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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동전의 양면 주인과 노예, 《오수재》에 격발하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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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삶아먹는다


몇년 전 방영한 재방 아닌가 한《왜 오수재인가》가 신상이더라.

우연히 그 첫 회를 어느 케이블 채널 재방으로 중간에서 시청하게 되었으니, 살피니 한국 드라마에서는 흔해 빠진 변호사 혹은 로펌 이야기라

흘러가는 폼새 보니 내세울 거 하나도 없는 출세지향 표독 여변호사가 어느날 각중에 뿅 하고는 정의의 변호사로 돌변하는 과정을 그릴 것이 뻔한지라

검찰총장 출신이 막바로 대통령이 되어서 그런가 요샌 툭하면 법조 드라마라, 뭐 우연히 그리됐겠지 해 두겠다.

말 나온 김에..누구나 다 얘기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러 있어 한마디 해둔다.

영화나 드라마 속 그런 잘난 변호사는 없다!!! 그런 데 보면 변호사가 참 말도 조리있게 잘하지만 그런 변호산 엄따. 다 버벅댄다.

잘난 변호사는 법정이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혹은 페이스북에만 있다.

서현진 황인엽을 콤비로 내세운 이 드라마 초반을 보니 고졸 출신으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마침내 국내 10대 로펌 그 회사에서 대표 자리 취임을 앞둔 여변호사 오수재(서현진)가 취임 직전, 불미한 사건에 휘말려 밀려나 무슨 대학인지로 유배를 떠나게 되거니와

그런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는 오수재가 그 로펌 회장(허준호)이 주재하는 회의석상에 느닷없이 들이닥쳐 도도하게 그가 얼마나 그 로펌을 위해 헌신했음을 조근조근 상기하는 장면이 있거니와 이는 그가 짤리는 결정타가 되었으니 오수재의 무슨 말이 그 로펌 주인 회장을 건더렸던가?

그는 말한다. 그보다 돈 많이 벌어온 사람 없고, 승률 그만큼 높은 사람 없으며

"내가 곧 TK(로펌)요, TK가 곧 나다."




어느 기업주건, 어느 기관장이건 항용 하는 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하라 한다.

이는 내가 매양 한 말이기도 하지만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란 말은 내가 주인인 것처럼 착각해서, 개처럼 노예처럼 미친 듯 일하란 뜻이지 결코 주인처럼 행세하란 뜻이 아니다.

모든 기관 모든 주인 모든 기업주가 원하는 건 개처럼, 마치 주인인양 착각해서 졸라 일하는 노예지, 그 노예라는 직분을 망각하고선 진짜 주인처럼 행세하는 일이 아니다.

모든 위정자가 국민이 주인이라 떠드는 까닭 또한 하등 다를 바 없다.

노예가 진짜 주인행세를 한다? 그럼 쳐내야 한다.

사냥이 끝난 사냥개는 삶아먹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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