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가 잘 나갈 때는 손석희로 먹고 살던 JTBC가 손옹이 눈에 띄게 추락하면서는 뭘 먹고 살까 걱정했더니 드라마가 지탱한다. 《스카이캐슬》이 방영된 시점이 2018년 11월 23일~2019년 2월 1일이니, 이때면 이미 손옹을 내세운 뉴스는 맛탱이가 가기 시작한 시점이며, 《부부의 세계》가 방영 중인 지금 JTBC는 손옹이 명목상 회사 대표인 시점이다.
종편이 존재를 각인하는 무기는 결국은 예능 아니면 드라마라는 사실이 새삼 확인된 셈인데, TV조선이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연작으로 대박을 쳤음을 고려하면, 대비가 쉽다 하겠다. 그러고 보면, 요새 검언유착 의혹이라 해서 한참이나 시끄러운 채널A는 뭐가 간판인가 생각해 보면, 초창기 반짝한 이영돈 먹거리파일 외에는 선뜻 이것이다 하는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저런 화제를 견인하며 요런조런 말을 낳던 《부부의 세계》가 마침내 《스카이캐슬》이 보유한 비지상파 드라마 부문 최고시청률을 깼단다. 황금연휴 복판 토요일인 2일 저녁 방송한 이 드라마 12회 시청률이 비지상파 유료가구 기준 24.332%를 찍어 같은 방송 《SKY 캐슬》이 최종회에서 세운 이 부문 신기록 23.8%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고 한다.
주목할 대목은 후자가 마지막회에서 세운 기록임에 견주어, 전자는 드라마가 한창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는 도중에 세운 수치를 사실이다. 어제 세운 기록 역시 같은 드라마에서 깨질 공산이 크다. 황금연휴라는 점이 어떤 식으로 드라마 시청률에 작동하는지는 내가 어두워서 알 수는 없지만, 내 경험으로 보건대 깨졌다는 소문이 나면, 더 시청률이 상승하더라.
하긴 그러고 보니, 간밤 남영동 사저 홀에서도 담배 사러 나간다고 지나는 길에 보니 장모님 마눌님 모두 정신없이 저 드라마를 보더라. 언젠 김희애 두들겨 패는 장면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 하고, 불륜 소재 막장성?이 19금이어어야 한다든가 암튼 그런 논란에 휘말려 조금은 휘청대는 모습을 보이더니만, 암튼 이 시청률 춤추는 곡선도 민심 변화만큼이나 변화양상이 무쌍하기만 한다.
그나저나 《스카이캐슬》도 그렇고, 《부부의 세계》까지 그 어떤 드라마도 경험하지 못한 나는 뭐란 말인가? 몰아보기나 함 해볼까 생각해본다.
다만 일전에 명색 문화부장이랍시고 이럴 수는 없다 해서 드라마에도 애착하자 해서 두어편 몰아보기 시도해 보니, 이 또한 엄청난 체력과 인내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뛰어들기가 몹시도 두렵다는 말을 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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