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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출한 고고학 스토리텔러 김상태 옹의 사피엔스 이야기 도둑질도 하면 느는 법이다. 김상태 옹은 나랑 동갑인 문화재 업계 친구라, 그 이전 단독 저서가 따로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내 기준 진짜 단행본다운 단행본은 2023년 4월에 느닷없이 들고 나온 단단한 고고학 : 돌과 뼈로 읽는 인간의 역사(사계절)가 시작이라 보는데 평소 과묵하고 그런 까닭에 외모에서는 그닥 이야기꾼 냄새가 나지 않는 옹이 이리도 조근조근 말을 잘 하는 스토리텔러인 줄을 저때 처음 알았으니 그런 그가 이제 환갑 코앞에 둔 조급함도 없지 않은지, 그것이 아니라면 뒤늦게 걸린 발동 신나게 밟기 시작했는지, 아무래도 후자 같은데 내친 김에 가속 페달 더 힘껏 밟아서 2년이 채 지나지 아니해서 우리가 처음 사피엔스였을 때(사계절)라는 또 하나의 단행본을 들고 나왔으니 이렇게 가다간 내년에 또.. 2025. 1. 20.
논문은 한국어를 버리고 외국에 보내야 한다 지름신이 강림하시었는지 나는 국내 이른바 학술계 풍토 그 문제 중 한두 가지를 골라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거니와, 그렇다 해서 저에 조금이라도 감발해 그래 좀 고쳐 보자 하고 나설 사람 적어도 그 학술계는 한 명도 없을 것임은 잘 안다.그럼에도 내가 나서는 이유는 이런 사람도 있었음을 후세에 남기기 위함이라고 해 둔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그리 사명감이 투철하겠는가마는, 이런 미친 놈이 한 놈이라도 있었다는 흔적 정도는 남겨놔야 할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각설하고 국내 학술계 풍토에서는 계속 지적하듯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서는 공정한 논문 심사를 기대하기는 난망하니, 그렇다면 이를 개선할 여지는 없는가? 그러기 위한 한 방편으로 나는 한국어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한국어를 버리는가? 어느 학문.. 2025. 1. 20.
형님 얼굴에 비친 아버지, 그런 형님이 가버리니 연암 박지원은 시는 잘 짓지 않았다.그는 알려진 대로 산문에서 유감없는 천재성을 드러냈다.그런 그의 시 중에서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몇 편이 있으니 연암집 제4권 영대정잡영映帶亭雜咏이 수록한 연암燕岩에서 돌아가신 형님을 생각하다[燕岩憶先兄]는 만고의 절창이다. 우리 형님 얼굴 덮은 수염 누굴 닮았나?아버지 생각날 때면 우리 형님 쳐다봤지이제 형님 그리우면 어딜 봐야 할꼬두건 도포 걸치고선 냇물 비친 나를 봐야지我兄顔髮曾誰似 每憶先君看我兄 今日思兄何處見 自將巾袂映溪行 저에 부친 한국고전번역원 주석은 다음과 같다.정조 11년(1787) 연암의 형 박희원朴喜源이 향년 58세로 별세하여 연암협燕巖峽의 집 뒤에 있던 부인 이씨 묘에 합장하였다. 이덕무는 이 시를 읽고 감동하여 극찬한 바 있다. 《過庭錄 卷1》 .. 2025. 1. 20.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번외 2):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과 북방의 탄생 요시쓰네와 벤케이, 그리고 미라의 관계를 이야기 하는 데 있어 그 공간적 무대인 일본 동북지역에 대해 옛날에 써 두었던 글에 조금 더 보태본다.  ***************일본 막부 최고 실권자를 지칭하는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은사실 무가武家정권에 고유한 것은 아니었고 그 기원은 헤이안 시대에 있다. 처음 "정이대장군"을 칭할 때 "이夷"란 일본 동북지역에 거주하던 에미시(蝦夷 에조)를 말한다.위 지도에서 보듯이 우리 통일신라쯤에 일본은지금의 동북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에미시를 북쪽으로 밀어내는 "북방개척"을 하는데,이 사업에서 현지의 에미시와 계속 군사적으로 충돌했다. 이때 나온 것이 이른바 "정이대장군". 이 때문에 북방에 무력을 파견하는 조정이 그 군대의 수장으로 임명하는 정이대장군은원래 무가武家와 무.. 2025. 1. 20.
"내 논문 인용하라" 더 절박한 구미학계 "이 논문은 반드시 인용하라"는 논문 심사서, 알고 보니? 앞에서 이런 말을 하면서 그 지적 내용 대부분은 심사자 본인 논문이라 했거니와이런 경향은 실은 국내보다는 외려 구미학계에서 더 필사적이라고 한다. 왜 그런가 하면 저쪽은 그 인용지수가 임용이나 승진에 곧바로 반영되기 때문이라 한다. 저쪽에 무슨 등재지 제도가 있겠는가? 내가 뛰어난 연구자임을 입증하는 절대 근거가 결국은 인용지수 아니겠는가?봐라! 난 이만큼 뛰어난 논문을 많이 썼고 그래서 이런저런 사람이 이만큼이나 많이 인용하지 않았느냐? 이 수치를 객관화한 것이 바로 인용지수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자기 논문을 선전하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며, 심자자로서 선다는 것은 이 인용지수를 높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에 견주어 아직 .. 2025. 1. 20.
볼수록 맘에 드는 바티칸 다이어리 이번 여행 이래저래 신세진 분이 많아 작으나마 선물이나 해야겠다고 아주 작은 것들로 준비했고그 신세진 분을 이미 만나기도 했지만 돌아오자마자 실상 와병하는 바람에 그런 작은 선물을 지금에서야 풀었다.개중에서도 내가 마음에 쏙 드는 것이 이 바티칸박물관 다이어리라물론 원리주의 철저한 반대편 신자들께서야 혹 악마보듯할지도 모르겠지만 와서 보니 꼴랑 두 권만 샀으니 하나는 마눌님이 냉큼 채 가시고 한 권만 달랑 남았다.나머지 더 작은 것들과 더불어 백팩에 넣어다니다 하나씩 드리려 한다.이 추세대로라면 저 다이어리는 하루 걸러 한 번씩 보는 춘배가 혹 물욕이 있다면 낚아채 가리라 본다.혹 이후 저를 보시거더랑 줄 거 없냐 여쭈신다면 하다 못해 바티칸 연필 한 자루라도 증정하리다.이럴 줄 알았더래면 저 다이어리 ..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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