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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진蒙塵은 글자 그대로는 먼지를 뒤집어쓴다는 뜻이다.
저 글자 그대로 쓰이는 경우도 있고, 비유해서 흔히 최고 권력자가 도망가는 신세를 묘사할 때 인신引伸해서 쓰기도 한다. 간단히 임금의 도망 도주를 몽진이라 한다.
회남자淮南子 무칭훈繆稱訓에 이르기를 “蒙塵而欲毋眯,涉水而欲毋濡,不可得也。”라 했으니, 이는 먼지를 뒤집어 쓰고서도 앞이 잘 보이리라 기대하겠으며, 물을 건너면서 옷지 젖지 않기를 바라겠는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는 뜻이라, 이 경우는 글자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 쓴 모습을 형용한 말이다.
좌전左傳 희공僖公 24년 조에는 “天子蒙塵於外, 敢不奔問官守?”라 했으니 천자께서는 지금 밖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계시니 어찌 관원들한테 묻지를 않습니까? 라는 뜻이라, 이 경우는 임금의 피난을 말한다.
후한서後漢書 유우전劉虞傳에는 “ 今天下崩亂, 主上蒙塵”, 곧 지금은 천하가 난리통이고 주상께서는 몽진 중이라 했으니, 이 경우도 최고 권력자의 도망 신세를 말한다.
고려거란전쟁 통에 개경을 버리고 남쪽으로 도망가는 현종을 일러 몽진에 나섰다 하거니와, 당시는 비포장 도로인 시대라 말을 달리건, 아니면 뚜벅이 신세건 먼지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항공이라는 새로운 교통이 등장한 지금은 실권한 권력자는 죽임을 당하거나 유폐되지 아니하는 한, 보통은 비행기 타고 일가족 데리고 보물 잔뜩 싣고서 외국으로 망명하니
몽진 역시 구시대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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