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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노산 이은상, 친일에서 놓아 읽어야 한다

by taeshik.kim 2021.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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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동해안에서도 우리 국토의 맨 동쪽 여기 이 동쪽 밖에 다시 더 동쪽이 없는 끄터머리 동쪽인 영일군 장기갑의 끝 뿌다귀 제일 '가장자리'란 뜻으로 부르는 우리 속칭의 '섶사리 불레끝' 마지막 끝 바위 위에 올라 서서 두 팔을 허리에 짚고 끝없는 동해의 수평선을 내다본다.

 

1982년 9월 22일 국립묘지에서 치른 노산 이은상 사회장 영결식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1903~1982)의 동해감초東海感草라는 글 첫 구절이다. 요새 이런 문체 구사했다가는 등재 불가요, 데스크한테 열라 깨진다. 

 

나는 글의 문채성 회복을 부르짖는다. 저리도 가보고 이리도 가보고 해야 한다. 함에도 천편일률로 문장을 짧게, 간결하게 라는 구호 아래 질식한다.요컨대 개성의 회복이요 생명의 회복이 관건이라 할지니라.


덧붙이건대 노산 읽기 자체도 혁파해야 한다.

 

1982년 9월 22일 국립묘지에서 치른 노산 이은상 사회장 영결식


무슨 도덕주의자만 판을 치는지 그가 친일 행적을 보였다는 점만 후벼파서는 친일파란 딱지 붙이기에 여념이 없으니 어찌하여 노산을 하나로만 강요하는가?


친일에서 해방해야 한다.

 

(2016. 3. 12)

 

친일 대 독립이라는 이 대립구도를 언제까지 끌고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

 

저 글이 아마 식민지시대에 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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