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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2006

칼질하는 기자들 망년회 부서 망년회다. 언론사 망년회 풍경도 급속하게 변해 폭탄주 돌리는 그런 시대는 일찍 갔다. 칼질 하지 않는 망년회는 부원들이 얼굴도 안비친다. 분위기 나야 하고 육질은 좋아야 한다. 맛도 나야 한다. 품격이 있어야 한다. 삼겹살에 소주? 그리고 양주? 아무도 안온다. 디저트도 이리 생겨야 한다. 우째 먹는지도 몰라야 한다. 물으니 톡 꺼자무라 한다. 이래야 망년회에 사람이 모인다. 2019. 12. 10.
도너츠 바른 설탕 같은 서리 나는 서리가 좋다. 눈 같잖아서 좋다. 밟아도 뽀드득 소리가 나지 아니한다. 사각사각하는 그 느낌이 좋다. 때론 그 소리가 뼈를 깎는 듯해서 께름칙하지 아니한 것도 아니지만 눈만큼 시건방지지 아니해서 좋다. 배추 숨을 죽이는 소금 같아 좋다. 각설탕 바른 듯 해서 좋다. 도너츠에 대롱대롱 달린 설탕 같은 그 느낌이 좋다. 그리 화려치 아니하면서도 은은하달까? 이 정도면 천상 설탕이다. 소금 대신 서리를 덮어보자. 온통한 서리가 좋다. 2019. 12. 10.
간수와 비지, 그리고 두부 내가 즐겨보는 방송 프로그램 중에 TvN 《나는 자연인이다》가 있는데, 대체로 출연자는 남성이 압도적이고 배경은 가끔 섬이 등장하기도 하나 산촌이 압도적이다. 얼마나 신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갖가지 사연, 대체로 아픔을 안고서는 은거한 사람들 이야기다. 그네들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험지에서 혼자서 집을 짓고 밭을 일구고 밥과 반찬을 해 먹는데, 하나같이 하는 말이 그 요리가 "어린시절 엄마가 해준 요리"라고 하더라.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 역시 엄마가 해주던 요리를 떠올리곤 하는데, 개중 압도적으로 기억에 강력한 것으로 두부 만들기가 있다. 물론 그렇다 해서 그 두부 만드는 공정이 뚜렷이 남은 것은 아니라서, 지금 당장 나한테 그 재료가 주어진다 해서, 내가 그것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억력이 .. 2019. 12. 8.
'빈집털이 흥행' 중인 '겨울왕국2' [주말극장가] '겨울왕국2' 1천만명 카운트다운송고시간 | 2019-12-06 08:18 땅 짚고 헤엄치기란 말은 더는 웃기지 않는다. 한데 들을 적마다 키득키득 웃음을 자아내는 표현이 있다. 주로 영화계에서 경쟁자 없이 특정한 영화가 독주하는 현상을 묘사할 적에 '빈집털이 흥행' 혹은 '빈집효과'라는 말을 쓰곤 한다. 이 표현 유래가 어케 되느냐 물었더니 영화담당기자도 가끔 쓴다는 대답만 한다. 빈집털이 흥행이라....혹 내가 몰라서 그러는데 이에 정확하게 해당하는 영어 표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전에 말했듯이, 축구 전술 중에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일러 '버스 세우기'라고 한다. 이 전술에서는 전방에 공격수 한 명, 혹은 때로는 아예 공격수도 수비진으로 내려서는 골키퍼를 제외한 10명 필드 플레이어.. 2019. 12. 6.
아무일이 없던 2019년 12월 5일 목요일 《명사明史》인지 《청사靑史》인지는 기억에 없다. 아마도 후자 쪽인 듯한데, 암튼 그 본기 중 한 해에는 "이해에 아무 일이 없었다"는 대목이 있다. 일이 없으면 심심한 법이다. 2019년 12월 5일 목요일..어제가 문화부엔 그런 날이다. 암일이 없었다. 이렇다 할 평지풍파도 없었고 이 계절 운수다한 목숨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나 죽어간 사람도 없다. 내가 이 공장 문화부장으로 온 2018년 4월 이래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 이런 날은 처음이 아닌가 한다. 물론 진짜로 아무일이 없었겠는가? 역사로 기록할 만한 일이 없었고, 그에 상재할 가치가 있는 사람의 죽음이 없었을뿐 어제도 무수한 생명이 죽어나갔다. 그렇다고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멈춘 것도 아니요 시간은 또 흘렀고 내가 디딘 땅도 그만큼 옮겨.. 2019. 12. 6.
누에도, 소도 사라진 뽕이파리 수송동 우리공장 인근엔 목은영당이 있고 그 앞엔 언뜻 수령 백년은 넘었음직한 뽕나무 노거수가 있어 그제까지만 해도 시퍼러둥둥하던 이파리 무성하다가 오늘 보니 모조리 지상으로 낙하해 저 모양이라 간밤에 혹 서리라도 내린 여파 아닌가 한다. 저리 곤두박질한 뽕이파리 쇠죽 끓이고 토끼 겨울 에 먹일 요량으로 쟁여놓기도 했으니 이 뽕이파리 저들 초식동물 환장하는 까닭이라 뽕이파리 말라가는 냄새 독특해 인간한텐 그리 정겹진 않은 편이다. 한창 자라기 시작할 땐 누에 주식이라 하지만 요새 누에치는 사람도 없고 그걸 권장하며 쇼하는 왕비도 사라진지 오래라 더구나 이맘쯤 그 차지여야할 소 토끼도 사라졌으니 시대는 순식간에 그리 와 있더라. 2019.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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