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르는, 수식어가 무색한 곳이었다.
그렇다고 자연의 위대함에 대한 식상한 찬가가 입에서 터져나오지는 않았고
누군가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 만으로 마음을 침잠시킬 수 있었던 공간.
2024.01.25 - [새록새록 여행 이야기] - [노르웨이] (1) 마음이 쉬어가야 할 때, 송네 피오르, 베르겐 Sognefjorden, Bergen
내가 스스로 잘 못한다고 인정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진이다.
사람이 어떻게 모든걸 잘 할 수 있느냐고 항상 당당히 항변하지만,
여기선 사진을 잘 찍는 사람과 좋은 카메라 가진 사람이 정말 부러웠다.
*참고로, 내가 방문했던 시기는 4월 중순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자연유산)인 내뢰위 피오르 Nærøyfjord를 지난다.
송네 피오르의 지류이자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피오르 중 한 곳이다.
여기서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정상의 전망대까지 올라가려면 셔틀을 예약하거나 바로 탔어야 하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모든 시간이 맞지 않게 된 것.
(베르겐에서 그랬듯) 안내센터에 가서 사정을 말했다.
여차저차.. 라고 설명을 하니, 별 일 아니라는 듯, 바로 앞에서 택시를 불러주겠다고 한다.
나같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겠지.
택시를 타고 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정말 스릴있었다.
갓길도 없는 산길(우리로 치면 임도쯤 되어보였는데 실은 셔틀버스도 다님)을
유쾌한 웃음과 농담과 함께 운전하는 기사님.
제발 아무 얘기 하지 마시고 우리 얼굴 좀 그만 보시고
앞만 보고 운전만 해주세요.. 라고 마음속으로만 빌고 또 빌었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https://maps.app.goo.gl/kb9aZ9a61TR6qetK6
내려오니 또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플럼에서 미르달 Myrdal로 가는 산악열차가 폭설로 인해 운행이 중단되었고
그 이후 일부 구간도 기차 운행이 중단되어서, 기차를 탈 수 있는 곳까지 버스로 대체해 준다고 한다.
빨간 옷 입은 요정(알바생)이 춤추면서 나온다는 계곡은 보지 못하겠지만
뭐, 데려다 주기만 한다면야..
사실 구드방겐에서 플럼까지의 배 구간과, 플럼에서 미르달 까지의 산악열차 구간은
이 루트의 하이라이트여서, 좀 아쉽긴 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 정도라도 루트가 살아 있는것에 감사할 뿐.
그리고 이런 핑계가 있어야, 한번 더 오게될 거라고 생각하며.
여기서 타라는대로 오슬로행 기차를 타고, 도착하니 어느덧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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