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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김유신의 조카 반굴盤屈과 도삭산의 복숭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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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의 동생은 김흠순金欽純이다. 그의 아들 중에 급찬 반굴盤屈이 있다. 황산벌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반굴의 아들이 역시 보덕국 반란 진압에 나섰다가 전사한 김령윤金令胤이다.

령윤...꽃다운 혹은 아름다운 아들 혹은 후손이라는 뜻이다. 아비 반굴盤屈은 이름이 특이하지 아니한가? 한데 아무도 그 의미를 묻지 않았다.
 

신다 울루 중 한 놈



내가 저 반굴이 하도 특이해서 족보를 추적했다. 놀랍게도 산해경山海經이었다.

현존 산해본에는 없다. 산해본을 인용한 다른 전적, 예컨대 왕충이던가? 그 일문逸文에서 등장한다.

추리면 이렇다.

동해東海에 도삭산度朔山이라는 산이 있다. 이 산에는 평원이 있는데, 그 전체를 뒤덮을 만큼 거대한 복숭아나무가 있다. 동북쪽으로 뻗은 가지들은 서로 뒤얽혀 마치 문의 형상과 같았으며, 이곳을 통해 많은 귀鬼들이 드나들었기 때문에 '귀문鬼門'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하지만 이 문에는 두 신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서 있어서 사악한 마음을 가진 귀들은 감히 침입할 수 없었다. 악귀가 침입하려고 하면 붙잡아서 갈대로 만든 줄에 묶어 호랑이의 먹잇감으로 던져버렸다. 도삭산의 평화는 이렇게 지켜졌다. 두 신의 이름은 신다神荼와 울루鬱壘다.

도삭산 복숭아 나무가 가지를 뻗은 광경을 반굴盤屈이라 한다.

봤는가? 반굴이 어떤 의미인지?

상론한다. 


《括地圖》曰, “桃都山有大桃樹, 盤屈三千里, 上有金鷄, 日照則鳴, 下有二神, 一名鬱, 一名壘, ... 應劭《風俗通》曰, “黃帝書稱, 上古之時, 有神荼鬱壘兄弟二人, 住度朔山上 (하략) 
 
《괄지지括地圖》에 이런 말이 나온다. “도도산桃都山 큰 복숭아나무[桃樹]가 있어 그 가지는 3천리를 뻗고[盤屈], 그 위에는 금계金鷄가 있으니 해가 비추면 운다. 그 아래쪽에는 두 신이 있는데 개중 하나를 울鬱이라 하며, 다른 하나를 루壘라고 한다.” (중략) 응소應劭의 《풍속통風俗通》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황제서黃帝書에 이르기를 상고시대에 신다神荼 울루鬱壘 두 형제가 있어 도삭산度朔山 위에 산다고 했다(하략)”

 

신다 울루 중 한 놈



도삭산은 도도산桃都山이라 한다. 반굴 삼천리盤屈三千里 라는 표현을 주시하기 바란다. 복숭아 나무 가지가 삼천리를 꾸불탕꾸불탕 뻗었단 말이다.

바로 김반굴 이름은 저에서 따왔다.

김반굴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려면 판타지 영화를 상상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가 하면 

緯書《河圖括地象》云:「桃都山有大桃樹,盤屈三千里,上有金雞,日照此則鳴。

(참)위서緯書 중 하나인 《하도괄지상河圖括地象》에 이런 말이 나온다. “도도산桃都山에 큰 복숭아 나무가 있어 가지가 3천리를 뻗고 그 위에는 금계金雞가 있어 해가 이를 비추면 운다.”
 

이보다 복숭아 나무는 훨씬 컸다.



논형論衡 권 제22 정귀訂鬼 제65에는 산해경山海經 일문佚文을 인용하면서 이르기를


“창해滄海 가운데 도삭度朔의 산山이 있다. 그 위에 큰 복숭아 나무가 있는데 구불구불 3천리나 뻗쳐있다. 그 가지 사이 북동쪽을 귀문鬼門이라고 부르는데 여기는 온갖 귀신이 왔다갔다 하는 곳이다. 그 나무 위에는 두 신인이 있어 하나를 신다라 하고, 다른 하나를 울두라 하는데 만귀萬鬼를 관리하면서 나쁜 귀신은 새끼줄로 묶어서 호랑이한테 먹이로 준다. 이에 황제가 예법을 만들어 때마다 그들을 쫓고자 큰 복숭아 나무로 사람을 만들어 세우고 문에다가는 신다 울루를 호랑이 그림과 함께 그려붙이고 새끼줄을 매달라 그들을 막고자 했다.”

《山海經》 又曰 : 滄海之中, 有度朔之山, 上有大桃木, 其屈蟠三千里, 其枝間東北曰鬼門, 萬鬼所出入也. 上有二神人, 一曰神垒, 一曰鬱壘, 主閱領萬鬼. 惡害之鬼, 執以葦索, 而以食虎. 於是黃帝乃作禮以時驅之, 立大桃人, 門戶畵神垒鬱壘與虎, 懸葦索以禦

라고 했다.
 

지름 85센티미터에 달하는 복숭아 나무


여기에서 우리는 귀신이 상거常居하는 곳으로 간주된 대도목大桃木, 즉, 커다란 복숭아 나무가 가지를 3천리나 뻗어있는 상태를 굴반屈蟠이라는 말로 표현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굴반屈蟠과 반굴盤屈은 같은 뜻이다. 

김반굴은 언뜻 순신라식 이름이 아닌가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실상은 전연 달랐다. (2017.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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