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소개한 하재일기를 계속 읽어내려가고 있는 바,
이 일기를 쓰신 지선생-.
낮에는 생업인 공인의 일을 하느라 바쁘다.
대궐에 물건 대랴,
물건 주문하랴,
돈 계산하랴, 어음 발행하랴, 물건 대금 지불하랴,
물건 대금 받으러 다니랴.
그릇 보내달라고 하고는 돈도 안주는 양반 비위마추기 등등
하루종일 하는 일을 보면 딱 요즘 비즈니스맨의 그것이다.
이 양반은 그렇게 바쁘게 보냈지만 시 짓기에 조예가 있어,
차운을 받아와 시를 지어 그것을 자기 일기에 남기기도 했다.
과거에 미련이 있어 식년시 증광시 별시가 열리면 수시로 응시한 것 같지만,
번번히 떨어져 아마도 과거제가 사라질 때까지 번듯한 벼슬은 못하신 듯하다.
이 양반 일기를 보면, 그 바쁜 와중에 차운을 받아와 시를 지으려다가
낮에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들었다고 써놓으니,
낮에 바쁘게 일하고 밤에는 야간 대학원을 다니다가 잠들어버리는 요즘 직장인을 닮았다.
하재일기 지선생을 보면, 필자는 20세기 한국사회 직장인의 원형을 본다.
이미 한반도의 지식인이 20세기 직장인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 아니겠는가.
*** [편집자주] ***
농민시인이 어딨는가?
진짜 농민이 언제 한가롭게 원두막에서 자기 체험을 시로써 노래하겠는가?
밥만 먹으면 졸려서 아무 일도 못한다.
농민시인은 농활이나 잠깐 하는 원두막 구경꾼이나 하는 행세다.
잠삼이 변새시인? 변방 군인의 고통을 노래해?
그래 실제 그의 시를 보면 그 고통이 절절하다.
하지만 그는 칼자루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문관이었다.
막사 안에서 장작불 피워놓고 고구마 구워 동치미 국물 마셔가며 고개만 빼곰히 잠깐 내밀었다간 어휴 추워 하고선 종이 갈아준 먹물 좍좍 뿌려가며
칼날에 서리가 서리네 마네 헛소리 지껄여 놨다.
군인이 언제 시를 쓴단 말인가?
그 바쁜 아드미랄 이순신도 할 일 없을 때 막걸리 땡기며 일기를 썼지 정작 전쟁이 벌어진 날은 일기도 남기지 못했다.
자기 목숨이 경각이 달린 판에 어찌 한가롭게 한산섬 밝은 달이 보이겠는가?
농민이 언제 시를 쓰고 군인이 언제 시를 읊는단 말인가
https://historylibrary.net/entry/%EB%86%8D%EB%AF%BC%EC%9D%B4-%EC%96%B8%EC%A0%9C-%EC%8B%9C%EB%A5%BC-%EC%93%B0%EA%B3%A0-%EA%B5%B0%EC%9D%B8%EC%9D%B4-%EC%96%B8%EC%A0%9C-%EC%8B%9C%EB%A5%BC-%EC%9D%8A%EB%8A%94%EB%8B%A8-%EB%A7%90%EC%9D%B8%EA%B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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