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慶北 김천金泉 남면南面 오봉리五鳳里엔 갈항사지葛項寺址라는 통일신라시대 절터가 있다.
지금은 과수원 밭으로 변모한 금오산金烏山 기슭에 있던 절이 갈항사라, 발굴조사도 없고 적절한 유구遺構 보호대책도 없이 방치 중이다.
이곳엔 동서 쌍탑東西雙塔 석탑石塔이 있었으나. 조선총독부가 뽑아다가 서울로 옮기는 바람에 지금 이 쌍탑은 생뚱맞게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전시장에 있다.
김천 출신인 나로서는 단순한 애향심이라고 하고 싶진 않다.
내가 언젠가부터 꿈을 꾸었다. 이 일대 과수원 밭이랑 다 사서 중앙정부나 지자체에 기증을 하고 싶다는 꿈 말이다.
발굴도 해서 사역寺域 범위도 확인하고 나아가 쌍탑도 원래 자리로 돌려놓았으면 한다.
쌍탑 해체 과정에서 수습한 사리장엄舍利裝嚴은 또 생뚱맞게 국립대구박물관에 가 있다.
현장은 김천, 탑은 서울, 사리장엄은 대구로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그 꿈이 이룰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아니라도 누군간 이뤄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현장엔 석불石佛 하나가 있어 보물로 지정됐으니 앞 사진에서 보는 대좌臺座가 바로 그의 것이다.
또한 비로자나 석불 한 분이 계셔 목이 달아나 신부재로 공가 놓았다.
저 뒤편 우람한 산이 김천과 구미 경계를 이루는 금오산이다.
과수원 밭 한가운데엔 쌍탑 자리 표식이 있다.
경주서 김천 오는 길에 다시 들러봤다.
몇년전 찍은 사진들을 근자 어느 잡지 기고문에 쓴다고 꺼내봤더니 못내 맘에 안들어 다시 갔다.
몇년 뒤에 보면 또 맘에 들지 않을 테고 그러면 나는 다시 현장을 찾게 되리라.
#갈항사지 #금오산 #갈항사지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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