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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니 술 생각 간절하고 한시, 계절의 노래(221) 유십구에게 묻다(問劉十九) [唐] 백거이 / 김영문 選譯評 새로 빚은 술거품은초록빛 개미 조그만 화로는붉은빛 진흙 저녁 되어 흰 눈이내리려는데 더불어 술 한 잔마실 수 있소 綠蟻新醅酒, 紅泥小火爐. 晚來天欲雪, 能飮一杯無. 나는 술을 귀로 가장 먼저 느꼈다. 어릴 때 시골집에선 농주(農酒)나 제주(祭酒)로 쓰기 위해 흔히 술을 담갔다. 안방 아랫목 따뜻한 곳에 술 단지를 묻어두면 며칠 후 뽀글뽀글 술 괴는 소리가 들렸다. 귀로 술을 느낀 후에는 코로 술 향기가 전해져 왔다. 막걸리 특유의 은은한 냄새가 온 방을 가득 채웠다. 아부지께서는 술을 거를 때까지 며칠을 참지 못하시고 작은 바가지로 자주 단지 속 술을 떠서 드시곤 했다. 술이 괼 때 술 단지 속을 들여다보면 작은 거품.. 2018. 12. 7.
The Sun Rising over Mt. Namhansan 해는 다시 떠오른다 했던가? 아님 무기야 잘 있거레이 했다든가? 암튼 또 떴다. 지겹게 뜬다. 이젠 시마이할 때도 됐는데 또 뜬다. 2018. 12. 7.
당나라 도자기 잔뜩 싣고는 자바섬 인근에서 침몰한 아라비아 무역선 An Arabian trading ship that sank near the Java island carrying a bunch of Tang dynasty- Special exhibition by March 17 at the National Marine Cultural Properties Research Institute located at Mokpo, Korea 唐陶器束載せはジャワ島の近くで沈没したアラビアの貿易船- 3月17日までに木浦所在国立海洋文化財研究所で特別展 남중국해(South China Sea)와 자바해(Java Sea) 사이 경계 해역에 위치하는 벨리퉁 섬(Belitung Island).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 섬, 보루네오 섬, 그리고 자바섬이 사방을 에워싼 해역 중앙을 차지한다. 탄중판단(Ta.. 2018. 12. 6.
겨울비 한시, 계절의 노래(220) 찬 비[寒雨] [宋] 범성대(范成大) / 김영문 選譯評 무슨 일로 겨울날비가 창을 때리는가 밤에는 두둑두둑새벽에는 주룩주룩 만약에 하늘 가득흰 눈으로 변한다면 외로운 뜸배 타고저녁 강에 낚시 하리 何事冬來雨打窗, 夜聲滴滴曉聲淙. 若爲化作漫天雪, 徑上孤篷釣晚江. 이 시가 당나라 유종원(柳宗元)의 「강설(江雪)」을 모티브로 삼고 있음은 마지막 구절을 보면 알 수 있다. 유종원의 「강설」 마지막 구절이 바로 “혼자서 추운 강의 눈을 낚는다(獨釣寒江雪)”이다. 대자연과 마주한 인간의 절대 고독을 극적으로 그려냈다. 추운 강의 낚시질은 조옹(釣翁)의 선택에 의한 의도적 행위이므로 주체적으로 고독과 마주선 인간의 경건함과 신성함마저 느껴진다. 이후 이 시의 ‘독조한강(獨釣寒江)’ 또는 .. 2018. 12. 6.
"난리가 나면 일단 튀어라!", 해자가 발달하지 못한 민족 습성의 뿌리 성벽 방어시절 일종인 '해자'를 '垓字' 혹은 '垓子'로 쓰기고 하거니와, 간단히 정리하면 성벽을 따라 낸 도랑 겸 방어시설이다. 이는 동서양 성곽에서는 거의 공통으로 나타난다. 한데 특이하게도 한반도 성곽에서는 해자를 구경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이는 아무래도 한반도 지형 때문과 민족성 때문인듯 하다. 한민족 특징은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하면 일단 들고 튀자! 이것이 기본 전법이다. 어디로 튀는가? 높은 곳 후미진 곳을 찾아 일단 튄다. 이른바 농성(壟城)전법이라는 건데, 맞서 싸울 생각은 아니하고, 일단 독안으로 숨어들어 깔짝깔짝대는 전법이다. 난리가 나면 예외없이 들고 튀느라 정신이 없었다. 청군이 쳐들어오자 인조를 필두로 하는 군신은 남한산성으로 기어들었고, 그 청군을.. 2018. 12. 6.
미실을 간병하다 병을 얻은 설원랑 화랑세기 7세 풍월주 설원공전 한 대목은 그와 그의 베아트리체 미실의 '이상한' 죽음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설원)공은 건원(建元) 14년(549)에 나서 건복(建福) 23년(606) 7월에 卒했다. 그때 미실궁주가 이상한 병에 걸려 여러 달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공이 밤낮으로 옆에서 모셨다. 미실의 병을 자신이 대신하겠다고 밤에는 반드시 기도하였다. 마침내 그 병을 대신하였다. 미실이 일어나 슬퍼하며 자신의 속옷을 함께 넣어 장사를 지내며, ‘나 또한 오래지 않아 그대를 따라 하늘에 갈 것이다’고 하니 그때 나이 58세였다. 당시 58세는 장수까지는 아니라 해도, 그런대로 천수天壽를 누렸다 할 만하다. 그럼에도 이 대목이 허심하지 아니하게 보이는 까닭은 혹 돌림병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사기도 하는 .. 2018.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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