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을 마시는 일과 쳐먹는 두 가지로 구분한다. 어떤 기준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터이니, 내가 볼 땐 이건 비단 고고학도한테만 유별난 현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예외는 아니니 싸잡아서 비판한다.
술 쳐마시고 무슨 공부를 하고 논문을 쓴단 말인가?
술 쳐마시느라 하루가 가고, 다시 그 다음날은 숙취 깬다고 하루 종일 술 냄새 펄펄 풍기며 비실비실하니, 이것도 나이에 따른 차이가 적지 아니해서 쉰이 넘어가면 하루 쳐마시면 이틀 사흘이 여파가 간다.
그렇게 보내는 놈이 무슨 공부를 하며 무슨 논문을 쓴단 말인가?
술은 공부랑은 상극이다. 반주를 위한 마시기 정도야 모르겠지만, 쳐먹는 일로 그것이 학문 교유라 생각하는 놈이 천지라는 데 심각성이 있지 않겠는가?
술 쳐먹으면서 얻어 듣는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 지랄을 해요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다음 골프.
공부하는 놈들은 골프를 쳐서는 안 된다. 그거 친다고 하루가 꼬박 가고, 그에서 회복한다고 또 하루가 간다. 공부하는 놈이 무슨 골프란 말인가?
건강을 위해? 골프가 그 점에서 유익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공부한다는 놈이 하루를 꼬박 쳐발라야 하는 골프를 할 수는 없다.
한데 이 놈들이 뭔가 자리를 잡았다 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골프채 마련하는 일이라, 골프 치면서 무슨 공부를 하며 무슨 논문을 쓴단 말인가? 공부하는 놈은 다른 운동해야 한다.
하긴 그러고 보면 저러고도 글을 쓴다는 데 심각성이 있지 않겠는가?
술 쳐먹고 골프 치고 헤롱헤롱대며 쓴 글이 통용되는 세상이 비극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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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고고학] 술로 맺은 덤앤더머 한일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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