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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2405

《신라 seven kings論》(4) 한문을 이두로 해석하는 코미디 울진 봉평 신라비나 영일 냉수리 신라비나 모조리 가릴 것 없이 그에 적힌 문장은 한문이다. 거기에 신라식 요소가 보인다 해도, 근간은 한문임은 하늘이 두쪽나도 변할 수 없다. 한문에서 'A等'이라고 하면, 말할 것도 없이 'A와 기타등등'이라는 뜻이다. 이건 천자문만 해도 아는 구문론이다. 냉수리비에서 보이는 '此七王等'은 이들 일곱 왕과 기타등등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왕이 일곱이 아니냐, 그러니 일곱 왕과 기타 등등이 아니냐 하겠지만, 이들 일곱이 누구인지는 그 바로 앞에 나온다. 그들 중 (갈문)王을 冠稱한 이는 오직 한 명 뿐이다. 나머지는 그 아래에 포진한 신하들이다. 그래서 '갈문왕과 기타등등'이라 한 것이다. 같은 냉수리비에서는 이와 똑같은 구문이 무려 세 군데 네 군데나 나온다. 그래 너희 .. 2018. 7. 29.
《신라 seven kings論》(3) 왕이 일곱? 웃기는 짬뽕 다음과 같은 역사 가정을 해 본다. 옛날 신라라는 왕국 서기 500년에 김태식 대물왕(大物王)과 홍승직 국무총리, 기호철 교육부장관, 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기조실장, 신영문 교육부 대학교육정책과장, 유제욱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체육과장, 이재호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사무관이 모여 재미교포 미련곰탱이라는 여인이 관계된 재산 분쟁건을 함께 논의한 결과, ‘此七王等’(A)이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모든 재산은 미련곰탱이가 갖는다.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 사지를 찢어죽인다.” 이런 결정 내용은 홍길동 과장, 전우치 사무관, 심청이 사무관, 춘향이 사무관, 어우동 주무관, 배비장 주사, 별주부 주사 ‘此七人’(B)이 현지에 전달하고 비석을 세워 기록한다. 묻는다. ‘此七王等’(A)은 누구인가? 이 문제를 함께 논의.. 2018. 7. 29.
《신라 seven kings論》(2) 음경 45센티 대물왕 김태식 다음 두 문장을 보자. (A) 옛날 신라라는 왕국에 김태식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왕은 음경(陰莖) 길이가 45센티미터였다.(B) 옛날 신라라는 왕국에 김태식이라는 대물왕(大物王)이 살았다. 왕은 음경 길이가 45센티미터였다. 먼저 (A)를 본다. 말하는 사람이 '김태식이라는 사람'과 '왕'을 동일시했을 때, 이것이 이상한 문장임을 낌새 챈다. 그것은 바로 '호응'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바로 다음 문장에 김태식을 왕으로 지칭할 조건이 그 앞 문장에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달되려면, 저 문장은 예컨대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A) 옛날 신라라는 왕국에 김태식이라는 왕이 살았다. 왕은 음경(陰莖) 길이가 45센티미터였다. 반면 (B)에서는 그 바로 앞에.. 2018. 7. 29.
《신라 seven kings論》(1) 문법과 호응 문법 혹은 언어학에서 말하는 법칙을 형이상학 혹은 관념에 속하는 그 무엇이라 대단하게 치는 경향이 있지만, 이 문법이라는 것이 사람의 인지 능력을 상회하는 일은 결코 없어 그것은 언제나 실생활의 영역을 탈출하지 아니한다. 문법 혹은 언어학에서 고상하게 내세우는 개념 중에 '일치' 혹은 '호응(sequence or agreement)'이란 요물이 있다. 예컨대 A boy is standing there라 했으면, 그 뒤에서 a boy를 지칭할 대명사는 모름지기 he여야지 she 혹은 it 혹은 they가 될 수 없는 이치가 바로 호응이다. 이것이 무에 대단한 발견이겠는가? 이런 호응은 언어학 혹은 문법을 배우지 않아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생득적(inborn)으로 지니고 태어난 능력이다. 물론 그런 능력을 .. 2018. 7. 29.
역사와 문법, 영일 냉수리 신라비와 송산리 6호분 명문 전돌의 경우 예서 문법이란 grammar를 말한다. 전근대 한국사는 절대 다수 기록이 한문이거나 혹은 한자를 빌린 이두류이니 개중 한글문헌이 15세기 이후 일부 있다. 한문은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덮어놓고 읽고 쓰기를 강요하나, 엄연히 한문은 문법 체계가 있는 언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걸 망각하면 평지돌출 파천황 같은 억설이 난무하거니와, 하시何時라도 이를 떠나서 텍스트를 대할 수는 없다. 내가 신라 냉수리비문에 등장하는 '此七王等 차칠왕등'을 '이들 일곱 왕들(these seven kings)'이라고 결코 볼 수 없는 가장 주된 전거로 내세운 논리가 grammar다. 그 grammar 중에서도 호응互應이었다. 무슨 판결에 관여한 일곱 중 왕은 오직 갈문왕 한 명인데 어찌하여 나머지 여.. 2018. 7. 29.
필담筆談, 말을 대신한 문자의 소통 내장한 사진 정보를 보니, 촬영일자가 2007년 10월7일이라 박힌다. 중국 사천성 아미산 인근 낙산대불樂山大佛이라는 당나라 시대 거대한 강안江岸 불상을 친견하러, 배를 타고 가는 길이다. 강이 아니라 바다처럼 보이나, 이곳은 종국에는 장강長江이라는 거대한 강을 형성하는 지류 중에서도 세 강 줄기가 합쳐지는 지점이라, 벽돌탑이 희미하게 돌출한 저 강안 작은 산 오른편 강안에 전면을 바라보는 낙산대불이 서 있다. 내가 이곳은 아마 세 번인가 찾았다고 기억하거니와, 개중 첫 번째 아닌가 한다. 이때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과 월간조선 사진부장 출신 퍼타그러퍼 이오봉 선생, 《한국의 고고학》 발행인이자 도서출판 주류성 업주 최병식, 그리고 나를 포함한 네 명이 동행했다. 대불 현장으로 접근하는 배는 이곳 .. 2018.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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