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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독설고고학] 고고학의 오만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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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유역을 고구려가 확실히 장악한 시기와 그 기간이 어떤지에 천착한 근자 어떤 고고학도 글을 보니, 한강 이북 지역, 혹은 임진강 유역 일대에서 한성백제 유적이 잘 안 나오는 점을 근거로 백제는 이 지역을 475년 전쟁에서 개로왕이 참수됨과 더불어 고구려에 다 빼앗겼다는 주장을 본 적이 있으니 

이 대목을 보고는 고고학의 오만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통탄 또 통탄하고 말았으니, 왜 나는 이를 고고학의 오만이라 하는가?

고고학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고고학이 그 시대 모든 것을 증언하지는 못한다. 

내가 항용 예를 드는 것이 서울 고려라, 지금의 서울은 고려시대에는 남경南京으로 일컬으면서 지금의 평양인 서경, 그리고 신라 천년 고도 이래 고려시대에 아주 중요한 도시로 동경東京으로 일컬은 경주와 함께 부수도였다.

저 중에서도 경주는 개경에서 워낙 멀어 남경은 개경, 서경과 더불어 고려 왕경을 구성하는 삼두마차였다. 
 

이제서야 겨우 신영동에서 편린을 드러낸 드러난 고려 서울 흔적

 
그런 서울에 고려시대 고고학적 흔적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가 모르는가?

고려시대 흔적이 눈꼽만큼도 없다가 최근에서야 겨우 종로구 비봉 밑에서 사찰인지 행궁인지 가늠키는 힘든 고려시대 대형 건물터 하나가 꼴랑 나왔을 뿐이다. 

지금의 새문안교회 자리에 고려시대 가마터 2기인가가 나오기는 했지만, 그뿐이었고 이 넓은 서울 땅에서 고려시대 흔적은 아예 종적을 감췄다 해도 될 정도다. 

그렇다 해서 우리는 지금의 서울이 고려시대 남경이 아니라고 보거나, 아예 고려 왕국 영역이 아니었다고 보는가? 

그런 놈이 있다면 미친 놈이다.

내가 볼 땐 서울 고려시대 고고학적 상황은 그 자체가 고고학 논문 대상이다. 이를 통해 고고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고고학이 만능일 수가 없음을 새삼 증명한 사례 아닌가 말이다. 고고학 오만주의에 대한 경종이라는 관점에서 나는 논문을 쓸 수 있다고 본다. 

500년간 줄곧 고려왕조의 핵심 중의 핵심이었고, 더구나 그 왕조가 망한 시점을 기준으로 600년밖에 되지 않은 고려시대 흔적이 없다는 사실을 고고학은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하려 하는가?

한강 유역이, 그리고 임진강 유역이 장기간 백제영역이었다 해서 그런 고고학적 흔적이 무지막지하게 드러나야 한다?

어떤 놈이 이 따위 망발을 일삼는단 말인가? 

그러고도 너가 고고학도이고, 교수이고 박사로 선생질하며 애들을 가르치며, 저 따위 망말을 일삼는 글을 논문이라고 버젓이 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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