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곳을 찾은 때가 코로나 직전이니 대략 오년 전쯤이라
그 사이 폼페이는 또 변해서 근간 하루 관람객을 2만 명 이하로 제한한다는 말이 들리는가 싶더니
현장을 둘러 보니 중대한 변화가 몇 가지 보이는데
첫째 편의시설 확충이라 이것도 아무리 봐도 임시시설 같기는 하나 그런대로 규모도 갖추고 무엇보다 위치가 사방을 조망하는 곳이라
이전 편의시설이라 해봐야 딱 한 군데 것도 어느 구석데기에 있는 줄도 모르는 포장마차였다는 종래와는 천지개벽이라
둘째 발굴현장 개방이라 이 짓은 이쪽에선 거의 하지 않는 짓이라 보통은 바리케이트 쳐놓고선 안에선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게 했지만
이 놈들이 개과천선했는지, 아니면 한국 문화재 현장이 나는 아무래도 짙은 영향을 줬다 보는데
어쩐 일로 발굴현장 자체를 전면 개방한다.
이것이 놀랠노자라 그 현장은 근자 폼페이 발굴성과라 해서 공개한 그 현장으로
그건 약과고 진짜배기는 꼬불쳐 두었으니 현장은 대신 노 포토 사진 촬영은 금지하니 이건 무슨 뜻인가?
조만간 터뜨리겠다는 뜻이라 현장에서 파제끼고 보존처리해 놓은 프레스코화들을 보니 기가 찬다.
그 생생함이 놀랍기 짝이 없다.
내가 애들한테 그랬다.
이만한 비극현장 있겠냐? 한데 그 현장을 지금은 장사를 해먹고 우리 또한 그걸 보겠다며 예까지 달려오지 않았느냐?
우리 단군할배는 도대체 이런 비극도 안 물려주시고 뭘 했다더냐? 난 억울해 죽겠다.
살피니 이 공개현장은 지난번까지는 접근조차 막던 데라 하긴 돈 앞에 장사 있나?
팔아먹을 만한 건 다 팔아먹어야 한다.
우리?
지랄들하세요.
경복궁 장사하는 꼴 보고 문화유산 산업전 하는 꼬라지 봐라.
저런 정신상태로 무슨 얼어죽을 문화재산업이란 말인가?
대가리부터 산업의 산자도 모르는 얼치기가 수장이라 깝죽대는 나라다.
사적 용도로 궁궐을 대여하고도 사과조차 지 이름으로 하지 않고 부하한테 떠넘기는 이 따위 정신 썩어빠진 놈들이 문화재 행정을 한다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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