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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거란지패, 미유여차지심[契丹之敗, 未有如此之甚]

by taeshik.kim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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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란∨지패 / 미유 ∨ 여차 ∨ 지심
 
정도로 읽어주면 되겠다.

이건 하도 인구에 회자하는 명문이라, 이 정도는 기냥 저 한문으로 외워두면 와! 똑똑하다는 소리 듣기 십상이니, 독자들은 참고해주셨으면 싶다.

뜻 풀이도 쉬워서, 거란의 패배가 이토록 심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는 뜻이다. 

고려사 권94 열전 권 제7 제신諸臣 강감찬 전에 보이는 한 구절이라, 이른바 귀주대첩 승리를 이렇게 묘사했다.

이 장면을 작금 방영 중인 kbs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어떤 식으로 묘사할지는 모르겠다. 

이 드라마는 내가 몰아보기는 하는 방식으로 시청 중인데, 그 첫 회분 첫 장면을 보고서는 와 우리 공중파 역사드라마도 이젠 이렇게 전투장면을 연출하는 시대가 왔구나 하고 찬탄했으니, 그런 식으로 묘사되지 않을까 한다. 

제3차 고려거란전쟁 대미이면서, 이 전쟁을 고비로 마침내 동아시아에 평화가 찾아오게 되는데, 그 전개양상이랑 의미는 차례로 살피기로 하고 오늘은 저 문장, 곧
 
거란지패 미유여차지심
契丹之敗 未有如此之甚
 
이 문장만 입에 착착 달라붙도록 해 보자. 

이 문장 묘미는 未有[미유]에 있다. 일찍이 없었다는 의미이거니와, 이 문장이 왜 묘미인?

거란이 마침내 망하기 시작한 무렵, 여진의 공세에 이보다 더 참혹한 패배가 잇따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귀주대첩까지는 이토록 심한 패배는 없었다는 뜻이니, 이는 곧 이후에는 이보다 더 심한 패배가 잇따를 것에 대한 암시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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