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ULTON ARCHIVE/GETTY IMAGES 〉
죽을 때가 다 된 킹 리어 King LEAR, 아들 없이 딸만 셋을 둔 그가 딸들을 불러다 놓고 충성 경쟁을 즐긴다. 묻는다.
"너희는 얼마나 아비인 나를 사랑하느냐. 날 사랑하는 딸한테 내 왕국 3분의 2를 주겠노라"
첫째와 둘째는 갖은 아양으로 아버지가 듣고 싶은 말을 한다. 막내 코딜리아 차례가 되자 킹 리어는 묻는다.
What can you say to draw
A third more opulent than your sisters? Speak.
이런 물음 뒤에 이어지는 대화
CORDELIA : Nothing, my lord.
LEAR : Nothing?
CORDELIA : Nothing.
LEAR : How? Nothing will come of nothing. Speak again.
CORDELIA : Unhappy that I am, I cannot heave
My heart into my mouth. I love your majesty
According to my bond, no more nor less.
LEAR : How, how, Cordelia? Mend your speech a little,
Lest you may mar your fortunes.
"없어?"
"없어요"
"없다카마 암것도 안줄끼데이?"
"천륜이 명한 아버지와 딸, 그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사와요"
"니 한번 더 기회준데이. 말 잘해레이. 다시 한분만 말해바레이. 니 얼매나 아부지 사랑하노?"
어째 막장 드라마 같은 분위기다. 결론은 말 안해도 짐작 가능하다.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어하는 자, 그가 바로 독재자며, 그의 결말은 언제나 비극이다.
****
그런가 하면 남이 듣고 싶은 말만 하는 자도 쌔고 쌨다.
이런 바 진영에 속한 자들한테서 자주 보이는 현상인데
이놈들한테는 비판적 사고는 온데간데 없고
언제나 곡학아세라,
각종 궤변으로
그 진영 내부의 부패는 눈감아버리거나
혹은 그 부패를 정당하다 주장한다.
듣고 싶은 말만 하는 자,
그에 호응하여 그 듣고 싶은 말만 부화뇌동하는 자
그들의 케미스트리를 우리는 작당이라 하며 야합이라 한다. (2019. 09.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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