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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남은 활옷, 문득 떠오르는 옛날 이야기 1950년대 말, 의류학자 난사 석주선 선생은 제자들과 함께 창덕궁을 드나들고 있었다. 창덕궁 창고에서 먼지를 벗삼고 있던 조선시대 공주의 혼례복-활옷을 복제하기 위해서였다. 1:1로, 옷감부터 수놓는 법, 수실 색깔까지 그대로 만들기로 했다. 당연히 실측이 뒤따라야 했고, 당시 창덕궁 안에 있던 구황실재산사무총국의 협조를 얻었다. 어느 날이었나, 난사 선생이 작업실에 와 보니 작업 중이던 활옷이 어딘가 달라보였다. 수실 색이 바뀐 건 물론이고 수놓은 무늬나 배색이 천양지차였던 것이다. 이에 선생은 그야말로 그 수실을 '쥐어뜯었다.' 그리고 제자들이 들어오자 매섭게 꾸짖었다. "우리가 하는 것은 옛 어른들의 솜씨를 재현하는 것이지 창작이 아니다." 제자들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저.. 2023. 10. 8.
고고학에 드리는 고언 (5): 영문 사용의 문제 영문 사용의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부연해 본다. 필자는 지금까지 쓴 논문 대부분이 영문으로 되어 있어 한글 논문이 별로 없다. 이는 필자가 활동한 30-50대까지의 학술논문 출판 환경과도 관련이 있는데, 일단 국내에 묶이지 않고 국제적으로 관련 학자들과 교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시기에는 영문 논문 출판이 아니고서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10년 전만 해도 필자는 우리나라 국문학술지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막론하고 영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의 강력한 옹호자였다. 그런데 요즘 시대가 바뀐다는 것을 절감하여 이 부분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필자의 최근 경험을 하나 이야기 해본다. 필자는 최근 이름을 대면 알 수 있는 일본 고고학 잡지 특집호를 하나 일본학자와 함께 편집하고 있는데, 해당 특.. 2023. 10. 8.
한국고고학회도 이젠 대국민 서비스를 할 때다 바로 앞선 기사에서 신동훈 교수께서 한국고고학에 드리는 고언이라는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그 학술지 공개 문제를 거론했기에 고고학에 드리는 고언 (4): 학술지의 문제 고고학에 드리는 고언 (4): 학술지의 문제이 부분은 필자와는 전공 분야를 달리하는데 꼭 고언 할 필요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어차피 필자처럼 이제 더 이상 고고학 관련 작업을 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면 이에 대해 언급이 나오지 않을historylibrary.net 그 글을 공간하면서 편집인 형식 Editor's Note 를 빌려 그에다가 몇 마디 보탤까 했지만, 혹 그것이 필자 생각으로 오인될 우려도 없지는 않아, 그 문제의식을 계승해서 내가 몇 마디 보태고자 한다. 이 문제는 나 역시 그간 줄기차게 거론한 까닭이기도 하다. 필자도 어찌.. 2023. 10. 8.
고고학에 드리는 고언 (4): 학술지의 문제 이 부분은 필자와는 전공 분야를 달리하는데 꼭 고언 할 필요 있을까 생각도 했지만, 어차피 필자처럼 이제 더 이상 고고학 관련 작업을 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면 이에 대해 언급이 나오지 않을것 같아 여기 적어두고자 한다. 고고학 관련 학술지에 대해서이다. (1) 먼저 고고학계에는 소위 플랙십 저널 (flagship journal)이라고 부를 만한 유력지가 3-4 종 있다고 생각하는데, 몇몇 유력지 논문의 경우 온라인 노출이 원천적으로 거의 안되는 경우를 본다. 과거 필자가 젊은 시절만 해도 연구논문을 따로 서칭엔진을 만들어 검색 가능하게 한 MEDLINE이나 PUBMED 등이 의학계에서는 유력했는데, 요즘은 구글링이 워낙 강력해서 이런 서칭엔진도 별로 의미 없어진 것 아닌가 느낄 때가 많다. 구글링에 검색.. 2023. 10. 8.
나사렛 예수와 똥개, 신비와 권위 건국시조는 거의 예외없이 외래인이거나 그와 다름없다. 박혁거세와 석탈해, 김알지는 모두가 외래인이다. 신라에 느닷없이 하늘에서 공중부양해서, 혹은 저 멀리 바다에서 쳐들어와서 주인자리 차지했으며, 가락국 김수로와 허황옥 역시 마찬가지다. 고주몽이 그러하며, 온조 비류도 그러하다. 왕건은 조금 예외가 되겠지만, 이성계도 실상은 여진인이다. 여진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숨캐기 위해 족보를 세탁해서 전주를 본향으로 삼았을 뿐이니 그 세탁 결정판이 용비어천가다. 그래서 내가 매양 하는 말이, 작금 한국 사회에서 독립 기미가 가장 강대한 곳으로 제주를 꼽거니와, 만약 제주가 대한민국에서 탈퇴하는 날, 그것을 주동하면서 초대 제주공화국 대통령은 틀림없이 뭍것들이 할 것이라고 본다. 왜 내부인은 제끼고 외부인인가? 예수.. 2023. 10. 8.
고고학에 드리는 고언 (3): 발굴보고서는 빅데이터 필자가 기회가 닿으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발굴보고서를 빅데이터 삼아 최신 통계기법을 총동원해 한 번 돌려보는 것이었다. 결국 생각에만 그치고 고고학과 인연이 다하게 되었지만, 이 부분에 대해 떠나는 마당에 글을 남겨 둔다. 우리나라 발굴보고서-.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아마 최근 10년치만 모아놔도 전세계 고고학계의 전무후무한 빅데이터-. 현대 인문학의 팔만대장경일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발굴 보고서는 조선시대로 친다면 史草다. 이 사초를 지금처럼 둬서는 안되고, 디지털화해서 데이터셋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 이 보고서의 디지털화, DB화만 제대로 이루어지면 전 세계가 경악할 만한 업적이 여기서 줄줄이 나올 것이다. 한국 고고학이 일약 세계 고고학계의 최선두로 나설 수 있.. 2023.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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