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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션은 존재는 아나 나는 써 본 적이 없다.
군불 아니면 가스불이었고 부엌엔 라면 끊이는 일 말고는 내가 갈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혹자는 심하다 하겠지만 그 부엌 주인께서 남자들이 들락이며 헝클어 놓는 일을 몹시도 증오하는 집안에선 흔히 있는 일이다.
이 인덕션에다 밥을 안칠 때가 문제인데 불조절 경험이 없으므로 딱 자릴 지키며 그 크기와 시간을 가늠해야 한다.
레벨 몇으로 놓아 시작하며 어느 단계서 어느 만큼 낮춰야며 뜸들이기는 또 어느 단계서 몇으로 하면 좋은지는 딱 한 번 경험으로 체득한다.
이후 저 냄비에 물경 열 번은 밥을 한 듯한데 그때마다 몹시도 내가 내 밥에 만족한 걸 보면 적응은 성공했다 할 수 있겠다.
밥은 일부러 조금 눌어붙이는데 숭늉을 위함이라 이게 정도가 심하면 냄비가 타는 문제가 있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밥 하나 하는 재주만큼은 천부인권처럼 타고 난 듯하다.
반찬을 못해서 그렇지.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찬거리가 바닥나 고민이었으니
마침 로마 휴가온 지인이 비벼먹는 무엇을 주고간지라
문젠 저걸 끓일 다른 냄비가 없어 고민하다 뜸들이는 밥냄비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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