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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내가 좋은 전시는 필패한다. 그렇다면 어떤 전시가 성공하는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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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차리고도 내가 쪽팔리는 전시

내가 차리고도 내가 부끄러운 전시 

내가 차리고도 내가 이 정도로 망가져야 하는가 하는 전시

이 전시가 대체로 성공한다. 
 
반면, 
 
내가 봐서 내가 흐뭇한 전시

내가 봐서 내가 위대한 전시 

내가 봐서 내가 우쭐한 전시 

이 전시는 필패한다. 
 
그런 까닭에 고고학 전시는 고고학도가 해서는 안 된다.

미술 전시는 미술가가 전시해서는 안 된다. 

전시와 내 전공은 다르다. 

얼마나 다른가?

완전히 다르다. 

내가 늘 말하는 고고학 박물관이 성공하기 위한 제1 조건은 진열장에서 토기를 없애야 한다는 말 

이 말 심각히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 

천만에

고고학박물관으로서 토기 치운 전시가 성공하지 않은 적 없다. 

고고학박물관으로서 토기 채운 전시 치고 성공한 전시 없다. 

박물관은 고고학도가 꾸미는 것이 아니라 그 고고학을 소비하는 사람이 욕망을 표출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만드는 내가 좋은 전시관? 

그건 필패한다. 
 
내가 박물관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고고학박물관이라면, 
이른바 고고학도는 쏵 빼야 한다. 

왜? 

지가 좋아하는 전시를 하는 까닭이다. 

소비자가 욕망하는 전시를 해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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