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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다른 삶에 대하여

나이가 든다는 것: 축소되는 어휘의 수

by 초야잠필 2023.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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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글쓸 때 적당한 어휘가 있었는데 금방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있다. 

영어 국문 양쪽 모두 불문이다. 

필자 짐작으로는 지금 과거에 기억하던 어휘가 아예 기억이  안나는 경우는 없는데 

뭔가 적당한 표현이 있었는데.. 망설이는 시간은 분명히 길어졌다. 

필자의 선배님들도 연세가 드시면 어휘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구나 느낄 때가 있다. 

연세 드신 양반들일수록 글이 어색하게 보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얼른 기억나는 어휘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니 선택의 폭이 좁은 어휘안에서만 적당한 표현을 찾게 되고 

그러자니 문장이 이상해 지는 것이다. 

많은 부분에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젋었을 때 상상한 그런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젊은 나이일 때는 자신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꺾인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때문에 그런 변화를 전제하지 못하고 인생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나이가 들면 이전에는 생각지 못한 변화를 보게 된다. 

요즘 필자가 가장 궁금한것은 글 같은 글을 쓰고 생각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나이가 과연 언제까지 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요즘 연세 드신 분들을 만나면 그런 부분을 묻는다. 

답은 천차만별인데 75세까지는 된다는 분들도 있지만 80넘어서도 된다는 양반은 없었던 것 같다. 

필자가 이야기 하는 것은 대화 상대방이 누군지, 지금이 몇년인지 알아볼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orientation의 이야기가 아니라 

글 같은 글을 쓰고 생각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이를 말하는 것이다. 

75세라면 지금부터 20년도 안 남은 셈이다. 

이 20년도 안남은 기간동안 과연 어디까지 더 나아갈수 있을까? 

인생이라는게 참 짧다는 생각을 한다. 

또 한 가지-. 

그렇게 심신이 꺾이는 시기가 되면, 

결국 가장 본인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마지막 의지할 수 있는 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내가 싫어도 생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그 일을 지키는 것이 가능한데, 

나이가 들어가면 좋아하는 일과 의무감 때문에 하는 일 사이의 격차가 점점 커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이가 든다는 게 참으로 흥미로운 과정이다. 

나이가 든 사람들을 위해서는 공짜 지하철도 중요하겠지만 생각하는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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