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S & MISCELLANIES

제국을 지향하는 오스카, WASP로 가는 그래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3. 16.
반응형

오스카 여성 후보 70명 역대 최다…무슬림 첫 남우주연상 후보
정윤섭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6 04:53:00
여성 감독 2명 첫 동시 후보…연기상 후보 20명 중 9명이 유색인종
넷플릭스, 최다 후보작·배우 배출…16편 영화로 35차례 호명

 

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24510577683

 

오스카 여성 후보 70명 역대 최다…무슬림 첫 남우주연상 후보

여성 감독 2명 첫 동시 후보…연기상 후보 20명 중 9명이 유색인종넷플릭스, 최다 후보작·배우 배출…16편 영화로 35차례 호명(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

k-odyssey.com

 

올해 93회를 맞는 아카데미 어워즈 Acardemy Awards는 작년을 기점으로 국경을 해체하는 제국 Empire의 면모를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국적 인종을 뛰어넘어 지구상 모든 영화를 포괄하는 방향을 지향하기 시작한 징후가 뚜렷하다. 물론 그렇다 해서 완연한 해체와 새로운 제국 구축에 들어갔다고 보기는 힘들다. 어디까지나 미국 중심주의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변화의 조짐은 뚜렷하다.

 

내 기억에 오스카 Oscar가 이런 조짐을 완연히 보이기 시작하기는 작년 92회 대회다. The Oscar goes to...Parasite 라고 미국 원로배우 제인 폰다가 외쳤을 때 이미 새로운 흐름이 시작되었으니, 작품상만 아니라 4개 상을 봉준호 기생충에 안긴 92회 대회는 여러 모로 상징이 짙었다. 

 

참말로 곡절이 많은 배우 윤여정. 73세에 연기에 꽃을 피웠다고 해야 하나? 

 

우리는 기억한다. 작년 이맘쯤 Oscar가 얼마나 내셔널리즘이 도마에 올랐는지. 흔히 영화계에서 Golden Globes는 오스카 전초전이라 평하거니와, 내가 봐도 상당 부문 맞는 말이다. 그런 골든글로브가 작품상이나 감독상이 아닌 외국어영화 부문에 패러사이트를 심었을 적에 다른 무엇보다 미국 국내에서 드센 비난에 휘말렸다. 뉴욕 타임스니 워싱턴 포스트니 하는 유력 언론이 뭇매를 휘둘렀다. 간단히 말하면 이제 미국 영화계도 내셔널리즘, 그리고 WASP 중심주의를 걷어치울 때라고 말이다. 

 

그에 호응을 한 까닭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흐름들이 그 직후 발표된 92회 오스카 노미네이션과 본선에도 대단한 압력으로 작동한 것은 분명하다. 기생충은 외국어영화라는 어정쩡한 영역을 박차고 마침내 본선에 올랐고, 5개인가 6개인가 후보 중 4개를 틀어쥐었으니 말이다. 

 

내가 연전에 계속 강조한 말이 있다. 최치원이다. 이 신라 출신 최치원은 唐으로 유학 가서 그쪽에서 급제했으니, 한데 그가 응시한 데는 본선이 아닌 빈공과賓貢科 라 해서 외국인 특례공무원 입학 선발시험이었다. 이걸 요즘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당에 유학 중인 외국인으로 시험 자격을 제한했으므로, 중국인을 대상으로 삼는 본선에 견주어서는 수준이 낮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오스카 트로피 

 

외려 빈공과 쪽이 수준이 더 높다. 이는 견주건대 미국으로 무대를 삼는다면, 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연대회와 미국 국적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연대회를 치른다면 어느쪽이 질이 높을 것 같은가? 당연히 외국인 쪽이다. 왜 그런가? 지구상에서 날고긴다는 놈들은 다 모인 까닭이다. 

 

빈공과를 따로 설정한 까닭은 내 보기엔 당이라는 제국의 제국성 혹은 포용성을 포장하는 효과가 있고, 애초 시작이 그랬을지 모르지만, 실은 두려움 때문이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수재들과 경쟁해서 중국 전통의 학생들이 살아남을 재간이 없었다. 

 

패러사이트를 든 제인 폰다 

 

그런 오스카상이 작년을 고비로 완연히 새로운 흐름을 장착하더니 올해 역시 그런 면모를 이어간다. 여전히 여러 제한이 강고하겠지만, 분명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로서는 단연 관심인 미나리만 해도, 엄밀히는 국적으로는 미국영화지만, 한국인 혹은 그들로서 미주 한인이 아니면 공감하기 힘든 내용을 다루었지만, 대사는 한국어이며, 나아가 그런 한국어 기반, 한국문화 기반 콘텐츠를 삼는 영화가 더구나 윤여정까지 여우조연상 후보로 오른 일이 어찌 혁명이 아니겠는가? 비단 이만이 아니라 종래의 강고한 전통을 깨는 균열이 곳곳에서 감지되기 시작한다.

 

팝스타들 보이콧·축하공연 거부에 빛바랜 그래미
정윤섭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5 12:41:35
위켄드, 그래미 불공정·배타성 비판하며 보이콧 선언
비욘세는 9개 부문 후보 지명에도 축하 공연 거부

 

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52708511075

 

팝스타들 보이콧·축하공연 거부에 빛바랜 그래미

위켄드, 그래미 불공정·배타성 비판하며 보이콧 선언비욘세는 9개 부문 후보 지명에도 축하 공연 거부(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 시상식이 14

k-odyssey.com

 

반면 한국시각 기준으로 같은날, 미국 기준으로는 하루 앞서 열린 대중음악 축제인 Grammy Awards는 개판일보전이다. 방탄소년단이 수상에서 탈락한 일을 두고 "BTS를 잃은 것은 그래미"라는 아미들의 항변이 있었다 하거니와, 꼭 BTS라 해서 수상하라는 법은 없지만 그래미가 여전히 White Anglo Saxon Protestant로 대표하는 WASP 중심주의를 고수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다만 그럼에도 아래와 같은 소식도 한켠에서는 들려왔으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힘 실어준 그래미…흑인음악 선전(종합)
오보람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5 14:23:47
허 '아이 캔트 브리드' 올해의 노래…비욘세는 사상 28번째 수상

 

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58708115021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힘 실어준 그래미…흑인음악 선전(종합)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오보람 기자 = 그동안 백인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온 그래미 어워즈가 올해 시상식에서 흑인 아티스트에게 잇달아 트로피를 안기면서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

k-odyssey.com

 

그럼에도 그래미가 여전히 백인놈들 중심주의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시대가 점점 더 국경과 국적, 그리고 인종을 기반으로 삼는 내셔널리즘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분통이 터지지만, 그런 흐름에서 대한민국 역시 단 한 걸음도 퇴보가 없으니, 그런 강고한 내셔널리즘이 반미와 반일을 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이 나로서는 대체 이해불가하지만, 현실이니 어찌하겠는가?

 

그래미 본선에서 공연하는 BTS

 

우리로서는 단 한 번도 제국을 경험해 보지 아니해서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글쎄 이것도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사가 꼭 그렇지도 아니해서 고려 신라만 해도 제국 성향이었다. 

 

미나리와 방탄에 격발해 두서 없는 잡설 긁적거리며 묻는다. 우리가 갈 길은 

 

Empire 인가? Nation 인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