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박: 스토리의 독립 그리고 완결

필자는 국박 운영이나 전시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란 것은 잘 안다. 

가끔 자주 국박 가는 사람으로서 일본의 국박도 자주 돌아 본 사람으로서 드리는 고언이라 받아들여주기 바란다. 

적어도 한국의 국박이라면 그 안에 전시된 것들은 자기 완결, 독립의 스토리를 가지고 그것이 한국사와 정확히 맞물려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한국의 국박에 전시되는 것들이 한국사에 끼워 넣는 스토리에는 부족하지만 일본사에서는 스토리가 성립되는 이런 물건들은 한국사와의 정확한 관계 고리가 완성될 때까지는 전시에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뜻이다. 

이전 글에서 썼지만 국박에 들어오는 유물들이 얼마짜리라는데, 대중이 좋아한다는데만 관심을 쏟아서는 안 되는 것은 국박이니까 그렇지 않겠는가. 

한국 국박을 보고나서 유물들이 대단하기는 한데 도대체 뭘 이야기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야 되겠는가? 

국박을 보고 나면 한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스토리가 머리에 남아야 할 것이라 본다. 

뭘 이야기 하려하는지 스토리가 중요하다. 적어도 일본 동경 국박의 경우에는 보고 나면 걔들이 일본의 것으로 보여주고 싶어하는게 뭔지 확실히 부분별로 머리에 남는다. 한국 국박은 전체적으로 뭔가 칭찬에 목말라 하는 느낌이다. 문제는 그 칭찬도 우리 것을 정제하여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에 전적으로 맞추는 식이라 국박 전체를 꿰뚫는 스토리가 부족하다. 보고 나면 대단해 보이는데 도대체 헷갈린다는 평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하다.

개인적으로 국박 3층은 사족이고, 2층은 스토리가 완전히 따로 논다는 느낌이다.

2, 3층은 동경박물관이 그러하듯이 별도의 건물을 지어 옮기는 편 (해외관과 도자기관이라던가)이 훨씬 스토리가 간단하게 이해갈 것 같다. 

2, 3층은 완전히 어나더 스토리인데 지나치게 분량이 많고, 반대로 1층은 한국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인데 오히려 스토리의 분량이 모자라는 느낌이다. 

한국이 이제 일본의 칭찬, 세계의 칭찬에 목말라야 할 때는 지났다고 보는데,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스토리가 확실히 어필했으면 한다. 

그건 일본이 대단하게 여긴다고 국박에 들어올 수는 없다는 것과 같다는 뜻일 것이라고 본다.
 
P.S.1) 이건 사족인데, 우리 국박전시를 보면 전체적으로 도자기 전시가 이 분야 전시에서 만큼은 원류라 할 일본 동경박물관보다 오히려 분량이 더 많다는 느낌이다.  

P.S.2)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민속박물관 등지에 흩어져 있는 것 중에는 오히려 국박에서 보는 게 옳지 않은가 하는 것이 있다. 민속박물관과 국박으로 나뉘어 전시되는 정확한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P.S.3) 평소 국박을 자주 가는 이용자의 고언이라고 이해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