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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질 하며 제일로 기분 나쁠 때가 내 기사가 내가 의도한 바와는 전연 딴판으로 굴러가는 것이다.
더 기분 더러운 때는 이것이 옳은 길이요 가야 할 길이라고 해서 그쪽 방향으로 썼는데 알고 보니 이게 누군가 그쪽으로 유도한 것임이 밝혀졌을 때다.
문화재 분야라고 예외가 아니다.
몇해 전의 일이다.
서울 어느 지역 주민들이 난데없이 나를 찾아왔는데, 핵심은 인근 지역 재개발을 막아달라는 것이었다.
명분이 있어야 하니 이들이 내세운 무기는 문화재 보존이었다.
문화재 기자한테 주민들이 자발로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개발을 반대한다는데 얼마나 그들이 대견해 보이겠는가?
한데 알고 보니 그 재개발지역이 이른바 서민형 임대주택 예정지였다.
반대한 이유는 자명해졌다.
하마터면 속을 뻔 했다.
다행히 저 건은 기사를 쓰진 않았지만 그렇게 해서 내가 깜빡 속아넘어간 게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201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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