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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김해 구산동 고인돌 자문과 문화재위원의 이해충돌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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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 의하건대, 문화재청의 허가없이 무단으로 박석(깐돌)을 포크레인으로 엎어버리는 만행과도 같은 방식으로 복원정비했다 해서 논란 중인 김해 구산동 고인돌 그 복원정비 자문에는 현직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둘이 이름을 올렸으며, 실제로 이들은 올해 5월과 7월에 각각 문화재위원으로서 그 자문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난다.

이 폭압적이며 무자비한 복원 방식이 논란이 되자, 이 둘은 자칫 그 불똥이 자신들한테 튈 것을 우려한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그런 식으로 복원정비를 자문한 적이 없다고 변명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말만 요란하게 들린다.

김해 구산동 고인돌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문제는 현직 문화재위원의 그런 자문은 그 자체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 사안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위라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하겠다.

간단히 말해 지금 난 그런 식으로 정비하라 한 적 없다 변명할 때가 아니라, 그런 자문은 해서는 안 되었다는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령 제31464호로 2021년 2월 17일 일부개정된 문화재위원회 규정 제10조는 위원의 제척·기피 등을 규정하거니와, 간단히 말해 다음과 같은 여러 사유에 대해서는 해당 위원은 기피되고 제척되어야 함을 말한다. 간단히 말해 이해충돌이다.

① 위원회, 분과위원회, 합동분과위원회 및 소위원회(이하 “위원회등”이라 한다)의 위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위원회등의 조사ㆍ심의에서 제척(除斥)된다. <개정 2008. 9. 25., 2019. 1. 15.>

1. 위원 또는 그 배우자나 배우자이었던 사람이 해당 안건의 당사자이거나 그 안건 당사자와 공동권리자 또는 공동의무자의 관계에 있는 경우

2. 위원이 해당 안건의 당사자와 친족이거나 친족이었던 경우

3. 위원 또는 위원이 속한 법인(법인의 상근ㆍ비상근 임직원을 포함한다)이 해당 안건의 당사자의 대리인으로 관여하거나 관여하였던 경우

4. 위원이 해당 안건에 관하여 용역을 수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직접 관여한 경우

5. 그 밖에 해당 안건의 당사자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② 해당 안건의 당사자는 위원에게 공정한 심의ㆍ의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원회등에 기피신청을 할 수 있고, 위원회등은 의결로 기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경우 기피 신청의 대상인 위원은 그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 <개정 2019. 1. 15.>

③ 위원이 제1항 각 호에 따른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스스로 해당 안건의 심의ㆍ의결에서 회피(回避)해야 한다. <개정 2019. 1. 15.>


이 중에서도 저들의 이번 구산동 고인돌 복원정비 자문 건은 4. 위원이 해당 안건에 관하여 용역을 수행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직접 관여한 경우에 해당한다.

저런 경우는 해당 안건에서 해당 문화재위원이 기피 제척된다 함은 결국 저런 일은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무지나 아차 하는 착각으로 저런 일을 무심코 저지를 수 있으니 그것까지 도매급으로 동렬로 취급할 수는 없다.

다만 문화재위원회에선 내가 아는 범위에서 저런 일은 결코 무지나 아차해서 일어날 수는 없다.

문화재위원회는 매달 한번 꼴로 회의를 하는데 그때마다 저 이해충돌 방지 구절을 세뇌하며, 아예 회의 시작 전에 제척 기피 사유가 있는 위원이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혹자는 저런 제척 기피 조항을 들어 그것을 위배한 안건의 경우 해당 위원을 해당 심의에서만 제척 기피하면 되지 않느냐 반문할 수도 있고 실제 그런 일이 문화재위에서 왕왕 있기는 하지만 그 또한 문제 소지가 적지 않아 동료 문화재위원들이 무언의 압력을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그런 문제 소지를 원천에서 없애려는 노력을 위원들 스스로 해야 한다. 이는 문화재위원이라는 막중한 책임에 따르는 의무다.

간단히 말해 문화재위원은 그 어떤 경우에도 자기 소관 이해 관계 사업에는 간여해서는 안된다. (이때문에 저런 문화재 사업들로 재미 좀 보려고 하는 사람들로 머리가 좀 돌아가는 이는 문화재위원을 거절한다!!! 혹은 다른 이유로 문화재위원이 되지 못한 이 중에서 년중 내내 각종 문화재 현장에 불려다니며 제 연봉보다 많이 챙긴다는 의혹이 있는 이가 지금도, 여전히 있다는 말이 들린다!!!)

하지만 이번 구산동 고인돌 복원정비 건에서 저 두 문화재위원은 그 의무를 해태했으며 스스로 그 의무를 져버렸다. 이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책임을 져야 하며, 그 책임은 그 어떤 경우에도 면탈할 수 없다.

이번 복원정비 사업 자문위에 이름을 올리고 실제 지난 5월과 7월에 자문회의에 참석한 두 위원 중 한 명은 직접 이해당사자인 사적 분과 소속이다.

저 구산동 고인돌은 올해 1월 사적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김해시가 제출한 바 있고 그 심의를 앞둔 상태였다.

다른 복원정비 자문위원은 발굴조사를 담당하는 매장분과 소속이라 사적 심사와는 직접 연관은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천만에. 그 사적 지정 신청은 발굴조사를 토대로 하며, 더구나 이 사람은 매장분과위원장이면서 전체 문화재위원회 부위원장이니 이해관계 직접 당사자다.

저들은 문화재청과 관련 없이, 더구나 그 사전 허가도 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순수 전문 민간인 신분으로 복원정비업체가 위촉한 자문위원이 되고, 더구나 실제 자문위에 참석했다.

이들이 그 책임을 면탈하는 유일한 해방구는 그런 사실을 사전에 문화재청에 보고하고 승인을 득하며, 더구나 그에 따른 자문위 출장과 자문비는 문화재청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을 경우 딱 하나에 국한한다.

하지만 저들은 그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았고, 자문위에 참여해 자문비를 수령했을 것이다.

이 책임이 어찌 심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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