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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남들 다 잘 사는 세상에 나만 주구장창 외로운 시대

by taeshik.kim 2024.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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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시대는 간단히 정리하면 자기자랑 시대다.

나 이리 잘먹고 잘산다는 선전홍보 창구다.

더 구체로는 나 이리 똑똑하다는 선동을 일상화한다.

그래서 제 사진도 갖은 포토샵 일삼아 단군할배가 내려준 한민족 특질인 편편넙쩍 솥뚜껑 같은 얼굴도 홀쭉하게 만들어 배포하며

그것이 여의치 아니하면 제 턱쪼가리에 손가락 세모로 걸쳐 대고는 나 얼굴 이리도 이뻐요 하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다.

부엌데기에 앉아 어제 남은 김칫국물에 밥 말아 끼니 때우면서도

사는 놈도 그렇고, 얻어먹는 놈도 다 똑같아서 제 돈 내고 쳐먹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법카의 공작임에도

떡 하니 어느 횟집 참치 대가리랑 회 한 사발 올려놓고선 나 이리 대접받고, 나 이런 거 맨날맨날 먹고 살아요 하는 선전과 선동을 일상화하는 도구 통로가 sns다.

나도 속고 너도 속고, 알면서도 속아 넘어가지만, 그래도 그 속음이 일상화해서는

어느날 문득 저들은 저리 잘사는데 저들은 저리 잘먹고 다니며, 저렇게 열심히들 사는데 나만 왜 이런가 하는 상념이 문득 가슴 저편을 치고 올라온다. 

그리 사는 이 사천만 오천만 국민 중에 몇 놈 되지 않는다. 

다 힘들다. 다 사는 일에 이골이 나서 다 힘들다. 

삶이 고해라는 부처님 말씀 빌릴 필요 없다. 그렇게 살산다 잘지낸다 떠드는 놈들 속내 들어가보면 다 썩어 문드러졌다. 

남들은 잘 사는데 나만 혼자 왜 이런가 절망할 이유 눈꼽만큼도 없다. 

내가 힘든 만큼 그만큼, 아니 그보다 다 몇 곱절 힘들 삶은 힘겹게 버텨나갈 뿐이다. 

어제의 나가 유럽 어느 구석데기 헤집고 다니며 신나게 떠들다가도, 오늘의 저가 내가 가지 못한 다른 어떤 데를 헤집고 다니며 먹방 자랑 일삼는 모습에 부러운 것이 사람 심리다. 

누구나 힘든 시대, 인류 탄생 이래 그렇지 아니한 때 있었겠는가?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든 이승이다.

길어봤자 100년이다. 

서로 어깨 두들기며 부축하며 가면 그뿐이다. 

나를 위로하는 특효약은 고생하던 너가 마침내 발딱 일어서 나한테 한 턱 내서가 아니다.

내 비록 겉으로는 박수칠지 모르나 그런 성공이 몹시도 속이 쓰리다. 

그런 너가 쫄딱쫄딱 망해서 마침내 나랑 같은 처지가 되었을 때 그때 비로소 너와 나는 하나가 된다. 

시험 망친 나를 위로하는 가장 크게 위로하는 한 마디는 다음번에 잘하면 되지 라는 두들김이 아니라, 나랑 비슷한 실력, 나보다 더 나은 실력을 갖춘 너가 "나도 망했다"는 말이더라. 

살아 보니 인생 덤앤더머 Dumb and Dumber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

등신 같은 놈 더 등신 같은 놈이 어깨동무하고 가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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