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강고히 하는 고전적 방법 중 하나가 괴물 만들기다.
나캉 혹은 우리캉 적대하는 저 편에 내가 혹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를 투영하는 것인데
괴물은 그리 탄생한다.
현 집권세력과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들도 이 수법을 쓰는데 이 친구들은 현재까지 두 가지 괴물을 주조했다.
1. 윤석열
2. 전광훈
이들은 스스로 괴물이 된 것이 아니다.
이들을 그리 만든 주체가 따로 있다.
윤과 전이 괴물로 등장하는 과정을 추적하면 아주 흥미롭다.
특히 전광훈.
이 사람을 등장시킨 주체는 다름 아닌 더불어민주당이었다.
대통령하야를 요구한 기독 보수 꼴통 목사는 한둘도 아니요 더구나 새로운 현상도 아닌데 어느날 저 당에서 전광훈을 지목해 사탄으로 만들더라.
그때 나는 종교담당 문화부장이었는데
더불당은 이 사람을 왜 이리 영웅으로 만들어주냐고 정치부장한테 따지듯 물은 적 있다.
문젠 저들 이른바 괴물이 어느 순간 주인을 배신한다는 거다.
통제불가능하게 되는데 이 점에서 윤석열 행보는 가히 폭발적이다.
나는 이 사람 절대로 정치를 안 할 것으로 봤는데 요샌 분명 달라졌다.
처음 여론조사 차기대선선호도에 이름을 올릴 적에 빼달라 했다가 요샌 그런 움직임 자체도 없다.
즐기는 셈인데 그걸로 자신을 압박하는 여권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차하면 대선에 간다..이것 만한 위협도 없다.
진짜 그가 정치로 갈 것인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나 그가 정치 맛을 보기 시작한 건 확실하다. (2020. 8.18)
***
2년 전 오늘에 쓴 글인데 '친구'라 쓴 두 대목만 '사람'으로 바꾸었다.
이 시점에서 음미하니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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