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제22대 지증왕은 아버지가 두 명이다. 기보期寶와 습보習寶가 그들이다. 둘은 모두 신분 혹은 직위가 갈문왕葛文王이라 보인다.
하기야 이 시대 새로운 왕이 즉위하면, 그 아버지는 갈문왕이라 추봉하는 일이 상례이니, 이에 의하면 기보와 습보는 아들이 왕이 되면서 죽은 뒤에 이렇게 된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서 지증왕은 어머니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공통이니 조생鳥生, 혹은 오생烏生이라 기록된 여인이다. 조생鳥生과 오생烏生은 글자 모양이 대단히 비슷한 데다 뜻까지 통하는 점이 있어 둘 중 어느 하나가 잘못 적혔을 뿐 같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기보와 습보는 누구인가? 지증왕 아버지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각각 내세운 사람들이다.
즉, 지증왕 아버지를 《삼국사기》가 갈문왕 습보를 거론한데 비해 《삼국유사》는 갈문왕 기보를 지목한다.
지증왕 계보를 먼저 《삼국사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증마립간智證麻立干이 왕위에 올랐다. 성은 김씨이며 이름은 지대로智大路다. <지도로智度路 또는 지철로智哲老라고도 한다> 나물왕 증손인데 습보갈문왕習寶葛文王의 아들이며 소지왕炤知王에게는 재종再從 동생이 된다. 어머니는 김씨 조생부인鳥生夫人이니 눌지왕 딸이다. 왕비는 박씨 연제부인延帝夫人이니 이찬 등흔登欣의 딸이다.”
다음 《삼국유사》에서 지증왕 계보는 <왕력>편에 다음과 같이 보인다.
“22대 지정마립간智訂麻立干은 지철로智哲老라고도 하고 지도로왕知度路王이라고도 한다. 김씨다. 아버지는 눌지왕訥祗王 동생인 기보갈문왕期寶葛文王이며 어머니는 오생부인烏生夫人이니 눌지왕 딸이다. 비는 영제부인迎帝夫人인데, 검람대한지등허儉攬代漢只登許이니, □□ 각간 딸이라고도 한다.”
이를 계보도로 간략화하면 앞 첨부 표와 같다.
(2017.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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