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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422

도교로 부활한 묵자 교단 중국의 선진先秦 전국시대와 진한秦漢시대를 둘러싸고 내가 최대의 미스터리로 여기는 바는 묵자 교단의 행보다. 꼴을 보면 공자보다는 한 세대 정도 아래였을 묵자를 개창주로 받드는 묵자교단은 적어도 장자 맹자시대까지도 극강을 구가했다. 한데 그런 묵자교단이 장주-맹가이후 종적도 남기지 못하고 깡그리 사라진다. 묵자 교단은 묵자 사후에 여러 파로 갈리지만, 그 핵심은 군대를 방불하는 강고한 무력 체계에 있다. 일전에 지적했듯이, 그리고 이미 선학 중에 장태염인지 장병린인지가 지적했듯이 묵자 교단은 전한시대를 지나서 오두미도로 화려하게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도교 이거 태생에 대해선 참말로 말이 많지만 이들 선학도 그렇고, 다른 무엇보다 내가 아무리 연구해 봐도 그 뿌리는 묵자다. 내가 묵자를 중시하는 까닭이다.. 2023. 10. 17.
중구난방 개족보 고고학용어 왕릉군 무덤은 사비시대 백제 여타 고분이랑 마찬가지로 구조로 보면 모두 횡혈식석실분橫穴式石室墳이다. 나아가 시신을 안치하는 무덤방인 석실石室은 편편 넓적한 돌인 판석板石으로 마치 상자처럼 짜서 만들었다. 횡혈식 석실분이란 무덤방은 돌로 쌓되, 바깥에서 무덤방으로 통하는 길을 별도로 마련한 무덤을 말한다. 그 무덤을 측단면으로 보면, 무덤방으로 통하는 무덤길이 마치 수평을 이루는 까닭에 ‘횡혈식’이란 수식어를 단다. 횡橫이란 수평을 의미한다. 한자어로는 흔히 ‘연도羨道’라고 하는 무덤길은 거의 예외 없이 무덤방 남쪽으로 연결된다. 하긴 무덤 역시 다른 건축물과 마찬가지로 남향을 하고, 북쪽에는 대체로 기슭이나 구릉 쪽이니 남쪽으로 마련할 수밖에 없는 숙명이 있다. 다만, 무덤방 남쪽 벽면 중에서도 무덤길 .. 2023. 10. 15.
황로지술黃老之術, 정치를 고주망태로 격상한 노자식 통치술 사기나 한서, 혹은 후한서, 혹은 동관한기 같은 전후한 시대를 서술한 문헌을 읽다 보면 심심찮게 "황로지술黃老之術" 혹은 "황로지학黃老之學"이라는 표현을 만나게 되거니와, 이 말을 요새 매우 거창하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지만, 적어도 이런 문헌에 등장하는 맥락에서 그 의미는 실로 간단해서 "노자"라는 뜻이며 더욱 구체적으로는 "무위지치無爲之治"를 말한다. 이는 거의 맥락으로 보면 강압 정치, 혹은 법령을 앞세운 통치에 대비되는 말로써, 거의 순수 법가나 순수 유가에 대한 대칭으로 사용된다. 황로학에 충실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그가 왕이건, 고위 관료건 간에 상관없이 인위적으로 간섭하는 일 없이, 흘러가는 대로 맡겨둔다. 황로학에 충실한 황제나 관료는 특징을 보면 평소 그 자신은 고주망태가 되어 "이런.. 2023. 10. 14.
학술대회 보도자료 사례 분석, 문화재청의 경우 (1)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마루장식기와 앞서 학술대회 보도자료를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를 간단히 논했으므로, 이제는 그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네 보도자료 서비스가 내포한 문제점들을 짚어보기로 한다. 사례로는 딱 한 군데 기관을 정했으니, 문화재청이라, 그런 까닭은 워낙에나 이쪽 문화재 업계에서는 비중이 크고 중요한 기관인 까닭이지, 딴 이유 없다. 따라서 혹 재수없게 왜 우리냐 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 사례 분석은 개선을 위한 제언에서 시작한 것이다. 2023년 10월 14일 현재 문화재청 홈페이지 보도자료에서 학술대회 라는 키워드만으로 검출한 보도자료 최근 현황을 보면 앞 캡처와 같다. 먼저 현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2023-05-16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보도자료를 본다. 한ㆍ중ㆍ일 왕실 마루장식기와 관련 연구 성과 발표 / 5.18. 국립고궁.. 2023. 10. 14.
평야의 탄생, 수리조합이 초래한 혁명 해마다 이맘쯤이면 익어가다 수구리는 나락이 펼치는 장대한 풍경 무대를 일컬어 평야平野라 하거니와 이 풍경은 놀랍게도 수리조합의 선물이다. 따라서 그 대부분은 식민지 시대 이후에나 가능한 풍경이다. 우리가 아는 평야 대부분은 실상 근대의 무자비한 침탈이 초래한 풍광이다. 이는 무엇으로 증명하는가? 첫째 기록이 그렇고 둘째 고고학 발굴이 증명하니, 전형적인 평야라는 곳 제아무리 파제껴봐라 단 한 곳에서도 농경 흔적 없고 사람이 디딘 흔적 없다. 그렇다면 고려 조선시대 대지주는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평야라기에는 쪽팔리기 짝이 없는 계곡간 논밭을 말할 뿐이다. 우리가 지금 평야라고 부르는 곳은 농사를 지을 수가 없는 불모지였다. 왜? 비가 조금만 왔다하면 침수되는 까닭에 누구도 그곳을 개간할 생각을 하지 않았.. 2023. 10. 14.
안태安胎문화, 그 그랜드디자인은 어찌 짤 것인가? 안태安胎는 장태藏胎라고도 하며,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탯줄을 봉안하는 방식 일체와 그것을 둘러싼 사회관습, 관념 일체를 일컬어 안태문화 혹은 장태문화로 카테고리라이제이션할 수 있을 것이니, 이 안태문화는 그것을 땅에다가 매장한다는 점에서 실상은 동시대 시체 매장과 궤를 같이한다. 그런 까닭에 이 안태문화가 전개하는 양상을 보면 동시대 시체매장문화재 패턴과 다른 바 없다. 이 공통하는 분모를 그랜드디자인이라 할 수 있거니와 다만 안태가 시체 매장과 다른 점은 전자가 갓 태어난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한다는 점에서, 이미 그런 삶을 다하고 티끌로 돌아가는 과정에의 시작인 시체 매장과는 갈 길이 다르다. 다만, 그럼에도 그것이 매장이라는 점에서 하등 다를 수는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안태는 시종일관해서 동시.. 202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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