반쯤 죽인 사회주의 리얼리즘.. 2024. 7. 13.
사회주의 리얼리즘 사람들이 느끼는 미에 대한 감정의 자발성을 무시하고, 이데올로기적인 교육에 의해 미의 기준을 바꿀 수 있고, 사람들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바탕이 된 이론이 바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다. 뭐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한국 학계에서 밑바닥이 빵꾸가 잘 정도로 떠들었으니 필자 같은 문외한의 이야기는 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필자의 경험만 하나 이야기 하고자 한다. 필자가 대학생 때, 그때 비로소 사회주의권 영화 음악들이 해금되기 시작했다. 쇼스타코비치가 80년대까지 금지음악이었다면 믿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쇼스타코비치는 연주 금지였다. 80년대까지. 쇼스타코비치가 해금되어 연주되기 시작하던 때의 감동은 생생하다. 그맘 때-., 소위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대한 이야기도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는데 북.. 2024.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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