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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경주의 핫스폿 스포티지총塚을 가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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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아니었던들 존재가치라고는 제로인 경주 쪽샘지구 어느 이름없는 추정 신라시대 무덤 하나가 기아차 suv 스포티지를 통해 느닷없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지고 그에 따라 없던 이름도 얻게 되었으니 스포티지총塚, 일명 suv총塚, 일명 기아총塚이라

문제의 추정 무덤은 대릉원 동쪽 쪽샘지구라는 곳 주차장 인근이라 이곳은 나한텐 아주 익숙한 데라 이짝 무료 주차장을 더러 이용한 인연에서 비롯한다.



그곳을 굳이 찾았으니 이 새로운 핫스팟을 영접하기 위함이라.

저 붕퉁한 흙더미가 문제의 스포티지총이라, 근자 인근 고을 포항 젊은이가 유유히 스포티지 차량을 몰고는 저에 올라 주차한 장면이 목도 사진으로 포착되어 일약 유명해진 곳이라




나는 그 장면을 보고는 21세기 문화재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고 봤으니 추정 신라무덤과 그 정상 스포티지가 빚어내는 장관에 넋을 잃고 말았다.

그래 너무 멋졌다. 그래서 나도 그 자리 서고는 영디기더러 찍으라! 해 봤다.

이내 차량 번호 추적을 통해 정체가 드러난 이 친구가 이르기를 무덤인 줄 몰랐다 대답해서 이 소식 접한 이들의 분개를 더욱 부채질했거니와




경주시에선 이른바 여론을 감안해 문화재보호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밣했으니

듣자니 이 친구가 경주시인가에서 진술하기를 진짜로 무덤인 줄 몰랐다. 주차하고 내려오는데 뭔가 쏴 해서 십분만에 차를 뺐다 했다 하거니와

전후맥락없이 대책없는 문화재 애국주의로 무장한 사람들이야 거개 저런 철없는 짓을 하고도 반성을 모르는 젊은이라 해서 성토일변이었거니와


사태발생 직후 뒤늦게 들어서 문화재 안내판. 이는 이곳이 문화재임을 알려준 첫 행정조치다.



내 차근차근 시말을 따진다.

첫째 문제의 저 볼록이 자체가 문화재인지 여부가 드러난 적이 없다.

인근에 비슷한 양태의 흙무더기들이 신라시대 무덤이라 해서 저곳 역시 비슷하게 취급될 뿐이다.

추정 신라시대 무덤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저 행위 자체가 문화재보호법 위반인지는 단안할 수 없다.

따라서 저 친구는 무죄다.


 

둘째 인근 대릉원과 같은 쪽생지구 신라시대 무덤군은 담장 혹은 철창으로 그렇지 아니한 곳과 구별하는 장치 혹은 구획이 있는데 문제의 저 추정 신라무덤은 그 구획밖에 위치한다.

그렇다고 이곳이 신라시대 무덤이라는 표식 혹은 안내판은 어디에도 없다.

이곳이 같은 쪽샘지구에 묻혀 문화재보호구역인지 여부 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

내 느낌엔 아닌듯 하고 설혹 기다해서 현장에서 그걸 감지할 그 어떤 장치도 없다.

따라서 이 경우도 저 친구는 무죄다.




셋째 저 추정 신라무덤이 무덤인 줄 몰랐다는 젊은이 진술의 신빙성이다.

우리는 모른다. 저 말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모른다.

그것도 모르냐 하겠지만 그건 이쪽 문화재업계 종사자들에 해당하는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걸 모르냐고? 그걸 우째 아는데?
그렇게 욕찌꺼리 해댄 사람들 불러다 놓고 실험 함 해봐라. 저거 무덤이냐 아니냐를 아는 사람 몇이나 되는지.

따라서 이 경우도 젊은이는 무죄다.

넷째, 저 추정 신라무덤은 곳에 따라 진짜 자연 둔덕처럼 보이기도 한다.

언론이 인용 보도한 문제의 주차 사진은 그곳이 무덤처럼 보이게끔 부각한 것이지 그 반대편에서 바라보면 그냥 흙더미로 보일 수도 있다.

저 친구가 차를 끌고 오른 지점이 바로 그 반대편이다.

저 젊은이가 왜 저곳이 신라무덤이라 체화해야 하는가?
그 이유가 없다. 그것도 모르는 무식쟁이라 타박할 권리가 우리는 없다.

각종 준엄한 논설로 그 행동을 질타하면 속이야 후련하겠지만 내막 따지고 보면 그 질타 자체가 문제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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