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975 농민 약올리는 민농시憫農詩 사대부쯤 되면 민농시 하나쯤은 남겨야 했는지 왠만한 선비들 치고 민농시 하나 남기지 않은 사람들이 없고 혹자는 이를 장편 서사시로 써서 이에 대한 연구서까지 있는 줄 안다. 민농시-. 나보다 못한 자에 대한 연민-. 다 좋다 그런데-. 國之語音異乎中國, 與文字不相流通。故愚民有所欲言, 而終不得伸其情者多矣。 잘 알려진 훈민정음 서문이다. 여기까지는 딱 민농시다. 뭐 말하려고 해도 글자를 알아야 쓰지? 정말 불쌍한 놈들이겠다. 문제는 다음이다. 予爲此憫然, 新制二十八字, 欲使人人易習, 便於日用耳。 그래서 새로 글자 28개를 만든다고 하지 않나. 불쌍하다고 하면 뭘 하나. 그 다음이 중요한 것 아니겠나. 농민들이 불쌍하니까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라고? 내가 본 민농시 중에 여기에 답 달아 놓은 민농시는 한 번도.. 2024. 10. 5. 전통시대 농부는 모두 사장님이다 전통시대에 농법이 바뀌는 것은 모두 경제적 이유가 있다. 벼농사를 하게 되었다면, 논을 만들어 농사 짓게 되었다면, 그 이전에는 불을 질러 여러 군데를 떠돌며 농사를 지었다면 모두 경제적 이유가 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었다는 말이다. 바로 그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 학문이다. 벼농사를 지었네가 문제가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했으며 그결과 사람의 생활은 어떻게 변해갔는가 이것을 밝히는 것이 학자의 소임이라는 뜻이다. 전통시대 농부는 모두 사장님들이다. 이익이 안 되는 일은 일체 하지 않는다.이들은 심지어 농사를 게을리하고 놀아도 거기에는 경제적 이유가 있다. 이런 경제적 이유에는 눈을 감고 개혁이라고 기껏 내놓는 것이 여전제, 정전제, 균전제 등 자기들도 하라면 꽁무니를 뺄 헛소리를 .. 2024. 10. 5. 삼국지 배송지주裴松之注 출간 진척 상황 by 김영문 * 완역 원고를 출판사에 넘긴지 오래되었는데, 출간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분량이 워낙 방대하여 출판사에서 출간 작업과 일정 결정에 애를 먹는 듯합니다. 올해 안에 [위지魏志] 부분이라도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출간을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 [배송지주]와 관련된 정보를 몇 차례 올려드리겠습니다.* 진수陳壽의 삼국지 편찬서진西晉의 진수陳壽(233~297)는 위나라 관찬官撰 위서魏書(王沈)와 사찬私撰 위략魏略(魚豢)을 바탕으로 정사 삼국지 위서魏書를 편찬했고, 오나라 관찬 오서吳書(韋昭)를 바탕으로 삼국지 오서를 편찬했다. 그러나 촉한은 사관史官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관찬 사서史書가 없었다. 따라서 진수 자신이 촉한에 있을 때 보고 들은 견문과 자신이 직접 수집한 자료를 중심으로 삼국지 촉서蜀書를 썼다... 2024. 10. 5. 모내기 없는 논은 무슨 장점이 있는가 우리가 아는 논은 모내기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이앙과 논은 일체라는 말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그런데 논은 이앙과 함께 생긴 것이 아니다. 이앙이 있기 전부터 논은 있었다. 그러면 여기서 간단한 의문이 나온다. 논은 왜 필요했을까? 왜 밭농사하던 동네에 논이 생겨났겠는가 말이다. 쌀을 키우려고? 쌀은 논에서만 자라는 게 아니다. 논은 이앙이 보편화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한국땅에 있었다. 논은 왜 출현한것일까? 잡초 때문에? 원래 벼는 수생식물이라서? 그게 아니다. 논은 언젠가도 여기 썼지만, 화전으로 돌아다니며 간신히 농사 짓던 신석기시대 농사가 논이 도입되면서 매년 연작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대대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쉽게 말해서 매년 연작이 불가능할 정도로 척박하던 한반도 땅에 비로소 몇.. 2024. 10. 5. 농촌의 진화, 그것을 팽개친 역사가 무슨 역사리오? 우리가 알고 있는 농촌은 요즘 젊은 세대라면 경지정리 딱딱된 시골만 알 테고 필자 세대만 되도 그 이전의 농촌, 소위 "근대화" 이전 농촌을 아주 어린시절기억으로 경험한 바 있는 그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70년대 이전 농촌만 해도 이미 20세기를 거치며 상당히 진화한 형태의 농촌이었고, 20세기 이전 농촌은 그와는 또 달라서 강아지 만한 돼지, 알을 간신히 낳는 닭, 도무지 귀염성이라고는 없는 개, 조랑말 만한 말 등이 홍수만 오면 무너지는 보로 논에 물 대가며 봄만 되면 모내기가 안 돼 농사망친다고 농민들이 울부짖는 그런 농촌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다. 모내기 이전 농촌은 이와는 또 달랐고, 휴경이 극복되기 이전 농촌은 이와는 또 달랐으며, 도작이 시작되기 전 화전을 방불한 돌려.. 2024. 10. 5. 어영부영 보내 버린 파주 혜음원지 단국대 매장문화재연구소, 그리고 그 후신이랄 수 있는 한백문화재연구원이 장기 연차 발굴을 벌인 파주 혜음원지는 왕립 호텔을 겸한 고려시대 사찰 갖춤 역원驛院 시설로는 실상 제대로 조사한 첫 고려시대 유적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의의를 둬야 한다. 이 발굴은 마침 내가 현역 시절이고, 더구나 그 시절 대부분 내가 문화재를 담당하던 시절이라, 발굴 연차마다 거의 빠짐없이 내가 직접 현장을 목도한 현장이라 더 각별하거니와 지금 현장은 보존정비가 실상 마무리되고 그 전면에는 전시교육관까지 들어선 마당이라 이제는 그 발굴하던 시절 여러 면모를 맛볼 수는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이 혜음원지 발굴은 저와 같은 점들에서 그 조사 내력과 그 발굴 성과를 총정리 혹은 집대성한 단행본이 두어 종은 이미 선보였어야 하고, 그 .. 2024. 10. 5. 이전 1 ··· 817 818 819 820 821 822 823 ··· 366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