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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8) dans 앞에 붕괴한 파리지앵의 꿈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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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차운 쟈철 역 자판기에서 조금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이틀 정도 쓸 요량으로 대중교통 카드 다섯 장을 한꺼번에 사고는 세상을 다 얻은 듯 했다. 그래 난 이런 데서 보람 찾는다.


sortie 라는 불어는 안다. wayout이다.


버스·트람·메트로에다가 시외 전철 정도에 해당하는 rer까지 탄다니 말이다. 야호. 나도 이젠 파리지앵인가 보다 외치면서 쟈철 한번 갈아타고는 8호선인가 라 데팡스 la defense? 인가 하는 역에 내려 rer A선으로 자랑스레 갈아타고는 그 종착역이라는 쌩 제르맹 우짜고 저짜고 하는 역까지 갔다.

쌩 제르맹이라면 축구단 있는 데인가?


concorde라면 지금은 단종한 그 열라 빠르다는 비행기만 생각난다.


애니웨이 이곳에 불란서 국립고고학박물관이 있다. 다 도착해서 나가려면 티켓을 꽂아야 한다. 넣었더니 빽빽 소리를 낸다. 뭔가 씹혔다는 징조다. 같이 내린 다른 외국 여성도 같은 조짐이라 안절부절한다.

무임승차로 걸리면 패가망신이란 생각이 퍼뜩 들어 주변을 살피니 다행히 역 직원들 동태가 감지되지 않는다. 뛰어넘을까 하다가 체통이 말이 아니라 탈출 기회를 엿보니 장애인 출입구가 있어 저짝에서 구내로 입장할 때 대문이 활짝 열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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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머리 대마왕은 이렇게 곤경을 벗어났다. 웃긴 건 그 여성. 내 행동을 지켜보더니 지도 잽싸게 따라 붙더라.


버스, 트람 메트로, 그리고 RER에서 사용한다는 뜻인데, 문제는 굳이 RER에는 'dans paris'라는 제한이 있다. 파리 시내에서만 사용하란 뜻이다. 내가 알았나?


나와서 티겟을 다시 자세히 보니 rer 옆에 dans paris라는 말이 더 붙어 있더라. 네이버 사전에서 이 불란서어를 살모시 얹어봤다. in 혹은 inside에 해당하는 전치사더라. 좃또를 외쳤다. 알게 뭐람.

이게 다 불란서 콧대 높은 자국어 우선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해 본다. 

(August 11, 2017 · Paris,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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