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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뒹구는 호박 시즌이 시즌이니만큼 호박 풍년이라 이곳저곳 저절로 굴러다닌다. 문앞에도, 마당에도, 계단에도 쌍으로, 무데기로 농성한다. 개중 실한 놈 하나를 엄마가 또개서 아들놈 좋아하는 호박죽을 맹그는데 두 그릇 후닥닥 해치운다. 그때 견주어 땅이 늘어난 것도 아니요 그때라고 호박이 없었던 것은 아니로대 그땐 왜그리 먹을 게 없었는지 모르겠으니 쪽수 아니었겠는가? 집집마다 가가호호 열이라 호구가 많았으니 마파람 게눈 감추듯 남은 게 없었더랬다. 이젠 호박죽 지어놔도 며칠을 간다. 2019. 10. 20.
손수레서 읊는 호연지기 이태백이 아미산에 오를 때도 이렇게 했다. 북송인가 남송인가 아리까리하지만 그 시대 필기류에도 이런 식으로 아미산을 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문집을 보면 지리산에 올랐네 금강산에 올랐네 호연지기가 어떠네 저떠네 하는 기록 천지라. 한데 그놈들 중 지발로 걸어오른 놈은 한 놈도 없고 전부 저런 식으로 올랐다. 짐꾼은 중들이다. 2016년 10월 19일 사천성 아미산에서 2019. 10. 19.
독새끼 져나르며 뭐 한가롭게 마실 나온 것도 아니요 내가 꼬나보는 이 저 냇가 독 무데기라 독을 져날라 한다. 오마씨가 조립식 주택 바닥이 내려앉는다 난리라 할 수 없이 그 바닥 공군다며 독 찾으러 나섰는데 이 놈의 독새끼 평소엔 발길에 채더니 엄따 한 짐 져 나르고 또 한 짐 이번엔 덩치 큰 놈들을 골랐더니 팔이 빠질 지경이다. 지게가 편한데 이젠 지게 질 사람이 없어 지게도 엄따. 선친 가시니 뭐.. 그나저나 돌삐 열나 무굽다. 2019. 10. 19.
The Last Leaf 본명 윌리엄 시드니 포터 William Sydney Porter(1862~1910)인 오 헨리 O. Henry 저 작품은 실제 소재가 담쟁이 덩쿨 아녔나 싶다.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자신은 없으니 병원인지 어딘지서 시한부 인생 사는 놈이 창밖 바라보미 저 잎새 다 널찌마 난 죽어여 하는 줄거리는 신통방통 기억에 남는다. 그래..고전은 제목과 저자와 쭐거리는 알지만 그 누구도 읽지 않은 책 혹은 글이라는 정의는 폐부를 찌른다. 떨어질 때까지 이제나 저제나 하염없이 기다릴 필요가 무에 있겠는가? 냉큼 땄다. 2019. 10. 19.
미라와 북극 (7) 신동훈 (서울의대 체질인류학 및 고병리학연구실)프랭클린 원정대 수색을 실종 후 130여년 만에 재개했던 (1981-1982) University of Alberta 팀이 King William Island에서 발견한 사람뼈를 재 조사하면서 얻은 정보는 아래와 같았다. - 선원들은 심각한 Vitamin C 결핍의 흔적이 있었다. 비타민 C 결핍이 심하게 되면 잘 아시는 것 처럼 괴혈병 (scurvy)을 앓게 된다. 지금은 신선한 채소를 아무때나 먹을 수 있게 된 냉장고 덕에 괴혈병은 주위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20세기 이전만 해도 이 병은 희귀한 병은 아니었다. 특히 이 병이 문제가 되는 때는 대항해시대, 유럽인들이 배를 타고 장기간 항해를 하게 되면서였다. 오랫동안 배를 타고 신선한 채소나 과일 공.. 2019. 10. 19.
완성하지 못한 swan song 그래 가능성보단 기대감이었다. 그랬다. 작년에 미룬 것까지 올해 두 명 한꺼번에 발표하는 노벨문학상 후보군에 비록 언론지상이긴 했지만, 한강이 거론된다 했을 적에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없지는 아니했다. 내 나름으로는 트리플 크라운 세우고 떠나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삼관왕은 무엇인가? 첫째 빌보드 1위..이 꿈만 같은 일이 내가 문화부장 재직시절에 물경 세 번이나 터졌으니 모조리 방탄소년단이었다. 물론 얼마전 슈퍼엠이 또 하나를 추가했지만 말이다. 둘째는 황금종려상..이것도 꿈만 같았는데 마침내 올해 칸영화제서 봉준호가 기생충으로 한을 풀었으니, 그런 소식을 취급하는 문화부장으로서 나는 기쁘기 짝이 없었다. 그에다가 노벨문학상을 마지막으로 추가하고 싶었다. 물론 저들이 어찌 내몫이겠는가? 그냥 기분이 그.. 2019.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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