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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485

SCI 논문 쓰느라 날 샌 조선시대 조선시대에 한문 읽는 건 둘째 치고 한문으로 글 짓고 동문선 백 이십 몇 권을 쉽게 보는 것을 많이 보는데, 필자가 보기엔 우리나라는 한문 때문에 나라 망했다. 한문 익히고 쓰는 그 노력의 10분의 1만 국문에 신경 쓸 겨를이 있었으면 우리나라는 지금보다 100배는 많은 인문적 자산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21세기에도 SCI 논문 한 편 쓰려면 머리털 다 빠지는데 조선시대에 한문으로 글 짓고 시 쓰고 동문선에 왕조실록에 고려사 도대체 왜 그렇게 한문에 집착해야만 했을까? 딴 거 없고, 과거제 때문이다. 과거제의 시험과목이 딱 정해지면 식자층은 거기서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다. 조선시대 내내 사림들은 과거제의 폐단을 지적했지만 문과는 고사하고 사마시라도 붙으려면 과거 시험 공부를 안 하면 어쩔 건데? 젊.. 2024. 3. 5.
문명의 구조 문명은 다양한 사회적 구조 위에서 피어난다. 한국과 일본-. 임란 이전 상황을 보면 이렇다. 한국: 목판인쇄물이 다량 나오며 과거제가 11세기 이후 계속된다. 한문의 이해와 그 배경 사상에 익숙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문제는 이런 식자층 외에는 문자 그대로 그 외에는 까막눈. 이번에는 일본: 목판인쇄물의 기원은 헤이안시대까지 올라가지만, 한국만큼 보편화하지는 못했다. 책은 대부분 필사본이다. 인쇄본은 중국이나 한국에서 인쇄된 것이 많다. 심지어는 칙찬서도 필사본이다. 무가정권 이후 한문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 심지어는 스승을 자처하는 이들도 한문을 쭉쭉 읽어내려가는 이들이 드물다. 한문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들은 공경 아니면 스님으로 숫자가 많지는 않다. 그런데... 15세기 조선의 기록을 보면.. 2024. 3. 5.
늙어감의 관찰 사람이 늙어감을 느끼는 시기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50대 중반까지는 거의 그런 변화를 느끼지 못했는데 50대 후반 들어 매년 다르다는 것을 절감한다. 이러한 신체-정신적 변화는 대개 늙어감을 두려워하는 노인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감추게 되므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을 찾아봐도 성장기 청소년의 변화에 대해서는 설명이 많지만 노인의 변화에 대해 디테일하게 적어 놓은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마다 차이가 큰 탓도 있고 앞에서 쓴 것처럼 노인들이 그 변화를 감추는 탓도 있다. 자신이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늙어간다는 것은 학자라면, 과학자라면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억력은 어떻게 감퇴하는가, 신체적 변화는, 정신적 활동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이런 류의 정보와 기록.. 2024. 3. 5.
[당시]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 유희이劉希夷 洛陽城東桃李花 飛來飛去落誰家? 洛陽女兒好顏色 坐見落花長嘆息。 今年花落顏色改 明年花開復誰在? 已見松柏摧為薪 更聞桑田變成海。 古人無復洛城東 今人還對落花風。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寄言全盛紅顏子 應憐半死白頭翁。 此翁白頭真可憐 伊昔紅顏美少年。 公子王孫芳樹下 清歌妙舞落花前。 光祿池台文錦繡 將軍樓閣畫神仙。 一朝卧病無相識 三春行樂在誰邊? 宛轉蛾眉能幾時 須臾鶴髮亂如絲。 但看古來歌舞地 惟有黃昏鳥雀悲。 이 시는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이 구절 때문에 유명해진 시인데, 시 전체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비단 저 구절만 절창이 아니다. 늙어갈 수록 시인의 눈에는 봄이 더 눈부시다. 2024. 3. 4.
의학이, 생명과학이 인문학과 합일할 수 있을까 그런 부분이 가능 하다면 필자에게 남은 15년 남짓의 정신적 생산활동을 이런 쪽에 기울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024. 3. 4.
조선침략에 집안을 날려 먹은 히데요시 히데요시가 말년에 조선을 쳐들어가지 않았다면 일본사 향배는 알 수 없다.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략할 때 이에야스를 끼우지 않은 것은 히데요시의 이에야스 정벌 때 이에야스에게 치명적 일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 일격이 참으로 매서운 것으로 히데요시는 어찌어찌하여 이 전쟁을 승리로 마무리 하기는 했는데 그 이후 죽을 때까지 이에야스 눈치를 봤다. 그 자신 관백으로 올라가 있을 때도 이에야스를 포섭하기 위해 심지어는 자신의 어머니까지 인질을 보내고 친동생을 이혼시켜 이에야스의 정실 부인으로 보낼 정도였고, 조선침략 때도 결국 히데요시는 이에야스를 믿지 못해 이에야스 없이 조선정벌을 감행했다. 히데요시로서는, 조선정벌을 성공했거나, 그게 아니면 조선을 쳐들어가지 않거나 둘 중의 하나만 했더라도 아마 집안은 계속 ..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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