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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692

여명黎明 & 비상飛上 오늘 새벽 차를 몰아 용인 내동마을로 날았다. 65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내동마을 연꽃마을엔 해가 뜨지 않은 미명이었다. 이윽고 동산 너머로 해가 떠오르는데, 석양만큼이나 불그레했다. 시간이 조금 흘러, 해는 동산 위를 날 듯이 걸텄다. 어떤 새인지 내가 알 수가 없으나, 온통 깃털이 흰 세 마리가 삼각편대를 이뤄 고공비행을 시작한다. 역광을 진 새는 순간 까마귀로 변신한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해는 또 다시 떠올랐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 2018. 8. 4.
용인 내동마을에서 로터스 플라워 감상하며 서울 사람들한테 연꽃 구경이라면 시흥 관곡지나 양평 세미원이 언뜻 떠오르겠지만, 그보다 조금 먼 곳에 아직은 덜 알려진 연꽃 테마단지로 용인 처인구 원삼면 내동마을이란 곳이 있으니, 견주건데 이곳은 화장 잔뜩 하고 강남 미장원에서 한껏 머리치장한 저들에 견주어 그런 인위의 냄새가 훨씬 덜한 곳이라, 그런 번다함과 치장을 싫어하거나 물린 사람들한테 추천하고픈 곳이다. 내동마을엔 각종 대포와 은폐 엄폐용 복장으로 중무장한 언필칭 사진작가 혹은 그 지망생, 혹은 그 동호회 멤버들도 없고, 사람이 적거나 매우 한산한 곳이라 이들을 상대하는 노점상도 없거니와 이들을 겨냥한 전업 상가도 아직 발달하지 아니했다. 장식과 치장을 아직은 모르기에 우리가 일본의 잘 다듬은 정원이나 유럽의 공원과는 왕청나게 달라 한산과 고.. 2018. 8. 4.
휴가는 아무리 길어도... [중국어 한 마디] 假期再长也短,工作再短也长。 휴가는 아무리 길어도 짧고, 근무는 아무리 짧아도 길다. *** 중문학도 홍승직 선생 페이스북에 오른 글을 쌔비왔다. 2018. 8. 1.
부끄러움을 많이 탄 민속박물관 과장 같은 사람인데도 기자가 보는 사람과 그 조직에서 보는 사람이 달라 곤혹스러울 때가 무척이나 많다. 비단 기자뿐이겠는가? 기자를 대하는 그쪽에서는 늘 기자를 기자로 대하기 마련이며, 그래서 무척이나 말 한 마디를 조심해야 하며, 반드시 해야 말도 한껏 정제해서 해야 한다. 그런 까닭에 소위 취재원으로 만나는 사람한테 기자가 안 좋은 인상을 지니기는 쉽지가 않다. 내가 기자인 줄 알고 나를 만나는 사람은 언제나 나한테는 예의 바르고, 공손하게 보이기 십상이다. 오늘 우리 곁을 떠난 박호원 선생도 나한테 그리 박힌 인상인지 못내 저어함이 있기는 하지만, 이래저래 그가 생평 직장처럼 삼아 보낸 국립민속박물관 사람들한테도 수소문한 결과와 내가 생전에 그이한테 받은 인상은 무척이나 합치하는 면이 많아 적이 안심이 .. 2018. 7. 24.
내가 기억에서 지워버린 인연의 흔적 바로 앞선 글, 그러니깐 20년전 내가 만난 초등학교 선생님 이야기는 내가 그 내력을 똑똑히 기억하는 20년 전 내 기사지만, 그 반대편엔 전연 그렇지 아니한 기사가 많아,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비슷한 시기 내 기사 역시 그런 축에 든다. 기자들한테 행정기관이 배포한 무미건조한 보도자료가 주로 그런 축에 많이 들 수밖에 없으니, 본인이 본인 노력을 들여 취재하고 가공해서 만든 기사에 아무래도 정이 가기 마련이고, 그런 기사가 오래도록 그 기자 뇌리에 남을 수밖에 없다. 문화재청이 오랜 노력 끝에 산하에 문화재 전문 인력 양성을 표방하는 한국전통문화학교라는 4년제 대학 설립 허가를 득하고, 그 문을 열어 1999년 말 첫번째 신입생을 모집하니, 이들이 2000학년도 제1회 입학생이 된다. 전통학교라 하니.. 2018. 7. 24.
20년만에 다시 조우한 어느 초등학교 교사 딱 20년 전인 1998년, 그때 나는 지금과 여전히 같은 연합뉴스라는 곳을 직장으로 삼기는 했어도, 일하는 부서는 지금과 같은 문화부가 아니라 사회부라는 데였다. 소속이 다르다 함은 하는 일이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해 나는 소위 경찰기자라는 것을 하다가 그해 중반쯤 담당이 바뀌어 서울시교위와 기상청을 맡게 되었으니, 이 시절이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해직시절에 비견할 만한 황금기였다. 왜인가? 사회부에서도 시교위와 기상청은 업무 부담은 거의 없고, 거의 모든 보도는 소위 풀(공유)이 원칙이라, 다른 기자를 물먹이는 일도 없었고, 내가 물을 먹을 위험성도 없었다. 게다가 대성학원이니 종로학원이니 중앙교육이니 하는 입시학원도 나와바리에 둔 까닭에, 이들이 가끔씩 기자실로 와서는 실로 적절히 때거리로 마.. 201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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