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우산속 aging
제주 앞바다까지 치고 올라온 태풍 콩레이 여파라 하는데, 아침부터 종일 비가 그치지 아니한다. 한반도 남쪽을 관통한다는 예보가 있거니와, 그런 엄포만 놓다 시름시름 앓다 가 버린 저번 태풍보단 분명 위력이 센 듯, 녹조 범벅인 지난 여름에나 올 것이지, 왜 이 계절이란 말인가? 저들은 우리 공장 인부들이거니와, 우산을 보면 그 우산을 걷어치지 아니해도, 그것을 쓴 사람 연령대를 짐작하거니와, 저런 파라솔형 골프형 우산은 나이들수록 선호하거니와, 실제 저 큼지막한 우산 아래 고난의 연초 행진을 마치고 공장으로 복귀하는 저들은 나이로 보면 쉰 안팎이다. 그에 견주어 젊을수록 대가리만 덮을 만 해서, 접으면 한줌인 접이형 초간단형을 선호하니, 이 비 그치면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에 쏙 넣고는 표표히 사라진다. ..
2018. 10. 5.
풍납토성, 무령왕릉, 그리고 권오영
여러 번 이곳저곳에서 말했듯이, 나한테 《직설 무령왕릉》은 해직이 준 선물이었다. 나는 2015년 11월28일, 연합뉴스에서 해직되었거니와, 졸저는 이듬해 4월 30일자로 찍혀 도서출판 메디치미디어에서 나왔다. 해직을 축복으로 여긴 나는 이때다 싶어, 기간 미룬 일이나 이참에 마침표를 찍자 해서, 나아가 뭐 이래저래 소일거리 삼아 옛날 원고를 뒤척이며, 이 참에 그 옛날에 사산死産한 무령왕릉 원고 정리에 들어가기로 했으니, 그리하여 마침내 저 졸저가 나왔다. 남들 생각보다 일이 훨씬 빨리 진행된 까닭은 실은 그 원고가 2001년에 이미 완성을 본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15년이 흘러버렸으니, 손볼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거니와, 무엇보다 그 사이에 무령왕릉을 둘러싼 무수한 변동이 있었다. 지금..
2018.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