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3314 한국사의 무신정권은 일본 무가정권과 다른가 의외로 이런 믿음이 학계에까지 퍼져 있는 경우를 본다. 한국사의 무신정권은 외형상 일본 무가 정권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 한가지 예로 한국의 무신정권은 무가정권처럼 기존의 군주를 정점으로 한 왕권과 완전히 독립해 있지 않아 완성된 무사정권으로 보기 어렵다는 믿음이다. 실제로 그런가? 이런 설명을 할 때 모델이 되는 일본의 "무가정권"이라면 에도막부인 경우가 많다. 이 시대는 헤이안시대부터 내려오는 공가와 완벽히 분리된 행정조직으로 지방까지 통제하는 막번체제가 정비되어 일본사 무가정권의 최종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이 시대와 비교하면 당연히 무신정권은 뭔가 함량미달이 되겠다. 하지만 일본의 무가 정권에는 에도 막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마쿠라 막부 이전에는 헤이시정권이 있었는데.. 2023. 5. 23. 똥폼으로 장식한 문방도文房圖 병풍 문방도 2폭 병풍 [文房圖二幅屛] 19세기 후반 ~20세기 초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 중인데 보다시피 각각 2폭 병풍인데 저런 쫍다란 걸로 어딜 썼는지 모르겠다. 팔폭인데 각각 짤라냈을 가능성이 있다. 두 세트는 크기가 달라 같은 병풍 세트는 아니다. 고궁 설명은 이렇다. 궁중의 실내 공간을 장식하는 동시에 좁은 공간의 시야를 가리는 용도로 삼은 병풍이다. 쌍아올린 책들 사이로 벼루, 붓, 필통과 갈은 문방구와 골동품, 도자기, 화초, 과일 등의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 책과 문방구류는 학문과 배음에 대한 열망, 그리고 좋은 문방구를 수집하고 감상하는 취향을 나타낸다. 불수감, 수선화 등은 부귀와 다산의 소망을 담은 것이다. 진귀한 물건들, 경사스러운 의미를 갖는 소재들을 망라하여 지적이고 문화적인 취향뿐.. 2023. 5. 23. 서원지의 부정확성, 필암서원의 경우 송준길의 《동춘당집》 권16에는 〈장성(長城) 필암서원(筆巖書院)을 옮겨 세우는 고유문 -이 서원은 하서(河西) 김 선생(金先生)을 모셨다.-〉이 실려있다. 그 내용을 보면 "원우(院宇)의 지세(地勢)가 좋지 못하므로 오래전부터 옮겨 세우기를 논의하였으나, 실행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금년 여름 장마에 크게 파손되었기에 상의한 결과 모두 동의하였으므로 추산(秋山) 아래에 있는 중등촌(重登村)으로 옮겨 세우고자 하여, 감히 그 사유를 고합니다" 라는 짤막한 내용이다. 이 기록과 기왕의 《필암서원지》 기록을 종합하면 기산리-증산-중등촌-현위치인 해타리(海村)로 옮긴 것을 알 수 있다. 첨부한 지도에서 보듯 중등촌은 지금의 중동 마을이다. 몇해 전 나는 심곡서원 역시 관련 기록을 통해 중창 연도 등이 잘못되.. 2023. 5. 23. 김유신, 金庾信과 金裕神 김유신(595~673)은 생전에 왕위에 있는 적이 없음에도 신라 하대에는 흥무대왕興武大王에 추봉되었다. 그의 직계 후손이 왕이 되었다면, 이런 추봉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음에도 신하였던 그가 사후에 대왕으로 추봉된 것은 파천황의 사례다. 나는 이 대왕 추봉이 산신에 대한 대왕 책봉, 혹은 무속에서의 대왕 추봉과 비슷한 맥락에서 본다. 그 이유가 무엇이건, 중요한 것은 대왕으로 추봉되면 이제는 이름을 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김유신이 흥무대왕으로 추봉된 시점에 대해서는 흥덕왕(826∼836) 때라는 삼국사기와 경명왕(재위 917∼924) 때라는 삼국유사 두 가지로 갈라진다. 삼국사절요와 동국통감 역시 이 두 가지로 갈라진다. 이 중에서도 어느 쪽이 더 타당한가? 나는 흥덕왕 때임을 지.. 2023. 5. 23. 글이 글을 낳은 힘, 글쟁이는 죽을 때까지 간단없이 쓰야 한다 아껴서 저축 비축한다 해서 좋은 글 좋은 논문 좋은 책이 연타로 나오는 건 아니다. 열라 쓰다 보면 또 튀어나오는 게 글이다. 글을 쓰는 원동력은 글이 있을 뿐이다. 원고 서너 편을 두고 첫째 어떤 것을 해직 1탄으로 할까 고민했고, 둘째 1탄과 2탄 사이에 어느 정도 기간을 둘까 고민했다. 아다시피 1탄을 나는 《직설 무령왕릉》으로 질렀고, 2탄은 틈을 두지 않기로 했다. 주변에선 많은 이가 말렸다. 소진하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글은 쓸수록 쏟아지는 법이다. 남들이야 다작이라 하건 말건 나로선 그 하나하나가 다 나름 의미가 없을 수가 없으니 걸리는 족족 질러버리려 한다. 2탄 가제는 《박제상, 충신에서 국민으로》다. 전통시대 충신의 표상 박제상이 국민국가 시대에는 어떤 방식으로 국민의 표상으로 변모.. 2023. 5. 23. 월성 성벽을 깔고 누운 시체들(2) 순장殉葬 금지 주체는 지증왕? 혹은 소지왕? 앞서 본 대로 삼국사기 신라 지증마립간본기에 의하면 同王 3년(502) 봄 3월에 임금이 令을 내려 순장을 금했다고 하거니와, 이 조치가 하필 왜 이때였을까? 나는 일전에 이때 나온 순장 금지를 지증왕 전왕인 소지 마립간炤知麻立干, 일명 비처 마립간毗處麻立干 주체로 볼 필요도 있음을 역설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해, 이 순장 금지 율령을 반시頒示한 이는 분명 지증왕이지만, 그것을 가능 혹은 추동케 한 원인으로 소지왕의 유훈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증왕본기 관련 기록을 더욱 세심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이르기를, 三年 春三月 下令禁殉葬 前國王薨 則殉以男女各五人 至是禁焉 라고 했거니와, 下令한 주체가 분명 現王인 지증왕이고, 그 대상이 王陵이라는 점이다. 이를 액면 그대로 풀면, 왕.. 2023. 5. 23. 이전 1 ··· 2020 2021 2022 2023 2024 2025 2026 ··· 388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