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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마약에 찌든 재벌3세와 나의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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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전신 선경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 손자가 고농축 대마 액상을 구매, 투약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다. 반성하는 의미로다가 영장실질심사에도 참석치 않고 법원의 처분을 기다리는다는데, 뭐 구속이야 떼논당상 아니겠는가?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손자까지 비슷한 혐의가 포착되어 수사 중이라 한다. 

그런가 하면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는 필로폰 등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역시 경찰 수사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압송 중인 최종건 손자. 연합DB

이들은 조상 잘 만났다. 특히 할아버지 혹은 외할아버지 잘 만났다. 

내 할아버지는 둘인데, 친조부와 양조부가 따로 있으니, 아버지가 작은아버지 양아들로 입적되는 바람에 빚어진 현상이다. 

언제인가 까마득한 옛날에 호적을 떼어보니, 양조부는 1896년생이시라, 이른바 갑오농민전쟁 세대에 나신 분이다. 선친은 1921년생이시라, 식민지시대에 태어나 젊은날을 보내다가 태평양전쟁기에는 탄광에 노무자로 징용되었다. 

가진 거라곤 쥐뿔도 없어,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신 분들이다. 

나한테는 어머니 역시 두 분이라, 큰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다시 맞은 어부인이 내 생모라, 이 엄마는 충무 바다 출신인데, 엄마 역시 가난이라면 둘째가도 서러울 양반이다. 그 선대, 그러니깐 나한테는 외조부모에 대해서는 나는 아는 바도 없어, 내가 아주 어릴 적에는 외할머니가 우리집에 같이 사시다가 내가 아주 어릴 적에 돌아가셔서, 무덤을 내 고향에다 썼다. 

황하나

내가 이 사실을 안지는 훨씬 시간이 지나 장성하고서였는데, 어느날 보니, 까막눈인 엄마가 조카딸한테서 한글을 겨우 깨치고선 손수 쓴 지방 글씨를 보았는데, 외할머니 제삿날 쓴다고 준비한 지방이었다. 

이 외할머니는 내가 태어날 때 날 보셨고, 날 귀히 여겨주셨다 하므로, 나 역시 못내 켕기는 구석이 있어, 언제인가부터 제삿날이라도 여쭈어 내가 제사를 지낼까 하다가 지나치고 말았는데,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 

그 지방을 발견하고는 이제는 때가 되었다 해서, 내가 외할머니 제사를 모시겠다, 오늘은 내가 제사 지내겠다 했지만, 어찌된 셈인지 엄마는 한사코 말렸다. 언젠가는 내가 지내리라. 

외할아버지는 정보가 전연 없다. 함자도 모르고, 어찌 돌아가셨는지도 물어본 적이 없어 모른다. 

조상, 특히 부모 조부모가 일제시대에 친일을 했니 마니 하는 논란이 일 때마다, 나는 매양 이런 말을 한다. 

"가난한 농부 아버지보단 면서기하며 친일한 아버지를 원한다"

고 말이다.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잘 만난 자들은 그렇지 않은 자들에 견주어 엄청난 복을 누리는 자들이다. 아마도 죽는 그날까지 가난에 한이 맺힌 나보다야 태어날 때 금수저 물고 태어난 자식들이 못내 부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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